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먼 곳 2012. 7. 6. 00:21

무작정 다시 찾은 보라카이 
      1.산넘고 바다건너,  2.걷고 쉬고 또 걷고 (2-12-22-32-42-52-62-7),  


4.벌써 돌아갈 시간...


동이 터 올랐다. 몇 일동안 똑같은 새벽이지만 오늘은 좀 다르다. 보라카이 섬을 떠나는 날이기 때문이라 그런 것 같다. 보라카이에서의 마지막 새벽은 디니위드 비치로의 산책으로 결정했다. 오늘은 구름이 하늘에 낮고 넓게 드리웠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 지 해변에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화이트비치 스테이션1화이트비치 스테이션1



아침 이른 시간은 아직 물이 차지 않아 해변도 넓고 해변길도 걷기에 여유가 있다. 잠깐 걸음에 벌써 화이트 비치 끝의 절벽길을 돌고 있다. 암벽에 뚫린 작은 구멍은 라푸즈-라푸즈에서 보았던 gateway arch의 축소판 같아 보인다. 

화이트비치 스테이션1화이트비치 스테이션1





물이 차있을 때는 알지 못했는데 물이 빠지니 바위에 구멍들이 보인다. 긴 시간 파도나 바람에 깎인 것인 지 사람이 판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해안 절벽의 특이한 모습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해안 절벽을 돌아서자 디니위드 언덕에 있는 나미 리조트가 보인다. 

디니위드 비치 디니위드 비치
디니위드 비치
디니위드 비치




해가 뜨려는 지 아니면 떴는 지 나미 리조트 위의 하늘이 파래졌다. 반대쪽 하늘은 구름들이 모여들고 있다. 

나미 리조트디니위드비치



디니위드 비치에 우리를 맞이해 주는 건 견공 두마리다. 나이가 좀 들어 보이는데 새벽 해변을 즐기며 쉬고 있는 모습이다. 

디니위드 비치 강아지 나미 리조트
디니위드 비치






디니위드 비치디니위드 비치



디니위드 해변 산책길을 걷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아쉬움이 밀려들어 자꾸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멈추게 된다.

디니위드 비치디니위드 비치디니위드 비치



비가 조금씩 내려서인지 이른 아침이라 그런 지 화이트 비치엔 사람이 없다. 물이 빠져나가 주름진 모래사장이 드러났다. 먼 바다는 구름이 잔뜩인데 몰려오고 있어 걱정이다. 메인스테이션 쪽에는 하나 둘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화이트비치 스테이션1화이트비치 스테이션1

화이트비치 스테이션1화이트비치 스테이션1




해변 산책을 마치고 리조트로 돌아오니 아직 7시가 안되어 아침 식사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보라카이에서의 마지막 아침식사다. 다시 오면 되긴 하지만 최후의 만찬인 것처럼 느껴진다. 좋을 꿈을 꿀때 깨기 싫은 것처럼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싫어진다. 

씨윈드 리조트씨윈드 리조트




아쉬운 아침 식사를 마치고 리조트를 돌아보며 쉬다가 체크 아웃을 한 다음 트라이시클에 올라 탐비산으로 향했다. 날씨에 따라 까띠끌란으로 가는 제티가 바뀐다고 하는데 오늘은 탐비산으로 가면 된다고 한다. 남쪽 끝에 탐비산으로 들어가는 언덕을 넘는데 억수같이 비가 쏟아진다. 보라카이도 내가 떠나는 게 싫은 것 처럼 느껴진다. 탐비산 부두로 넘어오니 거짓말같이 비가 그쳤다. 큰 섬도 아닌데 잠깐 언덕 넘어오는 사이에 비가 그치다니.... 부두세 25페소/인, 배삯 25페소/인, 그리고 까띠끌란에서의 트라이시클 80페소를 지불하고 표를 끊어 배로 향했다. 두세명만 타길래 나가는 사람이 없나보다 했는데 5분도 안되어 현지인들로 배가 꽉찬다. 

탐비산 포트



10분 정도 지나니 비맞은 비닐창문 너머로 따반 포트가 보인다. 

방카보트



왔던대로 다시 따반 포트로 돌아왔다. 끊었던 트라이시클 표를 보여주고 까띠끌란 공항으로 향하는 트라이시클에 올랐다.

따반 포트따반 포트따반 포트




까띠끌란 공항에 도착해 짐을 붙이고 비행기표를 받았다. 가방무게를 재더니 21kg이라고 돈을 더 내야된다고 한다. 부랴 부랴 짐을 풀어 2kg정도를 덜어내어 배낭으로 옮긴 뒤 짐을 붙였다. 좀 있으니 가방을 들고 수화물 놓는 곳에 올라가 무게를 재라고 한다. 비행기에 싣는 짐과 사람의 무게를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올때와는 다르게 인천까지 짐을 자동으로 실어주기 때문에 마닐라에서 짐을 찾아 다시 체크인 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비행기표를 받고 공항세 200페소/인 를 지불하고 출발대합실로 들어갔다. 아침에 비행편이 생각보다는 많다. 앞에 떠나는 비행기를 보니 이제 정말 떠나는 것 같다. 출발순서가 되어 활주로로 나가 비행기에 드디어 몸을 실었다. 문을 닫고 출발 준비를 하는데 앞을보니 20명도 타지 않았다. 

까띠끌란 공항까띠끌란 국내선 비행기




마닐라의 NAIA 터미널 3에 도착했는데 짐도 자동 선적되고 까띠끌란에서 인천행 티켓까지 모두 받아서 할게 별로 없다. 3층에서 간단한 식사를 하고 구경하다 탑승구로 들어갔다. 역시 탑승 대합실로 들어가기 위해 550페소의 공항세를 내야한다. 공항세를 내고 출입국 심사를 마친 뒤 탑승구로 이동했다. 탑승 대합실 구경을 하러 끝에서 끝으로 걸어보니 탑승 대합실은 긴 복도에 유리벽 하나를 사이로 국제선과 국내선이 갈라진다. 몸에 아직도 바닷물과 모래가 묻어 있는 것 같은데 인천행 비행기에 오르고 아쉽지만 마닐라를 뒤로하고 인천으로 향했다.  

NAIA 터미널3NAIA 터미널3

NAIA 터미널3NAIA 터미널3

NAIA 터미널3NAIA 터미널3

NAIA 터미널3

NAIA 터미널3

NAIA 터미널3NAIA 터미널3

NAIA 터미널3NAIA 터미널3




보라카이에 있는 동안 너무도 편안한 휴식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같다. 무작정 떠나긴 했지만 무한정 좋았던 여행이다. 조금 긴 시간 머물러서 여유가 있어서 그랬는 지 보라카이에서 뭘할까하는 고민없이 발길 닫는대로 해변을 걷고 구경하고 먹고 쉬고 즐기다가 온 것 같다. 당분간은 이 아름다운 해변들이 눈에 아른 거려 힘들 것 같은데 걱정이다. 다시 가더라도 많이 변하지 않은 모습으로 우릴 맞아주길 바라며 보라카이에서의 기억을 머리속에 하나씩 쌓아본다. 


Posted by artilect
여행/먼 곳 2012. 6. 29. 15:01

무작정 다시 찾은 보라카이 
      1.산넘고 바다건너,  2.걷고 쉬고 또 걷고 (2-12-22-32-42-52-62-7),  


2-4.걷고 쉬고 또 걷고...


우기임에도 불구하고 비가 한번도 오지 않는다. 어떤 날은 구름한 점 없이 맑고 뜨겁다. 날씨를 확인하고 일정을 잡긴 했지만 뜨거울땐 소나기 한 번 정도 내려주면 좋으련만...


와이프는 새벽에 해변에 나가 벌써 한바퀴 돌고 왔다. 졸린 눈을 비비고 있으니 아침밥 먹으러 가자고 한다. Sea Wind의 아침 식사는 조촐하고 가족적인 것 같다. 매일 아침 주인 관계자인 듯 싶은 필리핀 아주머니가 몇몇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인사하고 식사 대접을 한다. 식사가 그리 훌륭하진 않지만 나쁘진 않다. 하긴 뭘 줘도 잘먹으니...





아침을 먹으며 어제 가본 푸카비치 이야기를 나누며 있으니 지금 이 순간 역시 흐뭇하고 행복하다. 어제는 몰랐는데 한국 가족분들도 계신다. 대가족부터 큰아이를 데리고 온 부부... 서로 가족들 챙기느라 힘들지만 이 곳에서의 얼굴들은 행복하고 즐거워 보인다. 


밥을 먹고 나오니 리조트 안에 박물관 안내판이 있다. 조촐하게 꾸며진 박물관안에는 왕족들 관련 내용과 전시물 토출된 무덤에서의 장신구와 장묘에 대해 설명하고 보여주고 있다. 




이른 아침인데도 벌써 해가 높이 솟았다. 아침에 소화도 시킬 겸 디니위드로 걸어보기로 했다. 조금 걷다보니 Discovery Shore 리조트가 나오는데 고급 리조트답게 망루도 다른 리조트의 망루와 다르게 하얗고 이쁘게 잘 만들어 놓았다. 




화이트비치가 밀물때라 물이 많이 차올랐다. 디니위드까지 갔다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냥 계속 가보기로 했다.





[디니위드 비치 가는 길 - Diniwid Beach]


화이트 비치 끝에 다다랐다. Terrace resort 옆으로 해안 절벽길이 나온다. 디니위드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해안 절벽을 따라 길을 만들어 놓았는데 바다에 잠길 듯 말 듯한 모습이 운치있어 보인다.




절벽길을 돌아 가는 곳에 작은 구멍이 있다. 구멍 건너편에는 성모마리아 상을 세워 놓았다. 




절벽길을 빼꼼히 돌아 넘으니 저 멀리 절벽위에 Nami resort가 보인다. 




옥빛 바다를 보며 이런 해안 절벽길을 걷는 것도 보라카이에서 해볼 수 있는 또 다른 재미인 것 같다. 




나무에 올려 놓은 배를 보며 넘어 오니 작은 디니위드 해변이 나온다. 




디니위드 끝에 있는 Nami 리조트로 향했다. 위에 보라카이 최고의 전망 식당이 있다고 써놓았는데 궁금하다. 걸어오느라 목도 마르고 해서 올라가 전망도 좀 보고 음료도 한잔 하기로 했다. 어떻게 올라가냐고 물으니 절벽에 설치해 놓은 구조물을 가리키며 리프트를 타고 오른다고 한다. 리조트 사람들은 디니위드로 나오려면 아마 저 리프트를 타고 내려오나 보다.





Nami restaurant에 오르니 디니위드를 내려다보는 전망이 정말 멋있다. 보라카이 최고의 전망 중 하나이다. 내가 본 보라카이 최고의 전망은 샹그릴라 트리하우스 빌라에서 본 전망이 최고 중 최고다. 깔라만시 쉐이크와 산미구엘 하나를 시켜서 목을 축였다. 이 멋진 전망을 정신없이 눈에 담다가 카메라에 담다가 그냥 아무 생각없이 한참을 앉아 있었다. 






바다색이 정말 오묘한 푸른색 gradation을 펼쳐 놓은 듯 하다. 



시원한 바다 바람을 맞으며 한참을 앉아 있다가 정신이 들어 다시 돌아가려고 일어났다. 다시 리프트를 타고 내려와 발링하이로 넘어갈 수 있냐고 물으니 해안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고 한다. 아쉽다. 발링하이로 푼타붕가로 푸카까지 죽 걸어가 보고 싶은데...


돌아가려고 물을 보니 만조다. 만조라도 해안선 길로 다시 돌아가는데 큰 문제는 없어보인다.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갈만하냐고 계속 물어보니 엉덩이까지 젖긴 하지만 갈수 있다고 한다. 천천히 왔던 길을 되돌아 오며 눈에 담았던 풍광들도 다시 담아서 씨윈드로 돌아왔다. 



오후에는 리조트에서 쉬며 해수욕을 하기로 했다. 돌아다니며 군것질을 했더니 점심생각도 없다. 점심은 망고... 정말 동남아에 오면 망고는 원없이 먹고 가는 것 같다. 망고로 배를 가득히 채우고 해변에 누웠다. 파도소리와 시원한 바다바람, 그리고 두둥실 떠다니는 paraw 보트를 보고 있으니 휴양을 온 것 같은 기분이 새삼 느껴진다. 화이트 비치 바다는 완만한 모래사장으로 한참을 걸어나가도 깊지 않다. 수영하다 파도타기하다 지치면 나와서 맥주한잔하며 쉬고.... 정말 사람들이 왜 아이러브보라카이라고 하는 지 알 것 같다.




윌리스 락 너머로 보이는 까띠끌란은 항상 구름에 덮여 있는 것 같다. 





해변에서 누워있다 보니 벌써 노을이 진다. 노을이 지면서 선셋세일링을 즐기는 보트들도 하나 둘씩 늘어나고 윌리스 락에 있는 성모마리아 상앞에서도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줄을 선다.







리조트 저녁 부페는 650페소인데 해산물 일부 바베큐에 아침이랑 비슷한 것 같다. 아침 부페를 따로 먹으려면 350페소다. 300만큼 해산물이 추가되었나 보다. 리조트에서 저녁 먹긴 싫고 좀 기름진 음식을 먹어볼까 해서 걸어나왔다. 평일이라 요 몇일 코코 망가스 클럽이 조용했는데 금요일 저녁인 오늘은 뭔가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는 걸 보니 한바탕 시끄러울 것 같다.




해가 넘어갔는데도 평소와 다르게 스테이션2에 사람도 많고 선셋세일링배도 많다. 대부분 스테이션3에서 탔었는데 주말에는 스테이션2에서 많이 타는 것 같다. 




스테이션2로 접어들자 식당들이 해변길을 따라 보이는데 Manana 가 눈에 들어온다. 오늘 저녁은 멕시칸으로...

샐러드랑 화이타, 타코와 망고쉐이크 등을 먹고나니 기름기가 줄줄 흐른다. 맛있게 먹긴 했는데 기름기가 많아서인지 와이프랑 후회를 한다. 






여유롭고 느끼한 저녁식사를 마치고 소화를 위해 해변을 또 거닐었다. 해변에서 보는 밤하늘은 쏟아져 내릴 듯한 별들로 가득하다. 똑딱이에는 담기지 않는 별들이라 눈에만 잔뜩 담아가지고 간다. 



Posted by artil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