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먼 곳 2012. 7. 5. 13:16

무작정 다시 찾은 보라카이 
      1.산넘고 바다건너,  2.걷고 쉬고 또 걷고 (2-12-22-32-42-52-62-7),  


3.바다에서 놀기...


보라카이에서 뭘 할 수 있나 아니면 뭘 해야하나가 궁금해서 몇 군데 뒤져보니 수상스포츠, 동굴탐험, 해변즐기기, 아일랜드호핑 등 몇가지가 나온다. 대부분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며 보라카이를 걸어서 구석구석 다녀보기로 한 게 이번 여행의 목적이긴 하지만 중간 중간 다른 즐길 거리를 찾아 해보게 되었다.


첫번째로 해질무렵 보라카이 화이트 해변을 수놓은 paraw boat를 보면서 선셋세일링을 하게 되었다. 아침이나 낮이나 해변이나 해변길을 걷다보면 수많은 호객꾼들이 따라 붙으며 수상 스포츠를 종용한다. 특히 해질무렵에는 선셋세일링을 하라고 특별 가격이라고 엄청나게 호객행위를 한다. 



[선셋세일링 - Paraw Boat Sailing]


선셋세일링을 하며 멋진 노을을 보려면 해가 지는 시간과 구름이나 하늘의 모습을 보며 선택을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노을을 보기 위해 너무 늦은 시간에 타면 약간 어두워질때까지 배를 탈 수도 있고 너무 빨리타면 붉은 노을을 못 볼수도 있고 수평선 쪽 구름이 많은 날 역시 노을은 못보고 금방 어두워질 수도 있다. 요금은 흥정하기 나름이지만 인당 500페소(만오천원) 이하면 적정요금이라는데 더 싸게도 더 비싸게도 탈 수 있는 것 같다. 지나 다니면 인당 300페소도(9천원) 많이 부른다. 요금이 싸면 뭔가 부실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으니 요금을 내고 1시간을 꼭 태워 달라고 하고 하는 거 봐서 팁도 주겠다고 하면 잘 탈수 있는 것 같다. 스테이션3에서 타면 화이트 비치를 모두 지나가며 디니위드, 발링하이, 샹그릴라가 있는 푼타붕가 비치 넘어까지 보라카이 해변을 바라보며 노을을 만끽할 수 있다. 우기에는 바람이 많이 불어서 인지 파도가 약간 높아 배가 좀 많이 흔들리며 아주 빠른 속도로 운항한다. 

가방같은 건 배안쪽 뚜껑이 있는 보관함에 넣고 탄다. 온몸이 다 젖을 정도로 물이 튀기 때문에 사진을 찍으려면 방수팩이 필요하다. 카메라 방수팩을 호텔에 두고와서 아쉽게도 타는 동안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배가 퉁퉁 튀며 엄청난 속도로 달려 사실 앉아서 잡고 있느라 사진찍을 여유가 별로 없긴했다. 그래도 돌아올 땐 여유가 생겨 서보기도 하고 배에서 이리 저리 움직여도 보고 하게된다. 시원한 바람, 맑은 바닷물을 쏜살같이 가르는 배, 붉은 노을을 보니 왜 paraw boat를 타고 선셋세일링을 해야하는 지 알 것 같다. 

paraw boat




[아일랜드 호핑 투어 - Island Hopping Tour]


머무는 리조트 앞에 항상 서성이던 호객꾼 하나가 있었는데 Adel이라는 친구다. 책받침 같은 수상스포츠 안내문을 수도 없이 들이 댔었는데 하루는 그냥 좀 자세히 물어봤다. 몇 일 지내는 동안 아일랜드 호핑 투어를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우기에는 발라복쪽 해변에서 대부분 이루어 진다. 보통 Crystal cove라고 이름이 바뀌어 불리는 Laurel (라우렐) 섬을 방문하고 스노클링 몇 번, 해산물 점심식사와 낚시가 포함된다. 아일랜드 호핑에 관심이 있었던 건 사실 크리스탈 코브에 가보고 싶어서였다. 따로 배를 빌려가는 가격이나 흥정을 잘하면 점심식사를 뺀 아일랜드 호핑 가격이나 큰 차이가 없다. 


adel 호객꾼       


푸카 비치나 화이트 비치쪽은 파도가 높아서 동력선이 접근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푸카에서 만났던 두대의 배도 모두 paraw boat였다. 어쨌든 Adel과 가격 흥정이 잘되어 아일랜드 호핑 투어를 예약하고 다음날 발라복에서 만나기로 했다. 근데 내가 안 나타날 것 같았는 지 낚시 미끼를 사야한다는 어줍은 이유를 대면서 200페소를 미리 달라고 한다. 


발라복으로 숙소를 옮긴 날이라 발라복 숙소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Adel을 만나 수상 스포츠를 운영하는 곳들이 모인 장소로 이동을 하니 Adel이 배를 구하는 건 지 찾는 건 지 혼자 바쁘다. 좀 있으니 보트맨을 데려와 따라 가라고 한다. 배를 타면서 나머지 주지 않았던 돈을 1400페소를 주고 보트맨 번맨과 함께 배에 올랐다. 4명이면 인당 5백페소 정도면 충분할 것 같은데 둘이라 조금 아쉽긴하다. 그래도 둘만 타고 나오니 한적하고 좋은 것 같다.  

아일랜드호핑 투어 보트



번멘이 어딜 가고 싶냐고 물어본다. 크리스탈 코브로 가자고 했더니 배를 남쪽으로 돌린다. 발라복 비치를 따라 루구딴, 뚤루반 비치와 탐비산을 지나 crocodile 섬까지 죽 간다. 


발라복 해변으로 7 Stone's가 보이고 옆으로 묵고 있는 Levantin도 보인다. 


발라복의 끝에 튀어 나온 Boracay Rock을 지나니 걸어서 구경했던 루구딴 비치도 나온다. Boracay Rock은 발라복의 Willy's Rock이라고 한다.



배를 타고 가다 배 옆으로 지나는 바닷물이 너무 맑은 빛깔이다. 맑다 못해 보는 눈이 어릴 정도다. 대리석을 깔아 놓은 것 같다.




루구딴 비치를 지나자 뚤루반 비치와 언덕위의 모나코 리조트가 보인다. 맑은 바닷물을 보고 있으니 물고기들 한마리가 배를 따라 같이 가고 있다. 


동남쪽 절벽쪽을 죽 지나면서 바다쪽으로 뻗은 암석과 동굴들도 구경할 수 있다. 옆에 지나가는 배에는 대여섯명이 타고 아마 스노클링하러 가는 것 같다. 




절벽 지형 너머로 까띠끌란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숨겨져 있는 듯 나오는 작은 해변이 나오는데 탐비산 비치다. 



보라카이섬의 남쪽 끝으로 오니 지척에 까띠끌란이 보이고 우측에는 올 때 배를 내렸단 탐비산 선착장이 보인다. 



탐비산 선착장 앞의 작은 섬인 crocodile 섬 주위에는 스노클링 하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나도 크리스탈 코브를 둘러보고 여기서 스노클링을 할 예정이다.




사진에서 보니 악어를 닮은 섬이라 crocodile 섬이라는 데 배로 지나치면서 보니 섬에서 악어의 모습을 찾기가 어렵다.





드디어 첫 번째 목적지인 크리스탈 코브(라우렐 섬)가 보인다. 





섬 한켠에 정박을 하고 들어가니 번멘이 매표소로 안내한다. 




입장료가 1인당 200페소다. 앗 실수다. 크리스탈 코브 입장료에 대해 알아보지 않았다. 호핑투어 가격에 입장료를 포함시켰어야 하는 건데... 좀 싸게 배를 탔나 싶었는데 입장료를 생각하지 못했었다. 어쩔 수 없이 두명 요금인 400페소를 내고 번멘에게 배에서 기다리라고 말하고 동굴로 향했다.



지도를 보니 크리스탈 코브 섬에는 바다동굴이 2개가 있다. 첫번째 동굴로 향하는 길이 나온다. 



이 섬은 개인 섬이라고 하는데 동굴 두개를 보러오는 사람들을 위해 간단한 조리시설이나 쉼터같은 곳을 꾸며 놓았다. 규모가 작긴 하지만 거제의 외도가 갑자기 생각이 난다.


섬 주위의 경관이 독특하고 멋있어서 여기 저기 사진 찍는 사람들로 붐빈다. 





드디어 첫 번째 동굴에 도착했다. 내려가는 길은 아주 좁고 사다리가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계단을 내려가니 작은 동굴과 바다로 열린 입구가 나온다. 물속으로 동굴의 바다 입구까지 헤엄쳐 나가볼 수 있게 되어있다. 입장료가 비싸니 안전요원이 배치되어 사진도 찍어주고 친절하게 설명도 해준다. 



첫 번째 동굴을 구경하고 나오니 섬의 숙박시설과 휴식장소들이 보인다. 



섬끝으로 길과 쉼터를 만들어 놓았는데 아직 정리가 덜 된건지 아니면 깔끔하게 정리를 못하는 건지 공사하다 만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바다가 아름다우니 마무리가 좀 덜 되어도 같이 아름다움속에 파묻히는 것 같긴하다.




섬 어디에서 봐도 탁트인 바다가 시원하고 좋다. 앞바다에 다이빙을 즐기는 사람들도 보인다. 하얗게 바란 나무로 만든 산책로와 파란 바다가 어울려 또 다른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섬 주위의 암석들은 현무암인것 같은데 날카롭고 뾰족하다. 바닥에 등을 설치해 놓고 임시방편인지 유리병을 엎어 놓은 곳도 있다. 섬 중간에 간이 매점도 있는데 물이나 음료, 스낵같은 것을 판다.




섬 주위를 휘 둘러보고 두번째 동굴로 향했다. 두번째 동굴은 반대편 끝에 있다고 한다. 작은 섬인데도 두번째 동굴로 가는 길이 아기자기하고 전망이 좋다. 






두 번째 동굴로 가다보니 매직 아일랜드가 보인다. 호핑 투어 종류마다 다른데 일부는 저 곳에 가기도 한다고 한다. 크리스탈 코브보다 작은 섬인데 별로 볼게 없다고 하는데 가게되면 식사를  한다고 한다. 식사는 호핑투어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해산물을 준비해서 저 곳에서 점심으로 요리해 준다고 한다. 



섬위를 걷다가 내려가는 길이 나오는데 두번째 동굴의 입구다. 절벽아래로 나무로 만들어 놓은 다리같은 곳이 나오는데 저리로 들어가면 물속길을 몇 미터 정도 걸어가야한다. 동굴로 들어가려면 물이 목까지 차는 저 곳을 지나가야 한다. 그리고 좁고 낮은 동굴길이 나오는데 10미터 정도 되는 좁은 통로를 기어서 들어가면 드디어 동굴이 나온다.





















그렇게 조금 기어들어가니 나온동굴이다. 안전요원 직원이 하나 있는데 역시 설명도 해주고 사진도 찍어준다. 알려지지 않은 무인도를 발견하여 들어온 것 처럼 동굴 바다에서 헤엄치며 구경하다 동굴을 빠져나왔다.  




이렇게 섬을 천천히 둘러보고 두개의 동굴도 구경하고 배로 다시 돌아오니 시간이 많이 흘렀다. 번멘은 지겨웠는지 배에 누워 졸고 있다. 다시 배를 타고 이제 스노클링을 하러 크리스탈 코브를 떠났다.


Crocodile 섬 앞으로 오니 바다위에 떠 있는 멋진요트가 보인다. 그리고 수상스포츠를 하기 위해 나오는 바지선 같은 큰 배도 보이고 주변에는 플라잉피쉬를 타며 즐기는 사람들도 보인다. 




Crocodile 섬 주변에 배를 세우더니 닻을 내린다. 그리고 여기서 스노클링을 하라는데 물살이 아주 세므로 배주위만 있으라고 알려준다. 예전에 스노클링하다가 한참 떠내려가 배를 못 찾아 물에 빠질뻔했던 아찔한 기억이 생생하다. 그 뒤로는 배타고 나가 스노클링할 땐 구명조끼도 꼭 입고 거의 1분 간격으로 배 위치를 확인한다. 물흐름을 보고 있으니 보라카이 주변은 물살이 정말 세긴 센 것 같다. 


스노클링을 하려 막 바다로 들어가려는데 번멘이 잠깐 기다리라고 한다. 옆으로 조그만 배가 노를 저어한 다가오는데 보라카이 해양 어쩌고 적힌 티셔츠를 입은 사람이 타고 있다. 번멘이 스노클링 요금 징수원이고 인당 20페소를 내라고 한다. 이건 뭐지? 보라카이에서 자연보호를 위해 스노클링 시 요금 징수를 한다고 한다. 나중에 준다고 하고 물속으로 일단 들어갔는데 물살도 세고 보이는 것도 많지 않아서 나온 뒤 다른 곳으로 이동하자고 했다. 




번멘이 속도를 내어 다시 섬 북쪽으로 향했다. 배가 고프냐고 물어보더니 ilig-iligan 비치로 가서 밥먹자고 한다. 북쪽으로 향하는 길에 발라복을 지나며 절벽지형이 나오는데 그림으로만 봤던 Gateway arch가 모습을 드러낸다. 라푸즈-라푸즈 제티포트가 있는 곳이다. Gateway arch를 지나니 fairways 리조트와 라푸즈-라푸즈 비치가 보인다.  




라푸즈-라푸즈 비치를 지나니 북동쪽 끝인 ilig-iligan 비치가 보인다. 일릭-일리간 비치에 잠시 정박하니 요리를 해주는 간이 식당같은 곳들이 눈에 들어온다. 요리를 시켜 먹지는 않고 비치에서 간단하게 싸가지고 간 빵과 과일을 먹었다. 싸가지고 온 음식을 번멘과 나눠먹고 있으니 번멘이 신기하다는 듯이 우리를 쳐다본다.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소화도 시킬겸 낚시를 하러가자고 나가자고 했다. 일릭-일리간 비치 앞바다의 섬 옆에 정박을 하더니 번멘이 주섬 주섬 준비를 한다. 사실 아델이 미끼 준비한다고 200페소를 미리 줬었는데 번멘은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미끼가 없어 낚시를 못할 것 같다고 하더니 일릭-일리간 비치에서 번멘이 오징어 몇 마리를 가지고 와서 낚시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번멘과 같이 아델이 잘못했다고 같이 맞장구를 치면서 낚시를 시작했다. 이곳 역시 물살이 거세서 물고기가 거의 없다고 한다. 낚시줄에 오징어를 끼워 바다에 던져놓으니 줄이 아래로 향해 있어야 하는데 물살을 타고 옆으로 죽 흘러 물속으로 들어가질 못한다. 번멘이 물살때문에 낚시 못할 것 같다고 투덜댄다. 낚시는 아침 7시 전에 나와야 물살도 약하고 물고기들이 배가 고파 아주 많이 잘 잡힌다고 한다. 물고기는 물속에서 보기로 하고 낚시는 일단 접었다.




낚시를 일단 접더니 번멘이 배를 작은 섬 뒤로 이동을 시키더니 여기서 스노클링을 하라고 한다. 작은섬 뒤쪽은 물살이 있기는 한데 앞쪽보다는 강하지는 않은 것 같아 보인다. 여기도 역시 정박하기가 무섭게 노젓는 작은 배가 서서히 다가온다. 스노클링 피를 징수하러 오셨다. 20페소라 큰 금액은 아닌데 호핑요금에 그냥 포함 시켜주면 좋으련만... 할때마다 지갑꺼내서 요금 내기도 참 그렇다. 주섬주섬 스노클링 장비를 챙기고 카메라를 방수팩에 넣고 있으니 번멘이 차이나 어쩌고 떠들어 댄다. 예전에 중국산 방수팩을 가지고 물속에 들어간 사람들이 있었는데 방수팩에 물이 가득 차서 카메라가 젖었다고 내 방수팩을 보더니 가지고 들어가지 말라고 한다. 이거 한국산이라고 말해주고 괜찮다고 했더니 물에 젖을 것을 확신하는 눈빛으로 맘대로 하란다. 방수팩을 목에 메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처음 사용해보는 방수팩인데 카메라용이 아니라 그런 지 사진이 잘 나오진 않는다. 


피싱이 아니라 피딩을 하러 들어갔다. 처음엔 빵 부스러기를 풀어 놓았더니 좀 모이더니 관심이 별로 없는 듯 다시 흩어진다. 다시 배로 올라가 낚시를 위해 번멘이 준비했던 오징어를 들고 들어가 들고 있으니 엄청나게 몰려든다. 빵보다 오징어를 훨씬 좋아하나 보다. 오징어를 손에 꼭 쥐고 있으니 와서 물어 뜯어간다. 가끔 손도 물어 뜯으려 덤벼든다. 물고기랑 놀다 작은 섬과 배 주위를 헤엄치며 바닷속 구경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환상적인 산호바다에서 신기한 열대어를 보며 노는 스노클링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해보니 나름 재미있는 것 같다. 






스노클링을 끝내고 배로 올라와 방수팩을 열고 카메라를 꺼내는데 번멘이 옆에 와서 쳐다본다. 봤지? 한국산은 안 젖는 거라고 했더니 한참을 웃는다. 번멘이랑 한참을 웃고 나니 이번엔 번멘이 노키아가 최고란다. 바다에 빠졌는데 고장이 안났다고 정말 좋다고 한다. 그래서 삼성 전화기는 탱크가 깔고 지나가도 전화가 된다고 했더니 또 한 번 신나게 웃는다.  


이렇게 번멘과 티격태격하며 바다에서 놀다보니 한나절이 다 지나갔다. 5시간 넘게 바다에서 논 것 같은데 약간 아쉬움은 남는다. 사실 푸카 비치에 배로 가보고 싶었는데 번멘이 물살 때문에 동력선은 절대 못 간다고 한다. 그래서 동북쪽 끝을 크게 돌아 다시 발라복으로 향했다.


2% 부족했던 준비로 보라카이에서의 아쉬운 아일랜드 호핑을 몸소 체험하고 리조트로 터벅 터벅 돌아갔다.




[파라세일링 - Parasailing]


아일랜드 호핑을 하며 물속을 보니 초보 다이빙은 좋은 포인트에서 멋진 구경을 하기 어려울 것 같아 보인다. 뭘 해볼까 고민하다 파라세일링을 해보기로 했다. 이것 저것 찾아보니 몇 년전 한국 신혼부부의 사망기사가 나온다. 그리 위험해 보이진 않은데 사고가 난 기사를 보니 갑자기 소심해진다. 


아델은 우리가 떠난 줄 알았을텐데 씨윈드로 돌아가 다시 아델을 만났다. 표정이 왠지 뜨끔해 하는 것 같다. 낚시는 못했지만 미끼 돈 받아서 준비안해준 것부터 푸카 못 간 것, 라우렐 입장료 낸 것 등 투덜 투덜 댔더니 표정이 난색이다. 정말 미안한 건지 아니면 연기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아일랜드 호핑의 아쉬움을 만회할 기회를 주겠다고 했더니 파라세일링을 싸게 해주겠다고 한다. 요금표를 보여주며 3500페소인데 두명을 1600페소에 태워 주겠다고 한다. low season(비수기)이긴 한데 가격을 너무 싸게 부르는 것 같아 일단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더니 미안해서 싸게 잘 해주겠다고 한다. 


약속 시간이 되어 리조트 앞에서 만났는데 아델이 트라이시클까지 태워 발라복으로 데려다 준다. 올때도 직원에게 말하면 태워주겠다고 한다. 상술인지 진심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고맙다는 생각도 든다.


발라복에 도착해 해변 간이 사무실에서 간단한 신상 정보를 작성하고 기다리니 우리를 태우러 배가 들어온다. 


작은배를 타고 바다 한 복판으로 나가니 아일랜드 호핑할 때 보았던 바다에 떠 있는 바지선 같은 배에 내려준다. 다이빙, 시워킹, 파라세일링 등 시작 전 안내와 교육이 한참이다. 



조금 기다리니 좀 큰 모터보트 하나가 들어오는데 오늘 파라세일링을 나갈 배라고 한다. 파라세일링 보트에는 안전요원과 준비하는 사람들 모두 4명이 동행한다고 한다. 옆에 바다 선착장에는 파라세일링 보트가 낙하산을 펴고 하늘을 날아 오르고 있다. 처음이라 그런 지 긴장이 된다. 드디어 파라세일링을 위한 보트에 탔다. 한팀 더 배에 같이 올랐는데 3명이다.   많은 경우 6명까지도 한번에 탄다고 하는데 물어보니 두 팀이 따로 탈 거라고 한다. 낙하산 연결 장구와 구명조끼를 주며 착용하라고 한다. 




바다로 신나게 보트를 달려 나갔다. 한참 나간 후 드디어 낙하산을 펴기 시작했다. 다른 팀이 먼저 타기로 해서 준비를 하며 낙하산에 한명씩 몸을 연결하기 시작했다. 표정들이 도살장에 끌려가듯 잔뜩 긴장한 표정이다.



연결하자 바로 낙하산 줄을 풀기 시작한다. 하늘위로 떠오르는 낙하산, 그리고 비명소리...




다른 팀이 떠 있는 시간 동안 직원하나가 다가와서 팁박스를 가리키며 너스레를 떤다. 긴장되서 팁박스는 잘 보이지 않고 잘하면 팁박스가 두둑해질거야라고 같이 어줍은 너스레를 떨어본다. 높이 올라간 지 얼마되지 않은 것 같은데 앞에 팀이 벌써 내려오고 있다. 시계를 보니 10분 조금 넘게 탄 것 같은데 짧다는 생각이 든다. 내려올 때 물에 담그기가 있기때문에 몸이 젖는다고 한다. 그래서 카메라를 들고 타려고 했는데 너스레 떨던 친구에게 카메라를 맏기며 잘 찍어달라고 부탁을 했다. 이런 생각도 잠시 우리도 낙하산에 몸을 연결하고 비명과 함께 하늘을 올랐다. 



낙하산에 매달려 하늘을 나는 기분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가 없다. 파란 바다위에 백미터 넘게 올라 보라카이 섬을 내려다보는 그 기분이라는게...아래 바다를 쳐다보니 무섭기도 하다. 멋지다는 손짓 신호를 보냈더니 배가 속력을 내며 줄을 더 푼다. 하늘을 두둥실 떠다니는 느낌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것 같다. 앞팀이 탈땐 짧다고 생각했는데 팁의 효력일까 20분이 다되어가는데 줄을 당기지 않는다. 드디어 줄을 당기기 시작하고 바다에 가까워지자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바다에 엉덩이를 담그게 한다. 야유를 했더니 가슴까지 푹 담궈 준다. 




잊지못할 짜릿한 파라세일링을 마치고 돌아오며 와이프가 정말 잘 탔다고 한다. 우리는 서로 약간 긴장하고 무서웠는데 최고의 경험이었다는 것에 백번 천번동의를 했다. 


한참 바다로 나가 타고 안전요원 같은 친구들 네명씩 붙어서 낙하산에서 눈을 떼지 않는 모습을 보니 위험해 보이는 수상스포츠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진행할때 사고가 나는데 기상상황을 관리하며 나쁠 경우 수상스포츠를 하지 못하도록 한다고 한다. 



리조트로 돌아오는 내내 와이프랑 하늘에서 내려다 본 보라카이와 바다를 잊지 않으려고 자꾸 기억을 되네이며 이야기 했다.



다음에 오면 꼭 도전해 보고 싶은 건 카이트 보딩이다. 보라카이에 많은 사람들이 카이트 보딩을 즐긴다. 행글라이더 같이 생긴 큰 연을 잡고 작은 서핑보드를 타는 것인데 스피드와 점프하는 모습을 보니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배우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잘타기도 어렵다는데...그래도 꼭 한번은 타보고 싶다.


Posted by artilect
여행/먼 곳 2012. 6. 28. 13:47

무작정 다시 찾은 보라카이 
      1.산넘고 바다건너,  2.걷고 쉬고 또 걷고 (2-12-22-32-42-52-62-7),  


2-1.걷고 쉬고 또 걷고...


보라카이 섬 둘레를 따라 많은 해변이 있다. 대부분 화이트 비치를 중심으로 해변을 즐기지만 다른 해변을 구경하고 다녀보는 것도 좋다. 해변을 걷는 것도 좋지만 시간이 날 때 섬 구석구석을 걸어서 돌아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스테이션2에 자리잡은 보라카이 리젠시 리조트에서 짐을 풀고 나와 묵을 방도 좀 알아보고 거닐 겸 해변으로 나와 스테이션3로 걷기 시작했다. 오후에 썰물이라 화이트 비치에 물이 빠져 드넓은 모래사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누군가 잡은 건지 썰물에 못 빠져나간 건지 물고기 한마리가 모래사장에 갇혀 있다. 우기라 화이트 비치에 있는 대부분 식당과 리조트들은 바람막이를 세워 놓았다. 



오늘은 바람이 좀 불어서인지 아니면 우기라 그런 지 해변에 사람이 거의 없어서 넓은 화이트 비치가 썰물때에 맞춰 훨씬 드넓어 보인다. 비치를 지나가 군것질도 해주고...고기나 소시지, 어묵 꼬치 같은 걸 구워 판다. 돼지고기는 좀 괜찮은데 나머지는 별로였던 것 같다.






















조금 걷다보니 스테이션3로 접어들었고 야수라기 스파가 있는 서프사이드 리조트가 보인다. 서프사이드 숙박이 엄청 할인하길래 왜 그런가 했더니 공사중이다. 이번에 보니 보강이나 확장공사를 하는 리조트가 상당히 많다.




좀 있으면 해가질텐데 오늘은 선셋세일링을 해보기로했다. 선셋 세일링은 Paraw boat 라는 무동력 돛단배를 타고 40분이나 1시간 정도 화이트 비치를 따라 왕복하며 석양을 볼 수 있다.


아직 해가 높은 것 같아 바에 잠간 들러 맥주로 목을 축이며 선셋 세일링하려면 몇시가 좋은 지 물어보니 요즘은 5시반을 넘어서 타야 좋다고 한다. 산미구엘 한잔하며 하늘을 보니 해가 바다와 많이 가까워졌다.




스테이션3 서있는 paraw boat 옆에 가서 얼마냐고 물어보니 인당 400페소에 한시간 태워 주겠다고 한다. 적정가격보다 좀 싼 것 같아 배에 올랐다. 배옆의 중심을 잡는 다리같이 생긴 부위와 배를 연결하는 곳에 그물같은 것이 있는데 그 곳에 앉아서 배를탄다. 타는 동안 젖기 때문에 방수카메라가 아니면사진을 못찍는다. 


화이트 비치를 가로지르는 한시간동안 시원한 바람과 튀는 물살을 맞으며 석양을 바라보며 달리는 기분은 최고다. 바람이 불어서인지 배의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고 파도도 좀 있어서 많이 울렁대고 물도 많이 튄다. 




한시간 타고 내리니 해는 구름뒤로 바다속으로 사라졌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다. 다시 해변을 따라 스테이션2로 걸었다. 




다음 묵을 숙소를 정하기 위해 호텔들 구경도 하고 해변 구경도 하며 걷다보니 스테이션1에 거의 다왔다.




걷다보니 배가 고파 오는 것 같아 밥먹으로 디몰로 나가보기로 했다.

디몰에서 저녁은 Andoc's라는 필리핀 패스트푸트 체인점에서 가볍게 먹기로 했다. 야채볶음과 생선, 닦요리를 시켜서 먹어 보았다. 역시 패스트푸트는 그림과 다르다. 이렇게 먹어도 만원이 훌쩍 넘는 돈이다. 여기도 물가가 많이 오른다는 느낌이 든다.





여러해 필리핀 베스트식당으로 선정되었다는 레몬 식당의 메뉴판을 보니 가격이 비싸다. 애피타이저랑 메인이랑 음료하나 먹으면 인당 최소 만8천원에서 3만원 정도되는 것 같다. 




소화도 시킬겸 디몰의 가게들과 식당들을 둘러보고 다시 해변으로 나와 걷다 쉬다를 반복하다 리조트로 다시 돌아왔다.  


보라카이 리젠시 리조트의 계단은 명물이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사진을 찍는다.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니 계단 안으로는 투숙객만 들어올 수 있다고 써놓았다.



























설레임으로 도착한 보라카이 섬에서의 첫날은 이렇게 지나간다. 하늘에 별이 총총인 걸로 봐서 내일 날씨는 화창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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