여행/조금은 먼 곳 2012. 3. 30. 14:55

정선여행 (정선1, 정선2, 정선3)

눈이 그동안 많이 내려서 정선에 몇 번 갈려고 하다가 가질 못했는데 몇 일 날씨가 따뜻하여 눈이 다 녹았지 싶어 오랜만에 정선으로 향했다. 진부IC로 들어서니 몇몇 산봉우리에는 아직도 눈이 보이기는 하지만 대부분 눈이 다 녹아 다니기엔 나쁘지 않았다. 정선입구에 들어서니 산에 "아리랑의 고장 정선군" 이라는 안내가 보인다.


정선읍에 도착하니 벌써 밥먹을 시간이 훨씬 지났다. 도착하면 정선읍내에 있는 동광식당에서 콧등치기 국수랑 황기족발을 먹기로 했기 때문에 고민없이 동광식당으로 향했다. 

[콧등치기 국수, 황기족발]

오후 늦은시간이고 지금은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기간이라 그런지 식당에 사람이 하나도 없다. 들어서자 식당주인 아주머니와 식당사람들이 식사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이분들은 카레를 드신다.




콧등치기 국수는 메밀면에 육수는 된장국 같고 배추를 넣어서 시원하면서 맛있고 황기족발은 집에서 먹는 족발보다 짜지않고 향도 적도 담백하고 부드럽다. 국수는 집에서도 그냥 해 먹어볼 만한 것 같은데 족발은 이 곳을 맛을 집에서 흉내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배가 고프기도 했지만, 족발은 정말 맛있게 먹었다. 

이렇게 배를 채우고 나와 5일장 주변을 둘러보았다. 오늘은 장날이 아니어서 장이 서지 않았지만 5일장 안쪽 시장은 항상 열려있다. 장은 2일 7일 열린다고 한다. 장이 서지 않아서인지 시장 한바퀴를 휙 둘러보고 와이프가 그렇게 노래를 부르던 황기와 곤드레를 사서 돌아섰다. 



[동강길]

해가 지기전에 동강길을 돌아 보기위해 출발했다. 동강길은 36Km 동강을 따라 굽어진 길이고 중간에 구경하면서 가다보면 2시간은 걸릴 것 같다. 동강길 끝에서 다시 돌아오기 싫어서 숙소는 사북에다 정했다. 내일은 사북에서 다시 정선으로 올라오면서 여기 저기 구경하는 동선으로 잡았다. 

동강길은 정선역에서 가수리느티나무까지 1코스 23km, 가수리느티나무에서 제장마을까지 2코스 13km 이렇게 이어진다.


동광식당에서 정선역으로 돌아 동강길에 접어 들었다. 초봄의 나즈막히 깔리는 햇살과 정선의 아름다운 산봉우리들, 그리고 푸른 동강이 어우려져서 어느 곳을 보나 한폭의 그림이다.

중간 중간 동강길 안내 이정표가 남은 거리와 함께 나타난다. 동강을 따라 물 흐르듯 가면 되지만 가끔은 갈래길에서 잘 못 접어들 수도 있는 것 같다.


해가 곧 저물 것 같아 발길을 재촉하면서도 와이프는 가리왕산휴양림 갈림길에서 다음에 와야 한다며 어떤 곳인지 입구까지라도 들어가보자고 한다. 휴양림이라도 들어가 보고 싶은데 오늘은 시간이 너무 늦어 아쉽지만 발길을 돌려야 했다.


가리왕산 휴양림 입구에서 나와 다시 동강길로 들어와 언덕을 하나 넘으니 동강길 종합안내도가 나온다. 차로도 갈 수 있지만 30km가 넘는 길을 걸어서도 다녀볼 수 있다는 데 15시간이라 써있다. 그리고 동강길 차다니는 길은 차로폭이 좁고 인도가 따로 나있지 않아서 걷기는 좀 위험하고 힘들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동강길 종합안내도를 조금 지나 할미꽃 자생지라는 안내가 계속 나오는데 길 위쪽 절벽면에 있다는 데 아직 초봄이라 꽃은 없다. 잠시 후 생태체험학습장이란 곳이 나오는데 새단장을 하느라 공사중이다. 학습장 내 탐방로 따라 산책하기 좋도록 열심히 꾸미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생태체험학습장 산 위로 병방치 전망대가 보인다. 지금은 진입로 공사중이라 차량진입이 안되고 걸어서 올라가 볼 수 있다고 한다. 5월에야 스카이워크 전망대가 오픈할 예정이라고 한다. 여기 체험학습장에서 산위에 지어 놓은 전망대가 훨씬 더 가깝게 보인다. 


그러고 보니 그럼 체험학습장 앞을 휘 감아 돌고 있는 강 안쪽이 병방치 전망에서 보이는 그 풍경임을 이제야 인식했다.  


동강의 물은 언제봐도 푸르고 맑다. 아주 오래전 동강에서 래프팅하며 물속에 빠져본 기억이 생생하기 되살아 나는 듯 하다.


동강과 굽이굽이 펼쳐진 고개들을 지나오다 보니 1구간 끝인 가수리 느티나무까지 왔다. 해가 좀 있으면 질 것 같은데 해지는 노을을 배경으로하는 동강의 풍경도 나름 운치있다.



이렇게 2구간 끝점인 제장마을까지 돌아 나와 사북으로 향하니 벌써 해가 저물었다. 정선의 굽이 굽이 산자락으로 노을과 함께 아리랑을 읊어본다.


언덕을 넘어 국도를 조금 달리니 스키샾 카지노모텔 등이 나오기 시작하며 사북에 거의 도착했음을 알려준다. 사북에 들어서니 커다란 구조물이 지난 스키시즌의 성황을 알려주듯 번쩍이고 있다. 


스키시즌이 끝나서 비수기가 되어 숙소가 싼 가격에 많이 나와있었는데 오늘 정한 숙소는 강원랜드 옆에 있는 하이캐슬리조트인데 인터파크 숙박 이용권으로 아주 초저렴하게 38평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2만5천원이면 왠만한 모텔보다 더 싼 가격일 것 같은데...

사북에 도착하여 일단은 숙소인 하이원캐슬리조트에 체크인하고 짐을 푼뒤 강원래드로 가보기로 했다. 리조트에 들어서니 영업을 하지 않는 줄 알았다. 사람이 한명도 없다. 차만 한 두대 주차되어있을 뿐 휑한 로비...

체크인을 하고 방을 확인하러 방에 올라가 창밖을 내려다 보니 강원랜드가 훤히 보인다. 방만 확인한 뒤 리조트를 나와 강원랜드로 갔다. 


숙소에서 강원랜드까지는 5분도 안걸리는 거리긴 한데 주차하고 강원랜드 도착하니 30분이 걸렸다. 주차장이 만차라 여러개의 주차장이 있는데 멀리 있는 언덕위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셔틀버스를 타고 왔다. 언덕위의 주차장도 역시 꽉 차있다. 허걱... 이 시간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강원랜드에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어쨌든 왔으니 들어가 보기로 했다. 입장료 오천원을 내고 카지노 내부 한바퀴를 휘 둘러봤다. 커피와 음료는 무료 제공되어 연신 커피를 먹으며 바글바글한 카지노 내부를 몇 바퀴 돌다가 동전 몇개 있는 걸로 슬롯머신 한 번 기념으로 당겨주고 나왔다. 호텔 로비에 둔 미니어처를 보다가 호텔 밖 산책로로 나와 운암정으로 가보기로 했다. 산책로에서 바라본 강원랜드 호텔 건물은 화려한 조명으로 카지노임을 알리고 있는 것 같다. 오래전 라스베가스의 미라지호텔 앞에서 찍었던 사진이 이 장면과 오버랩이 된다.

운암정으로 가는 길에 성모양의 루미날레를 환하게 켜 놓아 야경이 더 멋있게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루미날레를 돌아 내려오니 운암정이 나온다. 식객 드라마에서는 크고 화려해 보였는데 실제 와보니 조그만 한식당이다. 근데 가격이 좀 비싸다. 정식이 5만5천원, 특식으로 하는 남도정식은 8만원이 넘고... 


운암정에서 바라본 강원랜드 호텔과 컨벤션... 가로등을 사이에 두고 운암정의 한옥과 서양과 동양의 야경을 합쳐 놓은 듯한 묘한 느낌을 준다.


이렇게 사북의 야경속에서 정선에서의 하루가 저물고 내일은 정선의 또 다른 맛거리/볼거리를 찾아 떠나 볼 계획이다. 


Posted by artil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