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먼 곳 2012. 6. 28. 18:15

무작정 다시 찾은 보라카이 
      1.산넘고 바다건너,  2.걷고 쉬고 또 걷고 (2-12-22-32-42-52-62-7),  


2-2.걷고 쉬고 또 걷고...


이제 막 동이트려는 새벽에 잠이 깨버렸다. 피곤했었는데 많이 잠을 자지 못했다. 그래도 피로는 모두 개원하게 풀린 것 같아 아침에 해변으로 나가 걸었다. 시원한 바람과 탁트인 해변 그리고 파도소리...현지인들은 하루를 준비하며 해변을 분주히 걸어 다닌다. 해가 나오고 구름이 거의 없는 쾌창한 뜨거운 아침이 시작된다.


해변을 걷다보니 살살 배가 고파오는 것 같아 아침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갔다. 8시가 안되었지만 해가 이미 높아서인지 식당에 사람들이 붐빈다. 길가엔 아침부터 여러 수상스포츠를 파는 호객꾼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다.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들어와 로 나가 보았다. 비치뷰로 할까 풀뷰로 할까 고민하다 풀뷰로 했는데 잘한 것 같다. 당연히 건기에는 비치뷰가 좋을 것이다. 아침부터 풀에는 태닝에 물놀이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Bulabog으로..]


오전에는 화이트 비치 반대편에 있는 발라복(bulabog) 비치를 가보기로 했다. 우기에는 바람의 방향때문에 화이트비치는 바람이 많이 불고 파도가 높아 해양스포츠를 즐기기엔 좋지 않지만 반대편 발라복 해변은 잔잔하고 바람이 없어서 대부분의 해양스포츠는 이 곳에서 이루어진다. 


스테이션2에 있는 리조트에서 멀지 않아서 걸어서 가보기로 했다. 메인로드를 지나다 보니 메인로드에 접하고 있는 호텔도 있는데 싸긴 하지만 시끄럽고 매연이 심해 좋아 보이지 않는다. 골목으로 들어서 조금 가니 길이 없어졌다. 길에 있는 강아지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건물담사이로 난 좁은 길로 가면 된다고 한다. 나중에 보니 좁은 길입구에 조그맣게 발라복으로 가는 길이라고 써있는 푯말이 있었다. 

 

 

 




좁은 길을 지나오니 발라복 비치가 나오고 왼쪽에 7 Stones resort가 있다. 오전에 밀물때라 발라복 해변에 거의 물이 찼다. 바람이 불지 않고 파도가 잔잔해서 배들이 대부분 여기 정박하고 있다. 




해변을 따라 조금 걸으니 해변을 바라보는 호텔들이 죽 늘어서 있고 큰길과 연결되는 부분에는 해양스포츠 에이전시들과 사람들로 붐빈다. 발라복에서 하루정도 머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배가 많아서 해변을 즐기기에는 썩 좋지 않은 것 같다. 





숙소도 알아보고 해양스포츠 가격도 알아보며 발라복 해변을 계속 걸어봤는데 해변은 그렇게 길지는 않다. 발라복에서 숙박하면 루호산 전망대나 남쪽에 있는 비치들, 그리고 해양스포츠 접근이 쉬울 것 같다. 사실 화이트 비치에서도 걸어서 10분정도 이므로 꼭 여기 묵을 필요는 없지만 발라복 쪽이 숙박요금이 좀 더 저렴한 편이다.




돌아본 곳 중에는 7 Stones 옆에 levantin이 가격대 성능비가 좋을 것 같아 보여서 이곳에서 하루정도 묵을 예정이다.














발라복 비치를 거닐다 보니 벌써 점심때가 다가온다. 뭔가 요기를 좀 하려고 디몰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번엔 좁은 길 아닌 트라이시클이 다니는 큰길로 나왔다. 메인로드 근처에 다다르니 항상 보던 호수가 보인다. 




다시 화이트 비치로 왔는데 바람이 시원해서 조금만 더 걷다가 밥을 먹기로 했다. 사실 더워서 밥생각이 많이 나지는 않는 것 같다. 스테이션2에서 스테이션1으로 죽 걸었다. 만조라 그런 지 스테이션1 시작되는 부분에서는 물이차서 더 이상 해변으로 갈수 가 없다. 그래서 메인로드를 따라 죽 걸어보았다. 얼마나 걸었을까 해변쪽 호텔들을 지나며 안을 들여다 보니 스테이션1 끝쪽 호텔들 앞 해변은 물이 차 있지가 않고 모래사장이 나와있다. 그래서 에스토시오 우노 리조트로 들어가 해변으로 빠져나왔다.




스테이션1에 Sea Wind 리조트가 눈에 들어온다. 여기도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곳이라는데 만조때 해변도 좋고 리조트 시설도 조용하고 아늑해 보인다. 싼게 나온게 있으면 여기도 예약해서 묵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해변을 어슬렁 걷다보니 다시 스테이션1 끝이다. 가볍게 땀이나지만 바다바람과 파도를 보며 걸으니 너무 좋다. 




일단 숙소쪽 스테이션2로 돌아와 커피를 한잔 했다. Cafe Del Sol에서 샷추가한 아이스커피, 양도 많고 맛있고 시원해서 좋다. 아리아와 해변쪽 자리를 같이 쓰는데 밤에는 길쪽 한줄만 앉게 한다. 커피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오후에는 숙소 앞 비치에서 좀 쉬어보기로 했다.





호텔로 들어가기 전에 망고를 좀 사기위해 디몰과 거리에 있는 상점들을 돌아봤다. 망고는 1kg에 70~80페소 정도로 2천원에서 2천4백원 정도다. 이쁘고 깨끗한 걸 고르면 시어서 먹기 힘들고 표면이 약간 거뭇 거뭇하고 꼭지에 달콤한 냄새가 나야 새콤달콤한 맛있는 망고다. 모르면 그냥 맛있는 걸로 골라달라는게 최고다. 필리핀에 오고싶은 이유 중 하나는 망고를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다. 




커피와 망고를 먹고나니 밥생각도 없고 해서 리조트 해변으로 나왔다. 물놀이와 비치베드에서의 낮잠 등으로 여유롭고 한가한 오후 시간을 보냈다. 





해변에 누워있다보니 해가 질려고 한다. 야자수, 태양, 바다, 바다에 비친 태양, 하얀 모래사장 그리고 세일링보트 등의 풍광이 눈을 즐겁게 한다. 




점심을 과일과 커피로 때웠더니 일찍 배가 고프다. 오늘은 오랜만에 그리스 식당이라는 cyma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항상 사람이 많긴 하지만 해지기 전 이른 시간에는 사람이 거의 없다. 



애피타이저로 seganaki(flamming cheese)와 메인으로 beef souvlaki를 주문했다. 치즈에 불을 붙여 나오고 녹은 치즈를 찍어 먹는다. 불붙여 나올 때 주방에서 여지없이 소리를 질러댄다. 먹다가 깜짝 깜짝 놀란다. Beef ouvlaki는 소고기/야채 꼬치요리라 특이하지 않고 그저 그런 것 같다. 이렇게 맥주한잔과 맛있는 음식을 즐거운 분위기에서 먹으며 시간을 보내니 여행 온 기분이 물씬 나는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두워졌다. 평일이고 우리가 그런 지 사람이 많지는 않다. 주말에 있어보니 사람이 정말 많다. 디몰부터 스테이션2 주변은 상점이나 바, 식당에서 음악을 너무 크게 틀어놓아 신나기도 하지만 시끄럽다. 스테이션1 끝나는 곳까지 호텔들의 해변 저녁부페에 불쇼가 진행된다. 아스토리아 불쇼가 화려한 것 같은데 테이블에서 밥먹는 사람이 민망하고 불안할 정도로 머리위에서 불을 흔들어 댄다. 그리고 카페델솔 옆 해변에 설치되어 있는 보라카이 라이브캠이다. 이곳을 지날 때마다 손을 흔들었다. 지나간 시간을 기억한 뒤 호텔로 돌아가 컴퓨터로 접속해서 아카이브된 비디오를 돌려보며 내가 나오면 사진 캡쳐나 동영상 캡쳐가 가능하다. 아쉬운 건 그렇게 지날 때마다 손흔들고 확인하려 했지만 네트웍이 느려 하나도 캡쳐를 못했다. 




내일은 스테이션1의 Sea Wind로 숙소를 예약했다. 리조트에 직접 가서 방요금을 확인한 것보다 agoda에서 예약하는 게 싸거나 방이 있다. 시간날때마다 확인했더니 Sea Wind에 할인적용된 deluxe room이 나와서 이틀밤을 예약했다. 


걷다보니 pearl resort 해변에 나무로 인디언 집처럼 만들어 놓은 분위기 있는 테이블도 보이고, 형형색색 이쁘게 꾸며 놓은 해변가 호텔 식당들도 보인다.





이렇게 밤바다를 걷다보니 밤이 깊어버렸다. 이런 날 이런 곳에선 그냥 해변에서 자도 좋을 것만 같다. 





Posted by artilect
여행/먼 곳 2012. 6. 28. 13:47

무작정 다시 찾은 보라카이 
      1.산넘고 바다건너,  2.걷고 쉬고 또 걷고 (2-12-22-32-42-52-62-7),  


2-1.걷고 쉬고 또 걷고...


보라카이 섬 둘레를 따라 많은 해변이 있다. 대부분 화이트 비치를 중심으로 해변을 즐기지만 다른 해변을 구경하고 다녀보는 것도 좋다. 해변을 걷는 것도 좋지만 시간이 날 때 섬 구석구석을 걸어서 돌아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스테이션2에 자리잡은 보라카이 리젠시 리조트에서 짐을 풀고 나와 묵을 방도 좀 알아보고 거닐 겸 해변으로 나와 스테이션3로 걷기 시작했다. 오후에 썰물이라 화이트 비치에 물이 빠져 드넓은 모래사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누군가 잡은 건지 썰물에 못 빠져나간 건지 물고기 한마리가 모래사장에 갇혀 있다. 우기라 화이트 비치에 있는 대부분 식당과 리조트들은 바람막이를 세워 놓았다. 



오늘은 바람이 좀 불어서인지 아니면 우기라 그런 지 해변에 사람이 거의 없어서 넓은 화이트 비치가 썰물때에 맞춰 훨씬 드넓어 보인다. 비치를 지나가 군것질도 해주고...고기나 소시지, 어묵 꼬치 같은 걸 구워 판다. 돼지고기는 좀 괜찮은데 나머지는 별로였던 것 같다.






















조금 걷다보니 스테이션3로 접어들었고 야수라기 스파가 있는 서프사이드 리조트가 보인다. 서프사이드 숙박이 엄청 할인하길래 왜 그런가 했더니 공사중이다. 이번에 보니 보강이나 확장공사를 하는 리조트가 상당히 많다.




좀 있으면 해가질텐데 오늘은 선셋세일링을 해보기로했다. 선셋 세일링은 Paraw boat 라는 무동력 돛단배를 타고 40분이나 1시간 정도 화이트 비치를 따라 왕복하며 석양을 볼 수 있다.


아직 해가 높은 것 같아 바에 잠간 들러 맥주로 목을 축이며 선셋 세일링하려면 몇시가 좋은 지 물어보니 요즘은 5시반을 넘어서 타야 좋다고 한다. 산미구엘 한잔하며 하늘을 보니 해가 바다와 많이 가까워졌다.




스테이션3 서있는 paraw boat 옆에 가서 얼마냐고 물어보니 인당 400페소에 한시간 태워 주겠다고 한다. 적정가격보다 좀 싼 것 같아 배에 올랐다. 배옆의 중심을 잡는 다리같이 생긴 부위와 배를 연결하는 곳에 그물같은 것이 있는데 그 곳에 앉아서 배를탄다. 타는 동안 젖기 때문에 방수카메라가 아니면사진을 못찍는다. 


화이트 비치를 가로지르는 한시간동안 시원한 바람과 튀는 물살을 맞으며 석양을 바라보며 달리는 기분은 최고다. 바람이 불어서인지 배의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고 파도도 좀 있어서 많이 울렁대고 물도 많이 튄다. 




한시간 타고 내리니 해는 구름뒤로 바다속으로 사라졌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다. 다시 해변을 따라 스테이션2로 걸었다. 




다음 묵을 숙소를 정하기 위해 호텔들 구경도 하고 해변 구경도 하며 걷다보니 스테이션1에 거의 다왔다.




걷다보니 배가 고파 오는 것 같아 밥먹으로 디몰로 나가보기로 했다.

디몰에서 저녁은 Andoc's라는 필리핀 패스트푸트 체인점에서 가볍게 먹기로 했다. 야채볶음과 생선, 닦요리를 시켜서 먹어 보았다. 역시 패스트푸트는 그림과 다르다. 이렇게 먹어도 만원이 훌쩍 넘는 돈이다. 여기도 물가가 많이 오른다는 느낌이 든다.





여러해 필리핀 베스트식당으로 선정되었다는 레몬 식당의 메뉴판을 보니 가격이 비싸다. 애피타이저랑 메인이랑 음료하나 먹으면 인당 최소 만8천원에서 3만원 정도되는 것 같다. 




소화도 시킬겸 디몰의 가게들과 식당들을 둘러보고 다시 해변으로 나와 걷다 쉬다를 반복하다 리조트로 다시 돌아왔다.  


보라카이 리젠시 리조트의 계단은 명물이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사진을 찍는다.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니 계단 안으로는 투숙객만 들어올 수 있다고 써놓았다.



























설레임으로 도착한 보라카이 섬에서의 첫날은 이렇게 지나간다. 하늘에 별이 총총인 걸로 봐서 내일 날씨는 화창할 것 같다.




Posted by artilect
여행/먼 곳 2012. 3. 22. 15:28


매년 결혼 기념일에 크고 작은 일들로 많이 챙기지 못했었다. 사실 결혼 전 긴 7년이라는 긴~ 연애시간으로 인해 조금은 무뎌지기도 했을 것 같다. 여하튼 그러다보니 엊그제 한 것 같은 결혼식이 벌써 10년이 훌쩍 넘어 버렸다. 10주년도 못 챙겨 준 미안함에 올해는 뭘할까 하다 조금은 럭셔리한 휴양을 가기로 마음먹고 분주히 마우스를 움직였다.

너무 멀지 않지만 기억에 오래 남을 멋진 바다와 여행지의 지역속으로 들어가 볼 수 있는 그런 여행을 가보기로 했다.

여행 정보를 찾다보니 보라카이가 눈에 띈다. 사실 보라카이를 본게 아니고 브래드피트와 안젤리나졸리 부부가 묵었던 곳이라고 소개되는 리조트를 보게됬다. 멋져 보인다. 그래 여기다라고 정하고 이제는 가격과 예약과의 전쟁...

보라카이 샹그릴라 리조트는 2008년에 문을 열었는데 피트부부가 묵고 난 뒤 좀 더 알려졌다고 한다.

2월말인데도 그렇게 저렴한 항공권은 없는 것 같고 샹그릴라 리조트는 이틀 묶으면 하루는 공짜로 묵는 오퍼가 있다.

보라카이 초행길이라 몰랐는데, 예약한 항공권은 칼리보라는 곳으로 가는 것이 었는데 카티끌란으로 가는 비행기도 있었다. ㅊ이는 칼리보에서 내리면 2시간 정도 차로 이동하여 칼리보로 간 뒤 배를 타고 보라카이섬으로 들어가는 것이고,
카티끌란에서 내리면 바로 보라카이섬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카티끌란으로 가는 비행기를 예약했어야 하는데 보라카이라 검색하니 대부분 칼리보였다.  

조금 비싸더라도 다음번에 보라카이 갈땐 칼리보로 예약하고 가야겠다.

40만원 정도의 칼리보 항공권을 예약하고(이정도면 조금 떨어지는 리조트에서 3박 5일 할 수 있는 요금인데...)
이번에는 샹그릴라 사이트에 가서 할인 정보를 보고 직접 예약을 했다. 

방 종류가 여러가지다. 그냥 호텔방 같은 게스트룸이 이고, 빌라가 있다. 이번엔 럭셔리니깐 빌라로 질러야 겠는데 종류가 많다. 풀이 달려 있는 빌라도 좋긴한데 트리하우스라고 리조트 언덕에 높에 있는 트리하우스 빌라가 눈에 들어온다.

그래, 목욕탕 같은 풀이 있는 빌라보다는 전망좋은 트리하우스 빌라로 선택했다. 가격이 후덜덜이다. 하루에 백만원이 넘는 것 같은데.... 할인하는 방으로 예약하니 택스와 봉사료 포함 하루에 50만원 정도 되는 것 같다. 신혼여행도 아닌데... 아니야 최고급은 아니어도 기념일이니깐.

리조트 예약을 하니 카티끌란에서 보라카이섬으로 제티는 무료인데 칼리보에서 픽업해서 카티끌란까지 오는 서비스가 있는데 왕복으로 8만원정도에 제공한다. 가서 알았는데 픽업하지 않고 그냥 칼리보에서 버스나 합승하는 차를 타면 일이만원이면 칼리보에 갈 수 있다. 두명이 왕복하면 사만원 이상은 들지만 좀 싼 것 같다.

어쨌든 이렇게 출혈이 큰 예약은 끝이 났고, 이제 떠나는 것 만 남았다.

떠나는 날 아침이 밝았다. 인천으로 아침일찍 이동을 했다. 4시간 여 비행기를 타고 마닐라고 가서 마닐라에서 다시 1시간여 칼리보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타야했다. 근데 비행시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닐라에는 12시쯤 도착인데, 칼리보에 출발은 거의 네시다. 좀 더 빨리 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마닐라도착 칼리보행 비행기 시간을 극적으로 바꾸다]
 

마닐라 공항에 도착해 짐을 찾고 국내선 청사로 이동했다. 이층으로 올라오니 바로 옆이다. 일단 체크인이 가능하면 하려고 항공사 카운터로 갔다. 근데 예약한 비행기는 오후 늦은 시간이라 아직 체크인을 하지 않는다. 
칼리보 체크인을 하길래 이건 뭐냐고 물어봤더니 지금 출발하는 비행기라고 한다. 
한국에서 비행기 예약할 때 봤던 대기시간 없는 환상적인 트랜짓 시간의 비행기 였던 것 같은데 그걸로 예약해 달라고 했더니 좌석이 없다고 절대 안된다고 했었다.

어쩔 수 없이 카운터에서 돌아서다가 혹시나 해서 지금 비행기 남는 좌석이 있냐고 물어봤다. 카운터 직원이 이것저것 눌러보더니 있다고 한다. 내가 예약한 표를 보여주고 시간을 바꿔서 탈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가능하단다. 몇 시간 벌었다는 기쁨과 설레임으로 총알같이 체크인을 하고 비행기에 오르려 탑승장으로 이동했다. 
와이프가 "참 잘했어요" 스티커를 붙여주듯 쓰다듬어 준다. 으쓱한 기분... 칼리보에서 카티끌란 이동시간을 고려하면 사실 섬에 들어가면 어두워질까봐 약간은 걱정했었는데 고민이 해결됬다.

참..호텔 픽업변경을 까먹었다. 비행기 타기전에 해야한다. 공중전화가 보여 급하게 잔돈을 바꾸어 호텔에 전화를 했다. 시간만 변경하면 되는데 장거리 전화라 전화기에 남은 돈은 뚝뚝 떨어지는데 기다리라는 말과 담당자로 연결해준다는 말만 들려온다. 
동전이 하나 남았다. 드디어 연결된 담당자... 이름, 항공편, 시간을 급하게 말해주고 전화를 끊었다. 픽업을 못 만나면 어쩌나?

마닐라 공항에서 점심먹고 여유롭게 기다리기면 되겠다는 계획은 무산되고, 급하게 비행기에 올라타 버렸다.

좀 전에 비행기 오른 것 같은데 벌써 칼리보에 착륙한단다. 작고 아담한 국제 공항이다. 출구로 나오니 샹그릴라 유니폼을 입은 사람이 내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고 기다리고 있다. 전화통화를 급하게 하는 바람에 좀 걱정했는데 픽업나온 직원을 만나서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한국의 베스타라는 봉고차에 나랑 와이프 이렇게 둘만 타고 간다. 베스타가 해외에서는 벤츠로 팔리나 보다. 
시골길과 원시림 같은 산길을 지나 드디어 카티끌란 이정표가 보인다. 구름이 잔뜩 껴 있다. 날씨는 좋아야 할텐데...

카티끌란에서 보라카이로 가는 배를 타는 제티에 내려준다. 역시 샹그릴라 직원이 나와 짐을 들어주고 샹그릴라 전용 제티로 안내한다. 샹그릴라 제티에 들어서니 마닐라까지 같이 비행기 타고 왔던 신혼부부들이 몇 쌍 앉아있다. 이들은 아마 카티끌란으로 바로 날라왔다 보다. 결혼식의 피로함과 신혼여행의 설레임이 얼굴에 가득하다. 우리도 저럴때가 있었던가?

그 무리에 있다보니 우리도 신혼부부인 것 처럼 되는 것 같다.

배가 준비되어 한 무리의 사람들이 배에 올랐다. 보라카이 섬은 길게 해변이 뻗어있는데 3개의 스테이션으로 나누어 지역을 구분하고 이동 시에 식별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스피드 보트를 타고 보라카이의 화이트 비치 스테이션들을 지나 10여분쯤 섬의 끝으로 오니 샹그릴라 리조트가 나오다.


[map from boracaykitesurfing]


샹그릴라는 전용 선착장이 따로 있다. 안내하시는 직원분들의 안내를 받아 전동차(버기)를 한대씩 나눠 타고 로비로 향한다.
대부분 신혼여행이라 가이드들이 붙어서 안내하고 체크인을 한다. 

직원분께 체크인을 하고 싶다고 하니 안내를 해준다. 체크인을 하려고 예약 내용을 일러 줬더니 방으로 이동해서 체크인 안내를 해주겠다고 한다. 빌라 예약은 로비에서 체크인 하는 게 아니고 방으로 직접 가서 리조트에 대한 간단한 안내와 체크인을 진행한다. 왠지 모르게 대접 받는 느낌인데 나쁘진 않다. 안내해준 방으로 이동을 위해 버기를 타고 산위를 빙빙 둘러 올라갔다. 드디어 안내받은 방...리조트 안내와 이용방법, 체크아웃 등에 대해 간단히 말해주고 안내하던 직원이 돌아갔다.

[전담 집사와 핸드폰, 버기...]
 

특이한 건 빌라에 묵으니 핸드폰을 하나 준다. 보라카이섬 내에서 어디서든지 통화가 가능한 핸드폰이다. 몇 일 묵는 동안 이 지역내에서 통화할 수 있도록 선불 충전된 핸드폰이다. 그리고 언제든지 문제가 있거나하면 버틀러(집사)를 불러달란다.   

트리하우스 빌라...이층으로 된 빌라다. 1층엔 침실과 욕실, 2층엔 거실과 화장실, 그리고... 탁트인 전망이 있는 자쿠지가 달린 테라스가 있다. 


[picture from dailymail.co.uk]


[우여곡절 끝에 전망좋은 빌라로 방을 바꾸고...]
 

안내받은 방에 들어와 와이프랑 빌라를 이리 저리 둘러보다 커텐을 치니 실망이다. 1층도 그렇고 2층 테라스 유리 난간도 그렇고 닦아 놓지 않아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 더 문제는 흐린 유리 밖으로 나무에 좀 가려져서 전망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 멋진 방과 전망이 유리청소가 되지 않고, 나무에 가려 전망을 잘 볼 수 없다니...

처음 안내받은 방이 31번 빌라였는데 위로 35번까지 있다. 모두 트리하우스 빌라다. 아쉽지만 저녁을 먹으러 나오는데 윗쪽 빌라가 불이 꺼져 있다. 빈방처럼 보이는데 31번 빌라보다 위쪽에 탁 트인 곳에 있어서 전망이 확연히 달라 보인다. 

비싼 가격을 생각하니 아쉬워서 로비에 전화를 걸었다. 위쪽 빌라가 빈 것 같은데 바꿔 줄 수 없냐고...
위쪽 빌라가 비어있긴 한데 청소와 세팅이 되어있지 않다고 난감해 한다. 35, 34는 손님이 있고 33번이 비었단다.
짧은 영어로 불만과 볼멘소리를 하다가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바꿔준단다.

준비하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해서 와이프와 리조트도 둘러볼겸 식당으로 갔다. 식당에 다녀오는 동안 준비해 주겠다고 한다. 빌라가 꽤 높은 곳에 있기때문에 로비로 가거나 리조트 이동할 땐 버기를 불러 타고 가야한다.  

게스트룸쪽은 버기를 탈려면 버기스탑에서 타는 것 같다. 빌라에 묵으면 "버기 플리즈" 한마디에 쏜살같이 빌라 앞으로 달려온다. 


[Sirena 해산물 식당에서 첫 식사]
 

오늘 저녁은 늦어서 나가서 먹기는 어려워 리조트내 sirena라는 해산물 식당으로 갔다. 행사가 있거나 예약제인데 오늘은 행사도 없고 대부분 비어 있어서 밥을 먹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한참 보고 있는데 직원이 한글로 된 메뉴를 틱 던져놓고 간다. 여기서 고르란 것 같은데.... 식당 종업원이 한국인들을 무시하는 듯한 행동이었다. 짚고 넘어가야할 것 같다.

다시 직원을 불렀다. 이 메뉴를 왜 나에게 줬는지 물었다. 한국인들은 대부분 영어를 못해서 주문을 잘 못하니 그냥 몇 개 상품을 묶어서 메뉴를 보여주고 선택하게 한다고 한다. (나중에 버틀러랑 친해져서 물어보니 백인들에는 안그러는데 한국인들은 좀 무시한단다.) 

그래서 설명해 주었다. 한국분들이 영어도 잘하고, 이런 음식들도 한국에서 많이 먹어봐 전체 메뉴에서 선택도 잘 한다라고... 

덕분에 전채, 주, 후식까지 메뉴판을 뒤져가며 음식을 선택해서 아주 아주 잘 먹었다. 좀 따지듯 이야기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친절하게 설명도 잘해주고, 맛보라고 다름 음식도 좀 얻어먹고 첫 식사를 아주 즐겁고 맛있게 먹었다. 서빙하던 친구도 다음부터 한국분들 오면 잘 대하겠다고 한다. 진심인지는 모르겠지만....

식당 외부 좌석은 날씨가 흐리고 비가와서 열지 않아 안에서 먹었는데 외부가 정말 멋지고 낭만적이다.

날씨가 좋은 날은 예약하지 않으면 앉기 힘들다는 자리...


[picture from shangri-la web]


식사를 마치고 리조트를 둘러보다 버기를 불러타고 빌라로 돌아왔다. 31번이 아닌 33번 빌라로...
깨끗하게 셋팅을 모두 마치고 짐까지 옮겨 놓았다.

우선 커텐부터 걷고 1층 2층을 왔다갔다 하며 전망을 살폈다. 역시 옮기길 잘했다. 전망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좋다.
씻고 누워서 내일은 뭐할까 고민하며 잠이 들었다.


아침에 눈을 떠 밤에는 잘 몰랐던 빌라에서의 바다 전망에 놀랐다. 저 아래 어제 배를 타고 왔던 리조트 선착이 보인다. 1층 침실의 앞 유리창 3면에 드넓은 바다의 전망이 한폭의 그림처럼 담겨져 있다. 






2층으로 올라오니 테라스의 전망을 감동이다. 2층 주방에 준비된 캡슐커피를 내려서 테라스에 나와 전망을 보니 여기서 그냥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와이프도 너무 좋아한다.
 






사실 밤엔 바다가 어두워 전망할게 없긴 하지만, 밤마다 형형색색 조명이 들어오는 자쿠지를 틀어놓고 들어가 몸을 녹이며 그 자체를 음미하며 즐겨보았다. 집에 돌아가야 한다면 모두다 집에다 뜯어 옮겨 놓고 싶다.
 








[Vintana에서의 아침식사] 

아침은 메인빌딩 옆 vintana라는 곳에서 부페식사를 한다. 아침시간에는 사람이 좀 붐비긴 하는데 직원들도 친절하고 모두 휴양을 와서 그런지 여유롭다. 리조트나 호텔 등 다녀보며 아침을 많이 먹어봤지만 빈타나의 아침 식사는 훌륭하다. 뭘 먹어야 할지 고르다 보면 오전 내내 먹어도 시간이 모자랄 것 같다. 

음식도 맛이 있지만, 와이프와 내가 좋아하는 망고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는 것... 역시 망고산지다. 이렇게 맛있는 망고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니... 

사람마다 음식취향은 조금씩 다르고 어떤 이들은 빈타나의 식사가 그냥 그렇다고 할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매일 매일 내일 아침이 기대되는 아침식사였다. 

빌라 옆에 있는 Rima라는 이탤리언 식당에서 식사는 아니고 밤에 칵테일을 마셨는데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지만 맛있기도하고 마시는 내내 재밌었던 것 같다. 역시 분위가가 중요한 건가?

리조트내 모든 식당을 다 가보지는 않았지만 음식도 음료도 모두 좋았고 좋다고 한다. 근데 리조트 내에서 모든 끼니를 해결하다보면 체크아웃할때 계산서가 좀 많이 무거워 질 것 같다.



리조트에 머무는 동안 대부분 날씨가 좋아서 거의 매일 해변으로 나왔다. 리조트에 2개의 해변이 있는 데 하나는 리조트 전용 비치고, 또 하나는 공용 비치인데, 전용 비치는 한적함에 그냥 누워 해변을 즐기기에 좋고, 공용 비치에서는 카약이나, 스노클링 같은 간단한 해양 스포츠를 할 수 있다. 리조트 내에선 어디에 가든 무엇을 하든 "villa 33"만 외치면 무사통과다.

둘째날 파라솔 밑 그늘에서 비치베드에 누워 있다 한시간 정도 잠이 들었다. 분명히 그늘에 있었는데...그 날 저녁 화상에 가까울 정도로 몸이 익었다는 걸 알았다. 열대의 햇살은 그늘 아래서도 무섭다는 걸 새삼 느낀다. 


리조트 내 대부분의 직원들이 친절한데 버틀러와의 한국인에 대한 대화 후 그 진심을 알수 없었다. 근데 리조트에 있다보니 어딜 가든 직원들을 평가하는 레터가 있다. 어떤 직원들은 친절을 베푼 후 고객이 만족해하면 레터를 살짝 내밀며 자기 이름과 칭찬을 써달라고 한다. 아마도 이런 시스템이 여기 직원들을 친절하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싶기도 하다. 근데 진심이던 아니던 너무 친절하고 고마워서 어딜가든 다 써줬다. 리조트에선 팁을 받지 않는데 팁을 주게 만들 정도로 친절하다.
 





이렇게 대부분의 시간은 리조트에서 보냈는 데 오후 늦게나 밤에는 디몰로 나갔다. 밥도 먹고, 마사지도 받고 구경도 하고 해변을 거닐기도 하고...  리조트에서 디몰이라는 화이트비치 중심으로 이동하는 셔틀이 거의 매시간 있었던 것 같은데 예약을 못해서 사람이 다 차거나 하면 정문으로 이동해 트라이시클을 타고 나오면 된다. 50페소면(1300원) 섬내 어디든 갈 수 있는 것 같다. 리조트에서 디몰로 내려오는 길은 ATV를 타는 사람들로 막히고 매연이 심하다. 이 아름다운 섬에 누가 ATV를 가지고 들어 왔는지 모르겠지만, 한두대가 아니라 끝없이 이어지는 ATV행렬이다. 트라이시클을 타고 이동할 땐 실내가 아니라 숨이 턱턱 막힌다.

[화이트비치, 디몰, 그리고 인도식당...]
 

화이트 비치에서 가장 인상적인 식당은 "true food"라는 인도식당이었다. 
지나 다니다 식당인데 사람들이 모두 약에 취한 듯 반쯤 누워있다. 식당인데 물담배도 보이고...분위기가 약간은 퇴폐적으로 보인다. 탄두리 치킨이 먹어보고 싶어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에이 모르겠다 하며 나도 와이프랑 반쯤 누워 식사를 기다렸다. 묘한 기분이다. 비싸지도 않고 약간은 퇴폐적으로 맛있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식사하는 동안 갑자기 천둥번개를 동반한 엄청난 비가 쏟아졌다. 아래 식당의 천정에 있는 비닐이 물로 가득차 축 쳐저 곧 무너져 내릴 것 같다. 근데 직원 하나가 큰 장대를 들고 물을 빼려고 쳐진 천을 툭툭 친다. 그러다 천이 뒤집어 지며 물이 쏟아졌는데 물색깔이 까맣다. 가서 자세히 보니 비가오며 천정 천에 고인 물에 수백마리의 도마뱀이 가득 모여 있었나보다. 그 도마뱀들이 한번에 쏟아졌다. 

도마뱀 구경을 하다보니 빗줄기가 가늘어 지더니 이내 그쳤다.

정말 보라카이 화이트 비치엔 할 것도 먹을 것도 많다. 밤 늦게까지 즐기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정말 젊은 낭만이 있는 곳이라 할 만한 것 같다. 
 




이렇게 꿈만 같던 보라카이의 휴양이 어느덧 마지막 떠나는 날이 되어버렸다. 칼리보에서 거의 자정에 출발하는 비행기 일정이라 오전/오후 모두 리조트에서 시간을 보냈다. 오후가 되어 체크아웃을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들어왔던 리조트의 선착장으로 버기를 타고 이동했다.




떠나는 배에 올라 저 멀리 보이는 리조트를 보며 저방에서 우리가 묵었었는데를 연발하며 아쉽지만 카티끌란 돌아왔다.
 


왔던 것 처럼 무료한 봉고차에서의 2시간... 칼리보에 도착. 다시 마닐라로...
마닐라에서 시간이 좀 남긴했는데 시내는 나가지 못하고 공항내 이곳 저곳 식당에서 조금씩 사먹으로 다니다 보니 벌써 출발할 시간이 되었다. 


아침일찍 인천에 도착하여 집으로 오는 동안 강한 아쉬움이 남는다. 와이프는 이번 여행 내내 행복했다고 한다. 
결혼기념으로 떠난 이번 여행에서 와이프가 행복했다고 하니 나에게도 갑자기 행복감이 밀려 오는 것 같다.
조금의 럭셔리가 이런 행복감을 줄줄이야... 여유만 된다면 다시한 번 좀 덜 럭셔리하게 가보고 싶은 섬 보라카이다.

 
Posted by artil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