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먼 곳 2012. 7. 2. 16:55

무작정 다시 찾은 보라카이 
      1.산넘고 바다건너,  2.걷고 쉬고 또 걷고 (2-12-22-32-42-52-62-7),  


2-7.걷고 쉬고 또 걷고...


아침이 밝았는데 오늘 아침은 무거운 구름이 하늘을 드리웠다. 전형적인 우기의 모습이라고 한다. 한두차례 소나기가 내릴 듯 보인다. 진한 먹구름과 파란하늘이 섞인 화이트 비치의 하늘을 보게 되었다. 파도는 오히려 더 높지 않아 보인다. 









새벽 산책을 마치고 아침을 먹으로 리조트로 돌아왔다. 야자나무로 둘러싸인 리조트 풀장과 풀바, 그리고 비치베드, 의자들을 직원들이 아침부터 정리하고 있다. 7시가 안되었지만 해가나와 더워지기 전에 정리하는 게 일상인 듯 보인다. 리조트 앞을 항상 왔다 갔다하는 강아지 한마리가 오늘은 나에게 관심을 보인다. 모래사장을 터벅터벅 산책하듯 돌아다니더니 내앞에 와서 이쁘게 앉아 같이 해변을 바라본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밥 먹기 전 보이던 파란하늘이 사라지고 저멀리만 보이던 먹구름이 다시 화이트비치 하늘을 덮어버렸다. 해변에 앉아 멍하니 앉아 있으니 지난 번 호핑투어 호객꾼이었던 아델이란 친구가 다가온다. 호핑투어는 잘했냐는 둥 오늘은 다른 거 안할거냐는 둥 물어본다. 호핑투어때 낚시를 위한 미끼를 사준다고 해놓고 빼먹었던 기억이 나서 그 이야기를 해 주었더니 그럴리가 없다는 표정으로 미안해 한다. 정말 미안한 건지 연기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서 오늘 뭘 하면 조금 깎아서 잘 해주겠다고 한다. 오전에 특별하게 계획한 것도 없고 해서 파라세일링이나 스킨스쿠버를 하겠다고 하고 흥정을 했다. 

흥정을 잘 마치고 오전에 발라복에서 만나자고 했더니 갈때 말하면 태워다 주겠다고 한다. 




아침에 리조트 해변과 풀에서 쉬며 놀다가 만나기로 한 시간이 되어 발라복으로 가서 놀다보니 오전이 다갔다. 

발라복에서 나올때 리조트로 태워다 주겠다고 하는데 그냥 걸어나오기로 했다. 



발라복에서 걸어나오는 길에서 집안에 jack fruit이 주렁 주렁 열려있는 게 보인다. 먹기만 했지 나무에 열려 있는 건 처음봤다. 두리안이랑 맛과 향이 비슷한 것 같은데 조금 다른 맛을 내는 것 같기도 하다.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 처럼 깨끗하게 지어 놓은 교회도 있고, 아름다운 꽃과 담쟁이로 장식해 놓은 정원들도 보인다. 




해변으로 나오려고 터벅터벅 걷다보니 디몰을 또 지나게 되었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났는데도 사람들이 많지 않다. 옷가게에 세워둔 마네킹이 오늘 따라 호텔에 리셉션에 있던 도리라는 친구와 닮았다. 레몬카페도 낮엔 한산하다. 디몰에 있는 30페소 내고 타는 놀이기구는 언제 돌아가는 지 멈춰서있다.




디몰에서 군것질도 하고 디딸리빠빠에서 건망고도 좀 사고 돌아다니다 해변을 걸어 다시 리조트로 돌아왔다. 오후에는 리조트 해변에 누워 푹 쉬기로 했다. 




한가로운 오후의 열대 해변을 만끽하며 리조트 비치베드에 자리를 잡고 누웠다. 간간히 햇볕이 나기는 하지만 오늘은 구름이 대체로 많은 편이다. 






물에서 놀다 비치베드에서 쉬다를 반복하다보니 시간이 좀 흘렀다. 저 멀리서부터 구름이 조금씩 걷히기 시작한다. 오늘 일몰도 구름과 함께 멋진 장면을 연출할 것 같다. 




해변에 오가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다. 해가 지려니 리조트로 돌아가는 사람들과 리조트에 있다가 메인스테이션으로 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노을을 보려고 해변에 오랫동안 앉아있다보니 뒤에서는 벌써 저녁 부페를 준비하고 있다. 저녁시간이 다 되었다 보다. 모래에 앉아 동네 아이들이 모래 조각을 만드는 것처럼 만들어 보려고 모래를 다듬어 보는데 잘 되지 않는다. 아이들이 열심히 만들어 놓고 돈받고 사진을 찍어주거나 찍게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해가지면서 옷을 갈아입고 우리도 메인스테이션으로 발길을 향했다. 주말보다는 확실히 사람들이 줄어든 것 같다. 오늘은 True Food에서 인도음식을 먹어볼까 하고 나갔는데 오늘 직원들과 아웃팅을 나가서 휴무란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 어제 먹은 빠에야가 눈에 아른 거려 다시 올레로 향했다. 오늘은 매운맛으로 모듬 빠에야를 시켰다. 눈으로 몸으로 먹은 보라카이가 너무 배가 불러 음식을 입으로 먹지 않아도 뇌는 이미 포만감이 그득하다. 올레 앞으로 옆으로 식당가가 혼잡해지기 시작한다. 


친숙한 한국말이 들리길래 봤더니 패키지로 오신분들이 무리를 지어 가이드를 따라 다니며 식당과 디몰 투어를 하고 계신다. 우기에는 한국사람들과 중국사람들이 보라카이를 먹여살린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가보다.





음식을 시키고 기다리다 음료 메뉴를 보니 깔라만시 쥬스가 있다. 쉐이크는 없다고 하는데 주문하면 만들어 준다고 한다. 그래서 깔라만시 주스와 쉐이크를 주문했는데 그중 쉐이크는 깔라만시를 껍질 채 얼음과 갈아서 만들었는데 먹어본 쉐이크 중에 제일 맛있다. 오징어 먹물 빠에야와 함께 깔라만시 쉐이크는 돌아가도 계속 생각날 것 같다. 




드디어 모듬 빠에야가 나왔다. 음식을 떠주시는 분께 오늘은 박박 긁어 달라고 했다. 모듬 빠에야는 맵게 해달라고 해서 매콤하고 맛있긴 한데 좀 짜게 만들어졌다. 어쨌든 먼저 먹었던 오징어 먹물 빠에야가 훨씬 맛있는 것 같다. 

 




이렇게 또 맛있게 밥을 먹고 식당을 나왔다. 보라카이 리젠시 앞을 지나다 화장실에 잠깐 들렀다. 디몰 화장실은 5페소를 내는 유료 화장실인데 리젠시에 한 번 묵어보니 친숙해져서 그런 지 가끔 지나다 화장실을 들르곤 했다. 매일 매일 많은 사람으로 활기찬 보라카이의 해변길과 주위의 카페와 바 역시 돌아가면 계속 그리울 것 같다.

 



처음 와서 밤해변길을 걸을 때 초저녁에 실같은 초승달이 지는 모습을 보곤 했는데 일주일 넘게 지내니 달이 많이 차올랐다. 해변 야자나무에 달아 놓은 리조트 들의 조명들도 멋스러움을 자아내고 있다. 조금 흠이라면 리조트 해변 식당이나 바에서 너무 크게 음악을 틀어놓아 가끔은 너무 시끄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시끄러움 마저도 사람들은 즐기며 다니는 것 같기도 하지만....






달빛이 바다에 비쳐 또 다른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밤에 다른 섬으로 배를 타고 모험을 떠나야 할 것 같은 분위기다. 




보라카이에서의 마지막 밤은 해변에서 펼쳐지는 불쇼와 사람들의 함성, 음악소리와 함께 깊어가고 있다.



해변에 남은 수많은 발자국들을 바라보며 나는 몇 개의 발자국을 남겼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내일이면 떠나야 하는 보라카이. 한 발자국이라도 더 남기기위해 밤이 깊도록 해변을 걸어다녔다.




Posted by artilect
여행/먼 곳 2012. 6. 29. 15:01

무작정 다시 찾은 보라카이 
      1.산넘고 바다건너,  2.걷고 쉬고 또 걷고 (2-12-22-32-42-52-62-7),  


2-4.걷고 쉬고 또 걷고...


우기임에도 불구하고 비가 한번도 오지 않는다. 어떤 날은 구름한 점 없이 맑고 뜨겁다. 날씨를 확인하고 일정을 잡긴 했지만 뜨거울땐 소나기 한 번 정도 내려주면 좋으련만...


와이프는 새벽에 해변에 나가 벌써 한바퀴 돌고 왔다. 졸린 눈을 비비고 있으니 아침밥 먹으러 가자고 한다. Sea Wind의 아침 식사는 조촐하고 가족적인 것 같다. 매일 아침 주인 관계자인 듯 싶은 필리핀 아주머니가 몇몇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인사하고 식사 대접을 한다. 식사가 그리 훌륭하진 않지만 나쁘진 않다. 하긴 뭘 줘도 잘먹으니...





아침을 먹으며 어제 가본 푸카비치 이야기를 나누며 있으니 지금 이 순간 역시 흐뭇하고 행복하다. 어제는 몰랐는데 한국 가족분들도 계신다. 대가족부터 큰아이를 데리고 온 부부... 서로 가족들 챙기느라 힘들지만 이 곳에서의 얼굴들은 행복하고 즐거워 보인다. 


밥을 먹고 나오니 리조트 안에 박물관 안내판이 있다. 조촐하게 꾸며진 박물관안에는 왕족들 관련 내용과 전시물 토출된 무덤에서의 장신구와 장묘에 대해 설명하고 보여주고 있다. 




이른 아침인데도 벌써 해가 높이 솟았다. 아침에 소화도 시킬 겸 디니위드로 걸어보기로 했다. 조금 걷다보니 Discovery Shore 리조트가 나오는데 고급 리조트답게 망루도 다른 리조트의 망루와 다르게 하얗고 이쁘게 잘 만들어 놓았다. 




화이트비치가 밀물때라 물이 많이 차올랐다. 디니위드까지 갔다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냥 계속 가보기로 했다.





[디니위드 비치 가는 길 - Diniwid Beach]


화이트 비치 끝에 다다랐다. Terrace resort 옆으로 해안 절벽길이 나온다. 디니위드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해안 절벽을 따라 길을 만들어 놓았는데 바다에 잠길 듯 말 듯한 모습이 운치있어 보인다.




절벽길을 돌아 가는 곳에 작은 구멍이 있다. 구멍 건너편에는 성모마리아 상을 세워 놓았다. 




절벽길을 빼꼼히 돌아 넘으니 저 멀리 절벽위에 Nami resort가 보인다. 




옥빛 바다를 보며 이런 해안 절벽길을 걷는 것도 보라카이에서 해볼 수 있는 또 다른 재미인 것 같다. 




나무에 올려 놓은 배를 보며 넘어 오니 작은 디니위드 해변이 나온다. 




디니위드 끝에 있는 Nami 리조트로 향했다. 위에 보라카이 최고의 전망 식당이 있다고 써놓았는데 궁금하다. 걸어오느라 목도 마르고 해서 올라가 전망도 좀 보고 음료도 한잔 하기로 했다. 어떻게 올라가냐고 물으니 절벽에 설치해 놓은 구조물을 가리키며 리프트를 타고 오른다고 한다. 리조트 사람들은 디니위드로 나오려면 아마 저 리프트를 타고 내려오나 보다.





Nami restaurant에 오르니 디니위드를 내려다보는 전망이 정말 멋있다. 보라카이 최고의 전망 중 하나이다. 내가 본 보라카이 최고의 전망은 샹그릴라 트리하우스 빌라에서 본 전망이 최고 중 최고다. 깔라만시 쉐이크와 산미구엘 하나를 시켜서 목을 축였다. 이 멋진 전망을 정신없이 눈에 담다가 카메라에 담다가 그냥 아무 생각없이 한참을 앉아 있었다. 






바다색이 정말 오묘한 푸른색 gradation을 펼쳐 놓은 듯 하다. 



시원한 바다 바람을 맞으며 한참을 앉아 있다가 정신이 들어 다시 돌아가려고 일어났다. 다시 리프트를 타고 내려와 발링하이로 넘어갈 수 있냐고 물으니 해안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고 한다. 아쉽다. 발링하이로 푼타붕가로 푸카까지 죽 걸어가 보고 싶은데...


돌아가려고 물을 보니 만조다. 만조라도 해안선 길로 다시 돌아가는데 큰 문제는 없어보인다.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갈만하냐고 계속 물어보니 엉덩이까지 젖긴 하지만 갈수 있다고 한다. 천천히 왔던 길을 되돌아 오며 눈에 담았던 풍광들도 다시 담아서 씨윈드로 돌아왔다. 



오후에는 리조트에서 쉬며 해수욕을 하기로 했다. 돌아다니며 군것질을 했더니 점심생각도 없다. 점심은 망고... 정말 동남아에 오면 망고는 원없이 먹고 가는 것 같다. 망고로 배를 가득히 채우고 해변에 누웠다. 파도소리와 시원한 바다바람, 그리고 두둥실 떠다니는 paraw 보트를 보고 있으니 휴양을 온 것 같은 기분이 새삼 느껴진다. 화이트 비치 바다는 완만한 모래사장으로 한참을 걸어나가도 깊지 않다. 수영하다 파도타기하다 지치면 나와서 맥주한잔하며 쉬고.... 정말 사람들이 왜 아이러브보라카이라고 하는 지 알 것 같다.




윌리스 락 너머로 보이는 까띠끌란은 항상 구름에 덮여 있는 것 같다. 





해변에서 누워있다 보니 벌써 노을이 진다. 노을이 지면서 선셋세일링을 즐기는 보트들도 하나 둘씩 늘어나고 윌리스 락에 있는 성모마리아 상앞에서도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줄을 선다.







리조트 저녁 부페는 650페소인데 해산물 일부 바베큐에 아침이랑 비슷한 것 같다. 아침 부페를 따로 먹으려면 350페소다. 300만큼 해산물이 추가되었나 보다. 리조트에서 저녁 먹긴 싫고 좀 기름진 음식을 먹어볼까 해서 걸어나왔다. 평일이라 요 몇일 코코 망가스 클럽이 조용했는데 금요일 저녁인 오늘은 뭔가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는 걸 보니 한바탕 시끄러울 것 같다.




해가 넘어갔는데도 평소와 다르게 스테이션2에 사람도 많고 선셋세일링배도 많다. 대부분 스테이션3에서 탔었는데 주말에는 스테이션2에서 많이 타는 것 같다. 




스테이션2로 접어들자 식당들이 해변길을 따라 보이는데 Manana 가 눈에 들어온다. 오늘 저녁은 멕시칸으로...

샐러드랑 화이타, 타코와 망고쉐이크 등을 먹고나니 기름기가 줄줄 흐른다. 맛있게 먹긴 했는데 기름기가 많아서인지 와이프랑 후회를 한다. 






여유롭고 느끼한 저녁식사를 마치고 소화를 위해 해변을 또 거닐었다. 해변에서 보는 밤하늘은 쏟아져 내릴 듯한 별들로 가득하다. 똑딱이에는 담기지 않는 별들이라 눈에만 잔뜩 담아가지고 간다. 



Posted by artil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