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차 여정 시작 (모슬포 - 송악산 - 산방굴사 - 여미지식물원)
어제 한라산 등반의 피로가 아직 풀리지 않았나보다. 오늘은 가볍게 대정 주변에서 돌아다녀 보기로 했다.
[모슬포]
아침에 뻐근한 몸을 끌고 모슬포항을 한바퀴 돌았다. 좀 늦은 아침 식사 시간이지만 옥돔식당이 10시부터 여니 그 시간에 맞춰서 갔다. 언제 부턴가 제주도에 오면 항상 대정에 오고 대정에 오면 옥돔식당에 간다. 보말.. 언제나 제주도에서 돌아오면 생각나는 음식. 오늘은 아침 열자마자 가서 칼국수는 못 먹고 보말국만 한그릇 뚝딱하고 나왔다.
[송악산]
밥을 먹고 나왔더니 비가 추적추적 온다. 어제 무리해서 다리도 좀 아프고 비도 오니 올레길이나 오름은 좀 힘들 것 같다. 모슬포항 따라 해안으로 나오니 저 멀리 송악산이 보인다.
온김에 올라가보기로 하고 나왔는데 비바람이 거세다. 우산들고 나왔더니 바람이 거세서 우산이 다 뒤집어 질 정도다. 등산복이 방수는 된다고 하는데 축축한 느낌은 왜 그런건지...
오늘같이 비바람이 치는데도 잠수함 영업을 한다. 하긴 물속은 오히려 더 고요할 것 같기도 하다.
날이 좋으면 걸어서 반대쪽으로 내려오고 싶은데 비바람이 다시 입구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산방굴사]
송악산 돌아나오니 산방산하고 용머리해안이 보인다. 올레길 몇 코스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한참 걸어다녔던 기억도 생생하다. 근데 생각해보니 산방굴사는 올라 가본지 너무 오래된 것 같다. 언제 올라갔는지 기억도 가물할 정도다.
그래서 이번엔 산방굴사에 올라가 보기로 했다. 산방산 입구에 차를 대고 매표소로 갔다. 표를 사면 용머리해안이랑 하멜상선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근데 오늘은 비바람에 파고가 높아서 용머리해안 길이 통제되었다고 한다. 아쉽지만...용머리 해안길은 다음 기회로 돌리고 산방산으로 향했다.
산방사를 통해 굴사로 가는데 굴사 올라가는 길에 처음 맞이하는 건 금불상이다.
비가와서 촉촉하게 젖은 굴사로 가는 길이 운치있다.
저기아래 용머리해안이 보인다. 용머리 모양 같기도 하고 거북이 모양 같기도 하고...비슷한 지형이 많긴 한데 이곳은 사람들이 용머리처럼 보였다보다.
어떻게 이런 곳을 찾아 불상을 모셨는지... 정말 아늑하고 좋은 명당자리 같다. 내려 보이는 바다도 멋있고, 작은 굴이지만 나름 신비로움과 경건함을 준다.
굴속에서 바라 보니 굴입구가 큰 창문인양 보이고, 저 멀리 안개와 연무에 쌓인 마을과 바다가 한 폭의 그림같다.
굴사에 앉아 경치를 보고 있으니 위에 앉아계시는 관리하시는 아저씨가 올라와서 약수 한 잔 하라고 가라고 권하신다.
굴사를 내려와 산방사에 들렀다. 대웅전 처마위에 걸린 산방산이 운치있다.
흐린날 하늘색 파란 불상들이 더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진시황릉의 미니어쳐 병마용 같다.
비오고 한적한 산방산에 있으니 한없이 마음이 안정되는 것 같다. 산방굴사 오길 잘한 것 같다. 속세의 때도 좀 벗기고 가면 좋을 것 같은데....
[여미지식물원]
비가와서 젖으니 실내로 가고 싶다고 한다. 어딜갈까 고민하다 여미지에 가기로 했다. 여미지도 실내만 볼수 있을텐데...
입장료가 비싼편인데 비도 피하고 오랜만에 못보던 식물들도 보기 위해 들어갔다. 실내 식물원 규모는 언제 봐도 정말 크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어디 어디를 갈 수 있는 지 전망대에 올라보기로 했다. 역시 비가오고 추워서 그런 지 바깥쪽 정원은 볼 수 있는 곳이 없는 것 같다. 실내에 죽 있기로 하고 정원 하나 하나씩 천천히 둘러보기로 했다.
흙하나 없이 자랄 수 있다니....
눈꽃이 핀 것 같다.
파란색이 꽃들이 눈을 자극한다.
동남아 열대지역에 가면 볼 수 있었던 맹글로브 같은데 이름이 판다누스란다.
정원에 있는 나뭇잎들의 무늬가 정말 다양하다. 와이프가 모아 놓았다가 나중에 응용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많이 찍으란다.
유실수 중 가장 특이하다고 생각한 건데 "불수감" 이라는 귤나무란다. 관상용이긴 한데 약용 등으로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여미지를 나오는데 해는 곧 질 것 같고 비는 계속 온다. 어제 한라산을 못 갔으면 이번에 한라산 등반은 못 했을 것 같다.
비를 맞고 돌아다녔더니 하루종일 추웠던 것 같다.
서귀포 올레시장에 있는 금복식당에서 간단하게 밥을 먹고 가기로 했다. 꽁치김밥을 먹으려 했는데, 겨울이고 늦어서 일찍 문을 닫았나 보다. 대신 금복식당에서 간단하게 보리밥이랑 국밥으로 떼우기로 했다.
드디어 마지막 숙소인 서귀포 칼호텔로 들어왔다. 제주도 7박을 하면서 오늘 숙소가 그래도 가장 고급이라 와이프가 좋아한다.
내일은 서쪽 해안도로를 돌면서 제주로 올라가는 일정으로 잡았다.
정말 일주일이 금방 지나갔다.
제주도 4일이면 지겹지 않니? 라는 친구들의 말이 생각난다. 근데 왜 난 한달을 있어도 지겹지 않을 것 같은지...
그나저나 내일은 비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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