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까운 곳 2012. 5. 8. 22:59
양평 (1.팔당전망대2.황순원문학관3.커피한잔의 여유4.수종사5.자전거길6.다산길) 


다산 유적지는 여러번 방문했었는데 이번에 가니 자전거 도로도 생기고 능내리에 산책로가 조성된 것 같아 걸어보기로 했다.


 

 



차는 다산 유적지 주차장에 세우고 내리니 팔당호 쪽으로 연꽃 공원 같은 걸 조성하고 있다. 안내판을 보니 능내리에 연꽃체험마을을 만들고 있나보다. 연꽃체험마을 안내판 안으로 들어가니 두물머리처럼 팔당호가 따사로운 햇살에 눈앞에 펼쳐진다.


 

 

 

 

 

 

 

 




강 건너 팔당 전망대와 팔당댐도 보인다. 






연꽃마을 끝으로 다산길 안내 표지판이 나온다. 오늘은 이 표지판을 따라 다산길 산책로를 걸어보기로 했다. 표지판을 보니 다산유적지가 다산길의 종점인가보다.




다산길에 마을이 나오는데 팔당호를 앞에두고 한적하고 아름다워보인다. 사실 이런 곳에 사는 게 편하지만은 않겠지만 부러워 보인다.




마을을 돌아 조그만 언덕길이 나오고 언덕을 넘으니 다시 팔당호와 토끼섬이 보이고 팔당댐도 저 멀리 그 모습을 드러낸다.


 

 

 

 






따뜻한 햇살아래 반짝이는 강물과 하남쪽 산세들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봐도 시원한 전망이다.





토끼섬쪽으로 이어진 길은 팔당호와 작은 호수를 만들어 놓았다.





토끼섬으로 불리는 작은 섬까지 논두렁 길로 연결되어있고 작은 호수 중간에는 나무로 길을 내어 중간까지 들어가 휴식공간도 만들어 놓았다. 





토끼섬으로 이어지는 길에 놓여있는 작은 벤치에 앉아서 커피한잔을 하니 세상에 부러울게 없다. 햇살이 이제는 따가울 정도로 날이 따뜻해졌나보다. 






토끼섬을 돌아 나오니 연꽃마을이 나온다. 





마을앞에 안내판들과 이정표가 있는데 덕지덕지 있어서 그런지 방향도 모르겠고 오히려 혼란스럽다.





어쨌든 다산길 시점이라는 곳에 다다른 모양이다. 언덕길로 돌아갈가 고민하다 자전거길이 보여서 자전거길로 다산삼거리까지 걸어가서 다산유적지로 돌아가기로 했다.





자전거길에서 내려다보니 다산유적지로 들어가는 언덕길을 포장하고 크게 새로 만든것 같다.




자전거 길이라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위한 휴게소와 대여소가 나온다.




조금 걸어오니 능내역이 나온다. 조안면 앞쪽 길에서는 골목안으로 들어가 있어서 잘 보이지 않았는데 이렇게 자전거길로 바뀌니 능내역을 지날 수 있게되었다. 자전거 길이 단장한지 얼마안되어 그런지 깔끔하고 기차로 만든 휴게소는 아직 준비중이다.







능내역을 지나니 트루어스 카페가 보인다. 가끔 들러 커피를 마시긴 하는데 자전거 길에서 바라보니 또 새로운 느낌이다.




다산삼거리에서 더 가보고 싶은데 다음에 가보기로하고 다산유적지로 발길을 돌렸다.





다산삼거리에서 다산유적지로 가는 곳은 나무들이 우거진 숲길이라 돌아오는 내내 시원하고 상쾌하다. 단지 차들이 좀 다녀서 위험하고 시끄럽긴하지만...




이렇게 쉬엄쉬엄 걷다보니 출발했던 다산 유적지에 도착했다. 다산길이라는 곳을 걸어본 건 처음인데 따사로운 햇살아래서 팔당호의 풍광과 아기자기한 마을을 보며 여유롭게 걷기에는 아주 좋은 것 같다. 좀 있으면 연꽃들도 피기 시작할텐데 그때 한번 더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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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ilect
여행/먼 곳 2012. 5. 8. 17:58

앙코르 와트 사원에서 접한 부조의 화려함과 웅장한 모습의 여운에 사로잡혀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데 또 다른 모습의 사원을 접하러 간다. 톡톡을 타고 해자를 돌아 앙코르 톰 사원벽을 타고 돌아 한참을 달리니 타 프롬 사원의 입구가 나온다.


 

 

 

 



[타 프롬 - Ta Prhom]





문을 통해 숲으로 이어지는 길로 들어서니 유적복원을 위해 늘어놓은 레고블럭 같은 큰 돌들이 보인다. 각 돌들은 위치가 정해지면 번호를 써놓아 복원 시 정확한 위치에 놓이게 되는 것 같다.





찬란했던 문화시절에 지어진 사원이지만 버려진 후 오랜 시간 밀림속에 폐허로 남아있는 유적지이다. 스퐁나무라는 거대한 열대림에의해 사원이 묻히고 파괴된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거대한 밀림속의 수백년된 스퐁나무가 유적지를 덮고 있는 모습은 장관이다. 사원의 건물 틈 사이로 뿌리를 내리고 그대로 자란 모습들이다.









유적 곳곳에 가림막을 하고 복원공사를 하고 있다. 무너진 유적들의 돌들의 위치를 찾아 원래 자리에 놓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나무를 베거나 옮겨야 하는데 아직 해답은 없는 것 같다. 혹자는 나무를 없애면 형체를 유지하며 버티던 유적마저도 무너져 내릴 것이라고 한다. 어떻게든 잘 복원되었으면 좋겠다.




 

 

 




사원은 아직도 많은 부분이 복원이 진행중이다. 다음에 올땐 아마 지금과도 다른 모습으로 복원되어 있지 않을까 싶다.

사원의 곳곳을 둘러볼 수 있지만 붕괴의 위험이 있어 보이는 곳도 있다. 


 

 

 

 

 

 

 

 




무너진 사원의 방이나 복도 벽에 보석이 박혀있던 자리는 보석은 없고 구멍만 남아있다. 


 

 




타 프롬 사원에도 여기 저기 무너진 유적에도 압사라를 비롯한 부조들을 볼 수 있다. 



 

 

 

 



서문으로 들어와 3겹의 내벽/외벽을 지나 동문으로 향하는 길 끝까지 모든 사원의 나무와 하나가 되어있다. 처음부터 이렇게 지어 놓은 것 같다. 그만큼 오랜시간 나무들이 사원 속에 자라서 그렇게 보이는 거지만....


 

 

 



이렇게 오다보니 동쪽문에 다다랐다. 동쪽 외벽과 문을 복원하는 모습을 사진을 찍어 보여주고 있었는데 복원이 그리 쉽지 않은 걸 다시한 번 알게해주는 것 같다. 


 

 

 

 


좀 전에 서쪽문으로 들어온 것 같은데 아쉽게도 벌써 동쪽문을 빠져나왔다. 





[앙코르 톰 - Angkor Thom]


바이욘 사원


타 프롬을 빠져나와 다시 톡톡을 타고 몇 분 이동하니 바이욘 사원이 나온다. 앙코르 톰의 중심에 우뚝 서있는 사원 바이욘...

사원입구 길 건너에 커다란 불상이 모셔져 있는데 불교사원에서 힌두사원으로 바뀌며 사원에서 빼버린 것을 다시 모셔 놓았다고 한다. 


 

 



복원 안내 메시지를 뒤로 입구로 들어서자 관세음보살이라는 얼굴들이 조각된 탑들과 한쪽 다리 복원의 흔적을 그대로 가지고 서있는 조각상과 좀 더 많이 손상되었지만 앙코르 와트에서 보았던 우유 바다 전투 부조가 새겨진 회랑이 나온다. 


 

 

 

 

 

 




바이욘 사원의 탑들에 새겨진 관세음보살의 얼굴상은 200여개가 넘는다고 한다. 각 탑에 사방향으로 4개의 얼굴이 조각되어 있다. 혹자는 사원을 건립한 자야바르만7세가 자신의 얼굴을 조각해 만들었다고 하는 의견도 있다고 한다. 어쨌든 탑들에 조각된 얼굴을 보고 있으면 놀랍기도 하지만 사원 어느 곳 모든 방향에서 나를 보고 있다는 생각에 오싹해지기도 한다.


 

 



똑같은 모습으로 만든 수많은 얼굴들이지만 긴 시간 변색되고 낡아서 모두 다른 모습으로 변한 것 같아 보인다. 사람도 짧은 시간 살면서 인생이 얼굴에 녹아난다고 하는데 석상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3층구조의 바이욘 사원을 둘러보다보니 언제부터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모르지만 방의 창문과 얼굴들을 원거리로 조합해서 키스하는 장면을 연출해 찍어대느라 탑안의 창문주위에는 사람들이 많다. 이번에는 200개가 넘는 보살상들 하나 하나, 탑의 방들을 모두 상세히 보지는 못했다. 다음에 오면 얼굴 모두를 한번 천천히 살펴봐야겠다.




바푸온 사원


바이욘 사원을 돌아나오며 일행분들이 지쳐 이제 돌아가려고 하는데 아쉬움이 남아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모두 보내고 와이프와 바푸온으로 향했다. 


코키리 테라스 옆 모습을 드러낸 바푸온. 해자 위로 길게 늘어선 난 다리가 우리를 맞는다. 입구문에 다다르니 외부에서 본 것과는  다르게 상당히 높은 탑이 보인다. 앙코르 톰이 생기기 전에 세워졌다는 사원이고 피라미드같은 중간탑 하나를 높이 세운 단순해 보이는 구조같아 보이지만 내부 부조가 화려하고 멋있었다고 한다. 그 화려한 부조를 지금은 훼손되고 유실되어 거의 볼 수 없다. 


씨엠립의 사원들은 복원 중이고 오래된 구조물이라 그때마다 관람할 수 있는 경로나 범위가 다르다고 한다. 바푸온도 밖에서만 봤다는 사람이 많았는데 운이 좋은 건지 오늘은 안으로 들어가 탑까지 올라갈 수 있게 되어있다. 


 

 




각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일부만 개방되어 그 곳으로 오르게 되어있다. 왕코르 와트의 3층계단도 엄청난 경사였지만 바푸욘의 계단도 만만치않게 가파르다. 여긴 관리하는 사람도 나와있지 않아 자칫 잘못했다간 사고가 날 수도 있겠다 싶다. 


 

 





각 층으로 올라 복도를 따라 반바퀴를 돌면 오르는 다음 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나온다. 이렇게 오르다 보니 주탑이 있는 층까지 올랐다. 

 

 




3층에 오르니 주탑 정상으로 오르는 계단이 나오는데 주탑은 붕괴위험이 있는지 오르지 못하게 되어있다. 외부 사암들은 모두 유실되었는지 붉은 라테라이트가 속살을 드러내듯 주탑을 이루고 있다. 




3층의 복도도 많이 유실된 부분을 복원해 놓았지만 군데 군데 보이는 조각들이 화려했던 사원의 모습을 알리는 듯하다.





단체관광은 여길 오지 않아 바푸온에는 사람이 거의 없다. 둘러보다 좀 쉴겸 3층 난간에 앉아 3층 정면을 바라보니 사원 앞쪽의 해자와 전경은 사원의 높이와 규모를 짐작케 한다. 




예전 모습을 어디에선가 본적이 있는데 거의 허물어져 있었는데 폐허이던 벽을 많이 복원해 놓은 모습이다. 






기단 주위의 탑들역시 화려한 장식으로 되어있다. 돌들을 깎고 차곡차곡 쌓아 이런 화려한 모습을 만든다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더우기 화려한 사원들이 오랜 시간 열대 밀림속에 묻혀 밀림의 한부분이 되어 화려했던 그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다.




바푸온 기단을 내려와 코끼리 테라스로 이어지는 뒷길로 돌아서며 사원을 보니 제단 같은 느낌이다. 


이번 씨엠립 기행은 웅장한 고사원을 잠시나마 만나고 느끼고, 호수와 시장을 돌며 캄보디아를 조금이나마 알게되어 너무 만족스러웠고, 단 몇일만 이런 즐거움을 느끼고 떠난다니 크나큰 아쉬움을 남긴다. 


더운날씨에 많은 사원을 만나며 교감하고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는 지식도 좀 필요하고 체력도 필요한 것 같다. 


꼭 다시 방문하여 만날 그날이 기다려지는 곳이다.


Posted by artilect
여행/가까운 곳 2012. 4. 29. 22:24

자전거 열풍이 불어 여기 저기 자전거 도로가 생겼다. 경춘전철이 생기면서 기존 일부 철도구간이 폐쇄되었는데 이걸 자전거도로로 재활용하는 공사가 작년에 한창이었던 기억이 난다. 지난 번 보니 도로가 완성되어 자전거가 다니는 걸 보았는데 오늘은 거길 한 번 걸어보기로 했다. 자전거도로지만 옆에 도보로 걸을 수 있도록 인도도 같이 만들어져 있다.


팔당에서 양평까지 죽 이어져 있는데 30km에 달하는 거리다. 하루정도 자전거를 타며 주위 풍경을 감상하기에는 적당한 거리인 것 같다. 팔당에서 양평까지 걷기는 좀 무리이고, 오늘은 다산로 토끼섬 앞에서 팔당역 근처 자전거도로 입구까지 왕복으로 걸어보기로 했다. 왕복 거리는 가까운 것 같아도 10km가 넘는 거리다. 




걷기 시작하려고 토끼섬 앞에 서니 한강과 어우러진 마을 풍경이 근사하다. 이런 곳에 한 번 살아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기차길 옆에 사는 건 그리 조용한 삶은 아니었겠지만 이제 기차는 다니지 않고 자전거들과 사람들이 앞으로 지나다니는 길이 되어버려 조금은 조용해졌겠지만 이젠 새로운 소음과 싸우는 듯하다. 그래도 한강이 펼쳐진 멋진 조망을 누리고 사는 건 행복해 보인다.





자전거 도로는 자전거가 오고가는 길과 사람이 다니는 길이 붙어 있다. 자전거 도로와 인도가 분리되어 있지 않아 걷다보면 인도로 왔다갔다 하며 자전거가 쌩쌩지나가니 조금 위험하긴하다.




바깥쪽 차도에서는 보이지도 않고 약간은 허름했던 식당인데 앞쪽으로 자전거도로가 나는 바람에 찾는 사람이 많아졌나보다. 자전거 도록쪽 식당입구에 만들어 놓은 가족상이 있는데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식당앞으로 죽 펼쳐진 자전거도로가 시원하다. 그리고 멀리 보이는 팔당댐 역시 멋진 풍광이다. 






예전에 자주가던 시골밥상 집도 보인다. 10년전쯤 한참 보리밥 된장 먹으로 많이 왔었는데 요즘은 사람도 많아지고 가격도 많이 오르고 맛도 예전 같지 않아서 거의 오지 않는 곳이다. 이렇게 예전 기찻길인 자전거도로에서 보니 오랜만에 한 번 가보고 싶기도 하다.





좀 지나니 봉안터널이 나온다. 터널속은 사람이나 자전거가 다닐 수 있도록 조명을 환하게 해 놓아 불편하지 않다. 오히려 조명을 너무 환하게 해 놓은 것 같아 눈이 부실 정도다. 길지 않지만 터널을 지나는 느낌은 항상 새로운 것 같다.





터널을 지나니 팔당댐이 바로 옆에 모습을 드러낸다. 비가 좀 와서 그런지 물이 많이 불어 있는 상태다. 댐에서 쏟아내는 물줄기가 저 멀리 팔당대교까지 한번에 치고 달리는 듯하다. 





차로 항상 다니면서 보는 풍경과 같지만 이렇게 걸으며 팔당댐 주위을 둘러보는게 훨씬 더 시원하게 눈에 잘들어 오는 것 같다. 한강과 산사이에 굽어진 도로를 보니 저 멀리서 기차가 달려올 것 같다.





중간 중간 앉아서 쉴수 있는 공간도 있다. 휴게 공간은 번호가 쓰여져 있는데 출발했던 토끼섬 앞이 9번이었다. 팔당역까지 이런 휴게 공간이 9개가 있는 것 같다.  





이야기를 나누며 가볍게 걷다보니 벌써 자전거도로 입구가 저멀리 보인다. 




자전거 도로 시작점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휴게소에 앉아 간단히 식사하며 출발준비를 하고 있다. 팔당역이나 근처에서 이곳으로 들어오는 것 같다. 입구 옆에는 말많은 4대강, 4대강 국토종주 안내판이 나오는데 한번에 종주하지는 못해도 구간을 나누어 한번 도전해 볼만한 것 같다.






자전거도로 입구에서 발길을 돌려 다시 토끼섬까지 천천히 오면서 휴게소에서 과일도 먹고 커피도 마시며 하다보니 금새 토끼섬까지 도착했다. 갈때는 한참 걸린 것 같은데 올때는 금방인 것 같다. 


토끼섬 앞 마을의 고목과 흐드러지게 붉게 핀 꽃잔디를 뒤로하며 오늘은 발길을 돌려 집으로 향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곳이라 왕복으로 걸어봤는데 가벼운 산책으로는 좋은 것 같다. 하지만 다음번엔 구간을 좀 더 잘 정해서 걸어봐야겠다. 







[다산길 ~ 양수리 구간]


지난 번 걸어본 자전거 도로 주변이 너무 좋아서 양수리 구간까지 더 걸어보기로 하고 다산길로 갔다.

다산길에서 조안면으로 넘어가 양수대교를 넘어 양수리로 들어가는 길이다. 조안면을 지나다니면서 보기는 했는데 이 길도 양수리 앞으로 펼쳐진 두물머리를 보면서 걷기에 좋은 것 같다.




양수대교를 건너기 건 작은 휴게소가 나오는데 커피한잔을 마시며 한강을 바라보니 정말 좋다. 



저멀리 다리건너 양수리가 보이고 뒤를 돌아보니 운길산과 수종사가 조그맣게 보인다. 



예전 기차가 다니던 길을 재활용해서 만들었는데 중간 중간 바닥을 유리로 만들어 아래를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양수리로 넘어오니 오늘이 장날이다. 작지만 구경도 하고 군것질도하며 양수리를 한바퀴 돌고 다시 왔던길을 따라 되돌아 왔다. 



오늘 걸어보니 자전거 타고 달려 보기에도 좋아 보인다. 지도를 보니 양평까지 죽 이어진다. 다음 번엔 자전거를 타고 한번 달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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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ilect
여행/가까운 곳 2012. 4. 29. 20:40

팔당댐이나 팔당대교에서 조안면으로 들어가면 운길산이 있다. 경춘전철 운길산역에 내리면 수종사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온다.  수종사가 있는 조안면은 행정구역상 남양주다. 북한강 끝에 걸쳐있긴 하지만 팔당에서 오히려 더 가까운 것 같다. 




운길산에서 등산로를 따라 등산을 해도 좋지만 차를 가지고 온다면 운길산의 수종사 입구까지 차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등산이 힘들면 차로 올라도 좋다. 45번 국도를 따라 운길산역을 지나 바로 보건소가 나오는데 그곳으로 들어가면 수종사로 갈 수 있다. 수종사로 올라가는 길은 경사가 커서 차로 올라가기 좀 힘들긴 하지만, 어느정도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어서 천천히 오르면 수종사 입구까지 갈 수 있다. 겨울엔 제설을 하긴 하지만 차로 오르기엔 좀 힘들었던 기억도 난다. 


수종사에 오르면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등 팔당호 주변을 시원하게 볼 수 있어서 좋다. 운길산 정상은 해발 600미터가 조금 넘는다. 정상 아래 중턱에 양수리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 수종사가 있다. 



덜컹덜컹 차를 통통 튀기며 10여분쯤 오르니 운길산수종사라고 쓰여있는 수종사 입구문이 나온다. 문앞으로 차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약간 있는데 평일이나 한가한 주말에는 주차하기 어렵지는 않은 것 같다. 




수종사 입구 앞에는 등산객과 절에 방문하는 신도들을 위한 매점과 간단한 차와식사가 가능한 곳도 있다. 

겨울이나 사람이 없을 때 왔더니 모두 문을 닫아 그냥 버려진 건물인 줄 알았는데 날이 따뜻해지고 좋아지니 문을 열고 영업을 하고 있다. 



 

 

 

 
























수종사 입구문에서 몇 백미터 올라가야 수종사가 나온다. 올라가는 길에 불상이 세워져 있는데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왜 그런지 모르게 이 불상앞에서는 더 경건해지는 것 같다. 




비바람의 영향이었는지 큰 나무 하나가 비틀어 꺽은 것처럼 밑둥에서부터 부러져 누워있다. 




조금 걸어오니 또 다른 문이 하나 나온다. 저기 문부터 수종사인가보다. 문옆의 차들은 아마도 절 관계자 들의 차량인 것 같다. 아래 문에서 절관계자 외에는 차량진입이 안된다고 써 있었던 기억이 난다. 




운길산 등산로 안내도다. 수종사에 여러번 왔어도 아직 운길산 정상에 올라가 보지 못했는데 이번에도 다음번엔 올라가봐야지하고 마음먹는다. 이 곳에서도 1km 정도 올라가는 것 같은데 산세가 좀 험해 보이긴 하다.


 

 




















등산로를 옆으로 절로 들어가는 계단이 나온다. 할머니 한 분이 힘들게 오르시고 계신다. 계단을 오르면 수종사 내부가 나온다. 

공사중인 곳도 있고 석가탄신을 맞이할 준비를 하느라 약간 어수선 해 보이긴 하지만 아늑하고 정감있는 절제된 공간임을 느낀다.


 

 

 

 

























 

 

 


수종사 이정표를 따라오다보면 수종사오층석탑이라고 되어있다. 


세조 때 세워진 사찰 자체는 오랜 역사의 시간속에 많이 소실되고 복원된 모습이지만,

그 이후 성종때를 건립으로 보는 오층석탑은 이전을 많이 했지만 소실되지 않은 문화유산으로 남아 있는 것 같다.  

오백년이 넘은 석탑은 아주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랜 시간 속에서 겪은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하다.























































절의 낮은 담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남한강과 북한강... 모든 사찰이 그런 건 아니지만 절은 풍수지리학적 이유던지 아니던지 정말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것 같다. 산의 나무들도 이제 울긋 불긋한 꽃들과 푸르른 잎들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팔당전망대에서 보는 팔당호의 전망과는 사뭇 다른 전망이다. 








수종사에 오면 항상 차를 한잔 하고 간다. 찻집이 있는 건 아니고 절 안에 담소공간이 있는데 그곳에서 차를 한잔 마시며 큰 창문 밖으로 보이는 전망을 바라보고 있으면 세상의 모든 시름을 잊고 마냥 즐겁고 행복해진다. 내가 수종사에 오는 첫번째 이유가 아닐까 싶다. 내부에서는 사진촬영이 안되는 관계로 문밖에서 들여다 보이는 모습만 살짝 나의 흔적으로 남겨본다.


내부 광경은 아쉽지만 능내역에서 받은 남양주 매거진 4월호의 표지 사진이 수종사 담소공간이다.

































절 한켠에는 신도들 개인의 바램과 소망을 담은 기와들이 지붕에 얹혀지길 기다리고 있다. 절 반대쪽 나가는 문 너머로 큰 은행나무가 보인다. 이 은행나무는 수령이 500년이나 되어 보호수로 지정되있다. 수령만큼이나 웅장한 모습으로 수종사와 하나가 된 듯 한 모습이다. 


 

 

 





은행나무 앞으로 돌아내려가려니 운길산으로 올라가고 조안면으로 내려가는 등산로가 나온다. 녹음이 더 푸르를 때 정말 한 번 걸어서 올라와 정상까지 가봐야 할 것 같다.


 

 

 

 




































은행나무 있는 곳으로 나오면 올라왔던 계단길이 아닌 차가 다닐 수 있는 비탈길이 있다. 비탈길을 따라 돌아 내려오니 아쉽긴 하지만, 명당 중의 명당이라는 곳에서의 멋진 풍경과 음미했던 차향과 맛을 떠올리며 아쉬움을 달래본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이런 멋진 곳에서 차 한잔과 담소를 나눌 수 있다는 건 작은 행복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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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ilect
여행/먼 곳 2012. 4. 22. 13:13

앙코르 와트(Angkor Wat), Angkor는 도시라는 의미를 가지고, Wat는 사원이라는 의미로 즉 사원의 도시, 이런 의미라고 한다. 

캄보디아를 여행하는 대부분의 관광객은 앙코르 와트를 보기위해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씨엠립에 여러 개의 사원이 있지만 가장 잘 보존되고 규모도 가장 큰 앙코르 와트, 천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웅장한 크메르 제국의 찬란했던 영광을 눈으로 손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싶다. 

이번엔 짧은 일정으로 앙코르 와트가 어떤 곳인 지만 알아보고 왔지만 다음 번에 이 곳에 올땐 넉넉한 시간을 가지고 회랑의 벽부조, 탑과 벽 등에 새겨진 부조 하나 하나 살펴봐야 겠다.

앙코르 와트는 힌두사원으로 세워지고, 역사의 흐름 속에 불교 사원으로 바뀌어 웅장함을 뽐내다 쇠락하여 버려지고 사람들의 기억속에 사라졌다 발견되어 과거를 되새겨 볼 수 있게 해주는 곳이다.


앙코르 와트 등 유적지를 들어가려면 입장권을(패스) 구매해야한다. 사원 관람시간은 아침 5:30에서 오후 5:30까지라고 되어있다. 3가지 패스를 판매하고 있는데, $20 (1일권), $40 (3일권, 연속3일 또는 7일내 3일), $60 (7일권, 연속7일 또는 1개월내 7일) 
이렇게 3가지다. 재밌는 건 패스를 구매할 때 얼굴 사진을 찍어 패스에 출력해서 준다. 패스 구매자만 그 패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같은데 글쎄 효과는 있는 지 모르겠다. 



앙코르 와트는 해자라는 사원을 둘러싸는 물길과 그 안쪽의 앙코르 시티, 사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해자는 외부의 침임을 방지하는 기능도 있지만 건축의 구조적인 이유로 만들어졌다고도 한다. 무거운 돌들로 앙코르 와트 건축 당시 씨엠립의 지반 구조가 약하여 비가오거나 할 때 여러 번 무너져 내렸다고 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폭 200m의 해자를 둘러 범람 등의 완충 역할을 했다고 한다. 


힌두사원으로 지어져 서쪽에 입구를 두고 있으며 입구를 통해 들어가면 사원 건물이 나온다. 사원 건물은 3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층은 800m가 넘는 900년전 돌에 새긴 거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한 부조 회랑을 가지고 있다. 십자회랑을 통해 2층으로 이동하면 2층은 1500개가 넘는 압사라(천상의 무희) 부조가 새겨져 있다. 3층은 최상부는 65m 높이로 4개의 모서리 탑과 중앙탑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를 오르는 12개의 계단들이 있다. 


 

 



















매표소에서 패스를 사서 조금 이동하자 드디어 앙코르 와트가 해자와 함께 그 모습을 드러낸다. 




입구에 있는 사자와 뱀 조각상들을 보자 들어가기도 전에 벌써 온몸에 전율이 오는 것 같다. 


 

 














서쪽입구는 해자를 가로질러 들어갈 수 있도록 다리와 같이 되어있고, 군데 군데 보수를 하긴 했어도 울퉁 불퉁한 돌들이 긴 역사의 세월을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이렇게 해자를 건너오니 사원을 둘러싼 외벽과 탑들, 그리고 진입문들이 나온다. 




사원을 둘러싼 벽과 입구의 테라스, 그리고 문을 지나오며 긴시간 검게 변색해온 사암과 그 위의 조각과 부조들이 보인다. 큰 돌들에는 구멍이 뚫려 있는데 구멍은 두가지 종류다. 하나는 코끼리를 이용해 운송하기 위해 나무를 끼웠던 구멍이고, 또 한 종류는 전쟁의 상흔으로 남은 총탄 자국이다.


 

 

 

 

 

 











































사원벽을 넘어오니 사원으로 이어지는 긴 돌길과 연못, 도서관 서있고, 우뚝 솟아있는 앙코르 와트 첨탑들이 보인다. 




연못 앞에서 연못에 비친 사원의 모습이다. 씨엠립에서 앙코르 와트를 대표하는 사진이나 그림들을 봤었는데 여기서 찍었나보다. 그러고 보니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사진을 찍는다. 




오늘은 해가 나오지 않은 흐린 날인데도 입구에서 몇 백미터 걸어왔을 뿐인데 땀으로 범벅이다. 맑은 날 해가 나올 때는 정말 더울 것 같은 생각이든다. 앙코르 와트에는 항상 사람이 많은데 가장 사람이 적은 시간은 점심때라고 한다. 가장 뜨겁고 식사 시간이라 이 시간에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연못옆에는 큰 나무밑으로 매점이 늘어서 있는데 지금은 많이 정비되어 이정도이고 예전에는 사원내 곳곳에 노점상들이 늘어서 있었다고 한다. 더위도 식힐 겸 야자수 열매로 목을 축이고 드디어 사원의 1층 회랑으로 들어간다.





사원 서쪽벽 회랑이다. 힌두전설의 이야기를 벽에 새겨 놓았다. 사원을 건설한 수리야바르만2세가 계급사회와 가족들을 멸하고 왕위를 찬탈한 힌두전설의 유사한 이야기로 정당화한 내용이라고 한다. 회랑 벽 부조는 윗 부분 장식으로부터 안으로 들어가 있는데 원래 같은 면이었는데 부조를 새기기위해 깎아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사암이란 돌은 무르기 때문에 깎기가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고는 하지만 이런 규모로 깍으려면 긴 세월 수많은 예술가들이 희생했으리란 생각이 든다.





회랑 천정을 덮는 내부 천정은 대부분 소실되어 없어서 삼각형 모양의 천정이 그대로 보이지만 남쪽회랑에 연꽃무니가 있는 타일로 천정이 복원되어 있다. 천정에서 타고 내려오는 기둥에도 세밀한 조각들이 새겨져 있다.




회랑은 천정아래 부조가 있는 내벽과 기둥이 죽 늘어서 있고 기둥 바깥쪽으로도 외부에 뚫린 공간으로 기둥을 더 세우고 늘려 좁은 복도처럼 만들어 놓았다.


 

 






































회랑의 부조를 모두 깊이 감상하려면 힌두와 크메르에 대한 역사에 대한 많은 지식이 필요하고 이해를 해야한다. 안내자의 짧은 설명으로 주요 감상내용을 이해는 했지만 모두 알 수는 없는 것 같다. 사전 공부도 좀 하고 일주일 이상은 봐야 깊이있게 둘러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회랑벽의 부조를 천천히 들여다 보면 탄식이 절로 나온다. 상황의 절묘함과 상세한 묘사. 부조의 정밀함이 그 시절의 찬란했던 문화수준을 가늠케 한다. 

부조의 주요 장면들은 반질반질하게 변했는데 사람들이 많이 만져서 그런 줄 알았는데 탁본을 많이 떠서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생생한 부조에 있는 인물들의 표정들은 오랫동안 기억속에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남쪽회랑의 천정은 연꽃모양의 천정이 남아있으며 복원공사가 한창이다. 연꽃을 보니 불교사원으로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 같다. 끝부분에 연꽃천정이 이빨 빠지듯 하나 빠져있는데 천국으로 오르는 곳이라나... 회랑의 일부는 벼락을 맞아 일부 무너져 내리고 금이가서 복원을 했다고 한다. 


 

 



















1층 회랑을 다 보지는 못하고 2층으로 향했다. 시간 상 북쪽 회랑은 못 보고 2층과 3층을 구경한다고 한다. 2층으로 향하는 돌계단 위에 나무계단을 만들어 기존 돌계단을 보호하고 있다. 2층에 오르니 회랑 내부는 1층과는 사뭇 다르다. 바깥으로 복도가 뚫려있지 않고 창문과 창문살로 구성되어있고 내부로는 회랑부조와 벽 대신 안으로 창문으로 되어있다. 



 

 





































2층안쪽으로 들여다보니 숨어있던 3층이 모습을 드러낸다. 3층으로 향하는 계단은 각 방향 중앙에는 각 모서리 계단보다는 덜 가파른 계단으로 되어있다. 덜 가파르다고 해도 상당히 가파른 계단으로 고소공포증이나 허약한 분들은 오르기에 상당히 부담스러운 계단이다. 3층으로 오르는 12개 계단 중 하나를 개방하여 나무계단을 만들어 3층에 오를 수 있게한다. 3층으로 오르는 나무계단에는 3층으로 오르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계단 앞에서 통제하는 사람이 복장점검을 하고 올려보낸다. 전날 어깨와 팔을 덮고, 무릎을 덮는 옷을 입어야 오를 수 있다는 걸 들었는데 대부분 사람들이 옷을 갖추고 3층으로 향하고 있다. 개중에는 이런 정보가 없어서인지 짧은 반바지나 어깨가 없는 옷을 입고 저지당해 올라가지 못하고 당황해 하는 사람들도 있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복장을 다 갖춘 미인이 입장을 거부당했다고 하는데 이유는 너무 아름다워서라나...


 

 





































3층에 오르니 사원 앞쪽이 한눈에 들어온다. 2층에 지쳐서 죽 늘어 앉아 있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천상계에서 인간의 모습들을  보는 듯하다.




3층은 기단부분을 죽 돌며 내부 해자와 중앙부분을 관람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올라와 바깥쪽 벽면과 가파른 계단을 다시 내려다 보니 사원을 지은 당시의 건축기술에 놀랄뿐이다.

 

 

 



















2층의 도서관 유적과 한구석에 모아 놓은 아직 자리를 찾지 못한 돌덩이들이 보인다. 복원이 더디고 어려운 점이 무너진 돌더미를 원래의 위치를 찾아 하나씩 복원하는 것 때문이라는데 위치를 찾는 것 자체가 신기할 따름이다.





3층 가운데 우뚝 솟은 중앙탑은 갖가지 장식과 부조들로 그 화려함와 웅장함을 뽐내고 있다. 혹자는 탑부분과 일부 기둥면이 황금으로 칠해져 있었다고 한다. EBS 다큐에서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복원한 모습을 봤던 기억이 난다. 실제 탑에 와서 보고 황금 빛으로 빛나는 모습을 상상해 보니 감히 범접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중앙부에는 힌두사원의 흔적은 많이 없어지고 불상들이 모셔져 있다. 저멀리 남쪽으로 불교사원이 보인다. 사원내 보석이 박혀있었던 곳과 작은 불상들의 머리는 모두 분실되어 흔적만 남기고 있다. 


 

 

 






























아직 계속 복원 중이라 관람로는 그때 그때 바뀐다고 한다고 한다. 운이 나쁘면 붕괴위험으로 3층 관람을 하지 못하기도 한다. 기단, 벽, 기둥, 창살 등의 아직 자리를 찾지 못한 돌덩이들이 여기 저기 모여 있다. 3층 복도의 벽과 중앙탑의 부조를 눈에 담으며 아쉽지만 2층으로 다시 내려와야했다. 


 

 

 

 


























2층에서 다시 십자회랑을 통해 1층으로 내려왔다. 앙코르와트는 외부는 무른 사암으로 되어있는데 어떻게 버틸까 했는데 사암이 유실된 속으로 다른색의 돌이 보인다. 라테라이트라는 돌인데 강도가 아주 높은 돌이라고 한다. 무겁게 쌓아 올린 돌들을 버티기 위해서 라테라이트로 기초를 쌓고 외벽에 조각과 장식을 위해 사암을 사용했다고 한다. 십자회랑에는 3층에서 봤던 목욕탕이라고 하던 그 해자 구조가 똑같이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앙코르 와트 사원 건물들을 둘러보고 다시 들어왔던 정문으로 돌아 나가야 한다. 꼬리를 잃은 사자상과 한참 보수공사 중인 사원건물로 들어가는 중앙 테라스, 연못에서 물놀이하는 캄보디아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다시 정문 해자를 건너 버스에 몸을 싣고 앙코르 와트를 빠져 나왔다. 나오는 길에 노란 기구가 눈에 띈다. 제주 서귀포에 탔던 기구가 생각난다. 그냥 수직으로 올라가서 주위 풍경을 구경하고 내려오던 그 기구가 여기에도 있나보다. 얼마나 올라가는 지는 모르겠지만 타는 사람이 없는 지 한산해 보인다. 몇 백미터는 올라가야 앙코르 와트를 내려볼 수 있을텐데 그렇게 올라가지는 않고 겨우 수십미터 올라간다고 한다. 


 

 















규모와 조각의 화려함 등으로 불가사의에 까지 등재되었다는 앙코르 와트. 건립한 지 천년 가까이 흐른 지금 짧은 시간 눈으로 손으로 느껴가며 이 곳을 모두 이해하고 음미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같다. 물론 건축학자도 역사학자도 아니지만 나와 다른 민족의 과거 제국에서 세운 밀림속의 거대한 돌사원을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대단한 일이고 나에겐 가슴 벅찬 일인 것 같다. 

다음에는 공부도 좀 더하고 시간도 좀 더 내서 앙코르 와트의 매력에 빠져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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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먼 곳 2012. 4. 20. 00:40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를 보기위해 이 곳 씨엠립에 온다. 

씨엠립(Siem Reap)은 Siem과 Reap이 합쳐진 말인데 Siem은 샴 이라고 해서 태국을 의미한다고 하고, Reap은 독립을 의미한다고 한다. 주변국가들과의 긴 역사와 전쟁 속에서 태국으로부터의 독립을 기리기 위해 도시의 이름을 이렇게 지었다고 한다. 


실제로 씨엠립은 태국의 수도 방콕으로부터 그리 멀지 않다. 요즘은 태국에서 육로로 이동하여 캄보디아에 입국한 후 이 곳 씨엠립에 오기도 한다고 한다.


나 역시 앙코르 와트를 보기위해 씨엠립에 오긴 했지만 짧은 일정에도 씨엠립의 다른 곳을 둘러볼 수 있었다. 

둘러본 곳은 바레이 인공호수, 톤레삽 호수와 와트마이 사원, 그리고 마켓거리 등이다.




짧은 시간이나마 현재의 캄보디아를 볼 수 있었고, 관광지임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뜨겁고 습한 공기가 얼굴을 확 감싼다. 씨엠립의 날씨는 대충 알아보긴 했지만 이렇게 뜨거울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몇일 다니면서 느낀 거지만 정말 덥고 뜨거운 곳이다. 씨엠립 공항은 작지만 아기자기하게 잘 정돈된 국제공항이다. 알려진대로 입국 시 이 곳 캄보디아 입국심사관들과의 실랑이가 벌어진다. 이들은 익숙해진 듯 거리낌없이 빠른 처리를 위한 웃돈을 대놓고 요구한다. 나 역시 피해갈 수 없었는데 아내가 먼저 심사하고 있는데 심사관이 줄서 있는 나를 부른다. 가족이냐고 물은 뒤 이달라 이달라를 나즈막하게 중얼댄다. 모르고 온 것 도 아니고 시끄러울 것 같아 그냥 2달러를 손에 쥐어주고 심사대를 빠져나왔는데 후회가 된다. 내가 오히려 이런 관행을 만드는데 도움을 준 건 아닌가 하고...


심한 경우는 몇 십불까지 요구하기도 했다. 돈을 주지 않으면 입국신고서 작성내용에 철자 하나까지도 꼬투리를 잡으며 심사를 해주지 않는다고 한다. 


 














이렇게 씨엠립 공항에 도착해 반가움과 아쉬움을 남기며 호텔로 향한다. 프린세스란 호텔인데 얼마전 한국분이 인수한 호텔이라고 하는데 새로 정비해서 깨끗하고 식사도 괜찮은 편이었다. 호텔 가기전 명일각이라는 한국 식당에 들러 간단히 식사를 하고 호텔로 가서 체크인을 했다. 내일 일정 안내를 받고 방으로 들어왔는데 아직 초저녁이다. 


 

 

 
















짐만 대충풀고 바로 호텔 밖으로 나왔다. 초저녁이고 해서 다운타운에 나가보기로 했다. 걷기엔 좀 거리가 있는 것 같고 요금도 그리 비싸지 않다고 해서 툭툭을 이용해 보기로 했다. 


공항에서 6번도로를 따라 다운타운까지 주욱 호텔이 늘어서 있는데 프린세스호텔 앞도 6번도로다. 호텔 앞 도로로 나오니 툭툭 기사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다가 날보고 다가온다. 올드마켓까지 얼마냐고 물었더니 5달러를 달라고 한다. 보통 툭툭은 4명까지 탈 수 있는데 대당 3불 정도면 다운타운 등 대부분의 거리는 왕복으로 갈수 있다고 한다. 흥정하여 왕복 4달러에 타고 마켓으로 향했다. 다운타운 내 마켓으로 가면 마켓입구에 툭툭을 내려주고 돌아갈 시간약속을 하면 그시간에 그 곳으로 와서 다시 데려간다. 왕복은 돌아와서 요금을 지불하기 때문에 복잡해서 난 타고온 툭툭을 찾기힘들어도 툭툭 기사들이 정말 날 잘 찾는다. 


이 곳 씨엠립의 도로에는 신호등이 없다 유일하게 있는 하나의 신호등은 6번도로와 다운타운 교차로에 있는 신호등이다. 

신호등이 없는 길을 수많은 툭툭이 정신없이 다녀도 사고가 나지 않는 걸 보니 신기하기도 하다.



[Old Market]


지도상에 있는 마켓지역은 밤늦게까지 돌아다녀도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 자정이 가까운 시간까지도 사람이 있고 대부분 관광객들과 상점들이 밀집해 있어서 안전하게 돌아볼 수 있다.




마켓입구에 도착하니 그야말고 불야성이다. 호텔앞과는 다르게 사람도 많고 음식점, 카페, 상점, 마사지가게들이 즐비하다. 

눈길을 끈 것 중 하나는 열대어를 파는 곳인 줄 알았는데 닥터피쉬 체험하는 수조다. 돈을 내고 발을 담그고 앉아서 잠깐 동안 닥터피쉬 체험을 해보는 곳이다. 


 

 














입구에서 몇 십미터 들어오니 오기 전 알아보았던 다운타운 정보 중 Red Piano란 가게가 보인다. 안젤리나 졸리가 툼레이더란 영화를 이 곳에서 찍으면서 자주 들러 유명해진 곳이란다. 목도 마르고 해서 일단 들어가 보기로 했다. 




2층에 창가쪽에 자리를 잡고 메뉴판의 첫페이지를 넘기니 안젤리나 졸리가 나온다. :-) 

다들 맥주를 마시는데 너무 더워서 아이스커피를 시켰다. 에스프레소 더블샷 아이스커피. 이번 여행을 하며 에스프레소 커피를 맛보지 못했는데 여기서 마신 아이스커피는 정말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한잔에 1.75달러다. 나중에 마켓 헤집고 다니며 가게마다 메뉴판 뒤져봤는데 이집이 제일 싸고 맛있다. 


지금도 와이프와 Red Piano에 먹은 아이스커피와 분위기를 그리워하며 자주 이야기 한다. 


 

 

 

 





































마켓 거리를 다니다 보면 길거리에 전쟁시나 후에 지뢰때문에 피해를 본 상의군인들이 도와달라고 공연을 하고있다. 캄보디아의 아픈과거다. 길거리 이곳 저곳에는 사람들을 기다리거나 호객행위를 하는 툭툭이 늘어서 있다. 



 

 














마켓지역의 골목 골목 다니다 보면 볼 것도 많고 시간가는 줄도 모르겠다. 다른 나라의 시장과 밤문화를 들여다 보는 것은 상당히 재미 있는 문화체험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마켓을 다니다보면 마사지 가게가 참 많이 있는데 가격은 싼편이다. 가게마다 가격차이가 있긴한데 비싸도 1시간에 10불이상을 넘진않는다. 시장 구경하다 다리가 아파서 2달러/1시간 발 맛사지를 받아 봤는데 나쁘지 않다.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가격인데... 여러군데서 마사지를 받아 보았는데 어떤 가게는 바로 앞에서 압살라 공연도 한다. 찾아간 건 아닌데 쉴려고 앉은 곳이 시장에서 하는 공연장 앞이라니...



 

 

 

 

 

 




































여기 씨엠립에 있는 동안 남는 시간만 있으면 밤이고 낮이고 툭툭을 타고 올드마켓으로 나갔다. 

몇 일을 다니니 왠만큼 다 구경한 것 같은데 와이프는 아직도 볼게 너무 많이 남았다고 아쉬워한다. 

낮엔 사람들이 사원 구경하느라 관광객들은 별로 없고 재래시장이 있어서 그런 지 대부분 현지인들이다. 낮에 돌아다니며 너무 더워서 Red Piano 옆 가게에서 망고스무디를 하나 사먹었는데 맛이 예술이다. 돌아가면 이 망고 스무디가 난 제일 그리울 것 같다.


 

 




































캄보디아의 씨엠립에서 저녁마다 툭툭을 타고 마켓에서 이것 저것 사먹고 구경하고 마사지도 받고 하던 기억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바레이 인공호수와 현지인 가정 방문]


바레이 인공호수는 크메르 제국 시절 번창했던 도시의 저수지로 만들었다고 한다. 호수 남쪽으로 들어가니 해수욕장처럼 파라솔을 늘어놓고 현지인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씨엠립 어딜 가나 관광객이 나타나면 아이들이 따라다니며 장식품 등을 판다.  한국노래도 하면서 구경하는 내내 쫓아다니며 사달라고 졸라댄다. 그런 모습들이 이곳의 모습이겠지만 돌아서는 마음이 그냥 좀 무겁다. 그냥 똑같은 아이들인데...


호수입구 길에 바베큐 가게가 있는데 거기서 개구리, 메추리 구이를 사서 맛을 봤는데 징그럽게 생기긴 했어도 의외로 맛있다. 


 

 

 

 

























호수를 보고 나오는데 현지인집에 잠깐 들러 구경해 볼 수 있다고 한다. 나름 잘사는 집이라고 하는데 넓은 마당과 텃밭, 논도 조금 있고 2층으로 된 집에 1층은 거실같은 공간이고 2층은 주거공간이다. 나무로 대충 지은 것 같은데 생각보단 튼튼하다. 마당에 있는 물펌프는 한국의 한 대학에서 설치해 주고 간 모양이다. 동네에서는 잘사는 집에 해줘서 말이 많다고 하는데... 아마 이런 저런 이유로 도움받고 구경할 수 있도록 방문을 허락한 것 같아 보인다. 


 


 


 


 


 


 


 


 
















































[톤레삽 호수 - 동남아 최대의 호수]

[Picture from Wikipedia]


씨엠립 납쪽으로 10km 정도 내려오면 톤레삽 호수가 나온다. 동남아 최대의 호수다. 건기때 제주도 1.5배정도의 크기라고 한다. 


이곳은 10월~3월은 건기이고, 4월~9월은 우기라고 한다. 


우기 때 호수의 면적은 건기 때 호수 면적의 4배가 된다고 한다. 톤레삽으로 흘러드는 메콩강의 범람으로 호수로 흘러드는 물의 흐름이 역류하여 육지로 다시 들어간다고 한다.

















톤레삽 호수에 도착하니 매표소와 선착장이 나온다. 나중에 들었는데 이 곳은 수칭투자라는 곳에서 운영하는데 국내 SK증권과 골든브리지에서 지난 2007년에 투자한 회사라고 한다. 이 후에 이 곳은 매표소도 생기고 많이 정비되었다고 한다. 


 

 














함께 배를 타는 사람 수에 따라 몇 가지 크기의 배가 있는 것 같다. 요금이나 코스는 자세히 알아보지 못했는데 몇 가지가 있는 것 같다. 배를 타고 30분정도 가면 톤레삽이 나온다. 콩니 수상가옥들과 저멀리 보이는 수평선...


콩니 수상가옥 중 휴게소로 운영되는 곳에 잠깐 내려 음료수 등을 사먹으며 잠깐 더위도 식히고 휴식을 취한다. 휴게소에 있는 동안 수상가옥 마을에서 여러 물건들을 가지고 와서 파는 아이들이 몰려든다. 배도 아니고 큰 양동이를 타고 와서 물건을 판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자 심지어 뱀을 한마리 목에 두르고 나타나서 사달라고 조르기도 한다. 


수상학교도 방문하는 게 있다고 하는데 방문하지는 않았다. 


톤레삽 호수는 반나절 정도 톤레삽 호수에 와서 잠깐 배를 타고 수상 가옥을 멀리서 보는 것 외엔 그리 특별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직접 수상가옥 내로 들어가 보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멀리서나마 이 곳 수상가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어렴풋이 본 것 같은 기억이다. 


 

 

 

 

 

 

 

 

 

 

 

 






































































[와트마이 사원]


캄보디아는 크메르 제국이라는 과거의 화려하고 찬란했던 역사와는 달리 현대에 크나 큰 아픔과 상처를 남긴 전쟁의 흔적이 남아 있다. 어릴 적 킬링필드란 영화를 봤던 기억이 난다. 전쟁 속 살아남기 위해 탈출하는 기자..


와트마이 사원은 이념과 전쟁으로 학살된 수많은 영혼들을 위로하기 위해 세운 작은 사원이다. 가운데 있는 유골탑을 보니 겪지는 못했어도 학살의 참상이 전해지는 듯하다. 


전쟁과 이념, 폴 포트 장군의 학살, 미군에 의해 자행된 1차 킬링필드 등 많은 역사적 사실들은 뒤로 하고 그냥 숙연하게 수많은 영혼들에 대해 진심으로 위로하고 싶다. 다시는 이런 전쟁과 학살이 없기를...

사원을 한바퀴 돌아나오는데 뒷마당에 있는 망고나무에 망고가 가득 열렸다. 좋아하는 망고가 여기 저기 널려 있는 걸 보니 왜 이리 부러운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씨엠립에 사원들을 보러온다. 뜨겁고 더운 날씨에 하루 종일 사원들 둘러보는 건 왜만한 체력으론 어렵다. 사원을 둘러보기에도 시간이 모자라긴 하지만, 일정 상 시간이 남으면 마켓에서 휴식을 하거나 캄보디아 여러 곳을 둘러보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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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까운 곳 2012. 4. 20. 00:02

광릉수목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 푸르른 녹음, 알록달록 여기 저기 피어있는 꽃들, 신선한 공기와함께 사색의 여유를 주는 산책길 이런 것들이다. 


이런 것들을 떠올리며 오랜만에 광릉수목원을 가보기 위해 예약을 했다. 예전엔 머리 복잡하면 그냥 갔던 곳이었는데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언제부턴가 예약제로 바뀌었다. 예약은 전화나 국립수목원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이렇게 예약하고 아침 일찍 광릉수목원으로 향했다. 진접으로 접어드니 차가 막히기 시작한다. 그리고 수목원 입구로 가는 그길에 대한 느낌이 예전의 그길 느낌이 아니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가로수가 되어 숲으로 들어가는 그런 느낌이었는데, 나무들도 차들과 사람들에 지쳐 힘들어 보이고 나무도 많이 줄어든 것 같다. 


이렇게 도착한 수목원. 차를 주차하는데 큰 관광버스들이 가득하다. 유치원, 학교, 수학여행 등 단체로 관람하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주차비가 있는데 나올 때 3천원을 주고 나왔다. 


매표소에서 예약확인을 하고 표와 지도를 받아 오늘의 수목원 산책방향을 정했다. 


 

 

 













오늘의 산책길 결정 (동물원으로 이어지는 숲속길을 가지 못하는 게 너무 아쉽다) - 아래와 같은 경로로 걸어도 거의 6km다. 




매표소를 지나 다리를 건너 수목원으로 들어간다. 





봄이 온지 한참이 지난 것 같은데 꽃들이 이제야 피기 시작하는 것 같다. 진달래와 개나리... 언제 봐도 봄의 설레임을 느끼게 해주는 아름답고 정겨운 꽃들이다.




여기 저기 피기 시작하는 여러 꽃들과 새로 싹이 돛는 나무들... 아직은 앙상하고 초라하지만 곧 뜨거워질 날씨와 몇 번의 비만 내리면 푸르른 녹음이 우거질 것이다.


수생식물원은 겨우내 잠들어 있다 이제 봄을 맞을 준비를 해야할 것 같은데 아직 겨울의 추웠던 흔적으로 지저분하게 남아있다.


 

 

 

 
















































관목원으로 들어오니 산딸기 나무들이 눈을 끈다. 산딸기가 탐스럽게 열린 모습이 보고싶다. 시골마을 뒷산에 흐드러지게 열려있던 산딸기가 생각난다.


 

 

 

















단체 관람객들은 모두 아래 광장에 있는지 수목원내 산책길에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산책길 여기 저기에는 소나무잎들만 어설프게 푸르지만 마른 나무가지만 앙상한 나무들도 열심히 새싹들을 보이고 있다. 


 

 

 

 

 

 




































관목원과 수생식물원을 돌아 중앙으로 오니 보라색 라벤더가 싱그럽게 나를 맞이한다. 라벤더를 뒤로하고 난대식물온실로 들어가 보았다. 식물원 같은 곳에 가면 느끼는 게 식물 이름이 너무 어렵다. 적어 놓지 않으면 이름을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특이한 식물을 본 건 흐릿하게 기억에 남는다. 


       
   
   











































박물관 앞에 꽃밭에는 꽃이 없어서 박물관을 한 번 둘러보고 가기로 했다. 박물관안에 예전에 보았던 팽나무 장식이 아직 자리를 잡고 있다. 






박물관 옆으로 열대식물자원연구센터다. 예전엔 없었는데 언제 생겼는지 모르겠다. 여길 둘러보려고 했더니 예갹하고 시간에 맞추어 관람을 한다고 하는데 시간이 안 맞아 다음에 관람하기로 했다. 




드디어 동물원으로 이어지는 숲속길...그런데 숲보호와 동물원 미준비로 개방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쉽지만 발길을 돌리고..




데크로 길을 만들어 놓은 생태관찰로... 여기도 아직은 봄이 오지 않은 듯 하다.





예전에 없던 태풍 피해 흔적을 그냥 그대로 보존하여 보여주고 있는게 인상적이다. 2010년에 곤파스란 태풍이 불었었나?






침엽수원과 육림호란 곳을 돌아 입구 쪽으로 다시 돌아 내려왔다. 

어린이정원이란 곳에 오니 들어왔던 수목원 입구가 보인다. 수목원 내 어디나 물이 고여 있는 곳은 낙엽과 흙먼지로 아직 지저분하다. 정비나 청소가 거의 안되고 있는 것 같다. 


 

 

 

 






































수목원을 한바퀴 돌아나오는데 날을 잘못잡고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봄이 도착하지 않은 수목원, 정비되지 않고 지저분한 산책길과 호수들, 개방하지 않는 숲속길.... 오늘 광릉수목원은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이제 완연한 봄이니 좋은 기억속의 모습으로 다시 바뀌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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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먼 곳 2012. 4. 16. 18:19

하롱베이를 둘러보고 하노이로 나왔다. 마찬가지로 4시간의 긴 이동...

중간에 휴게소를 들렀는데 한인이 하는 휴게소라고 한다. 베트남 한인 중 가장 부자 중 하나인 아베쎄(에이비씨) 그룹에서 운영하는 것이라는데 들어가니 잡화, 특산물, 짝퉁명품 등 다양하게 팔고 있다.

휴게소를 지나니 고속도로 톨게이트가 나오는데 여기 고속도로에는 신기하게도 오토바이가 다닌다. 

심지어 명절에는 수백킬로 떨어진 고향에 짐과 가족을 싣고 고향으로 향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단다. 



고속도로로 접어드니 비옥한 토지의 곡창지대가 펼쳐진다. 논들이 저멀리 지평선까지 이어져 있다. 

도로주변에서 뭔가를 팔고 있는데 크기가 사과만한데 대추라고 한다. 한번 먹어보고 싶은데 먹어보진 못했다. 

하노이 시내가 가까워지자 공안에게 걸려서 딱지를 떼는 차도 있는데 과속카메라가 있는게 아니고 경찰이 보고 과속이라고 하면 그냥 과속이라고 한다. 

관광버스가 하나 지나가는데 옆에 "위험물적재엄금" 이라고 써있다.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어로 되어 있는 걸 좋아해서 한국에서 수입한 중고버스를 새로 칠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해서 그렇다고 한다. 



하노이 시내에 들어오니 자동차와 오토바이 섞여 도로를 질주한다.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은 대부분 2~3명이 같이 타고 운전자는 한손으로 운전하며 핸드폰 메세지도 보내고 전화도 받고 담배도 피며 아슬아슬 운전을 한다.

시내 중심을 지나다 보니 한국기업이(경남건설) 짔는다는 70층짜리 건물이 보인다. 뒤에 아파트에도 경남팔라스라고 써있는데 고급아파트란다. 시내 대로에는 오토바이가 정말 많은데 퇴근시간이 되면 차가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오토바이가 많다고 한다. 자전거가 대부분이었는데 어느 순간 오토바이로 모두 바뀌었다고 한다.



시내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이 되어 쌀국수 집으로 향했다. 여기 정통 쌀국수집 이런 곳을 가는 줄 알았는데,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체인점인 PHO24 가게로 왔다. 약간 실망하여 가게로 들어가서 먹어보니 한국과는 조금 다른 맛이다. 고수가 조금 들어있는데 그렇게 향이 강하지 않고 취향에 따라 더 넣어 먹을 수도 있다. 숙주는 넣어놓으면 숨이 죽어야 하는데 여기 숙주는 한참을 넣어놓아도 숨이 잘 죽지 않는다. 그리고 고기가 많이 들어 있는데 좀 질긴편이다. 쌀국수 전문점은 아니지만 여기저기서 쌀국수를 먹어서 그런지 그냥 그런 쌀국수였지만 배부르게 잘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오후엔 호치민묘가 있는 바딘광장과 문묘라는 곳을 둘러보고 공항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시내를 다니다 보니 롯데리아가 보인다. 




바딘광장이란 곳으로 오니 박물관도 있고 사원도 있다. 오늘은 월요일이라 박물관은 휴관이라 관람하지 못해서 사원과 광장만 둘러보기로 했다.


일주사, 한기둥사원, one pillar pagoda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사원이다. 규모는 작지만 천년전에 만들어진 사원이란다. 그리고 베트남 국보 1호라고 한다. 하나의 작은 건물이 있는데 특이하게 기둥 하나로 본당을 받치고 있다. 리왕조 후사가 없던 중 관음보살이 연꽃을 타고내려와 아이를 주는 꿈을 꾼뒤 아이를 얻었다는 걸 기리기위해 연꽃 모양의 사원을 지은 것이라고 한다.  본당 내에는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팔이 여러개 달린 관음보살상이 있다. 전쟁으로 나무로 되어있는 기둥은 소실되고 지금은 콘크리트로 복원해 놓았다고 한다. 사원 뒤의 보리수 나무에서는 많은 베트남인들이 기도를 드린다고 한다.










한기둥 사원은 사원이 크지 않아 둘러볼 곳은 많지 않지만 이것 저것 자세히 들여다 볼 만한 것들이 있는 것 같다. 



사원을 한참 둘러보고 나와 들어오다가 본 비딘광장으로 가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조그만 상점이 나오는데 과자랑, 장난감이랑, 기념품 등을 팔고 있는 모습이 한국이랑 똑 같은 것 같다. 




사원에서 바딘광장으로 이어지는 길이 아주 정갈하게 잘 정돈되어 있다. 오늘은 날씨가 이상기온으로 너무 더워 탁트인 뜨거운 광장으로 나가는게 부담스러울 정도다. 호치민 묘에는 호치민 시신이 안장되어 있고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지금은 러시아에 부패방지를 하러 보내서 볼 수 없다고 한다. 일년에 한번 큰 돈을 들여 시신 방부작업을 한다고 한다. 근데 북한의 김일성 시신도 똑같이 러시아로 보내 작업을 한다고 한다. 드넓은 광장과 호위대를 보니 광장에서 사열하는 장관을 한 번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광장을 돌아나오니 박물관이 보이는데 오늘은 월요일이라 휴관...아쉽지만 문묘를 관람하기로 했다.





문묘는 옛 왕조 시절 과거를 보던 곳이라고 한다. 베트남 역시 한국처럼 교육열이 높아서 이런 곳에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문묘안은 꽃과 나무를 잘 다듬어 화려하면서도 근엄하게 꾸며 놓았다. 

나중에 자세히 보고 알았지만 일부 꽃 장식들은 대부분 조화로 해놓았다. 






조선시대 품계처럼 고관 대작들을 모셔 놓은 곳에 거북과 비석을 세워 놓았는데 크기가 아니라 비석의 높이에 따라 관직의 급이 나뉜다고 한다.





들어올때 직접 매표하지 않아서 몰랐는데 입장료가 천원정도다. 하노이에서 시간이 남을 때 한 번 쯤 들러볼 만한 곳인 것 같다.




문묘를 뒤로하고 나오다 보니 주석궁이 보인다. 오늘은 주석궁을 둘러보지 못했는데 다음 번 하노이와서 시간이 나면 한 번 들러봐야겠다.



이렇게 하노이 시내를 둘러보다 보니 비행기 시간이 다 되어 공항으로 이동했다. 하노이 공항은 크지는 않지만 깔끔하게 잘 되어 있다. 하노이는 언제 다시 와볼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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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012. 4. 10. 00:48

예전에는 공항에서 비지니스 라운지나 항공사 라운지에 가면 왠지 특별한 느낌이거나 아니면 정말 급하게 일처리를 해야하는 경우 들르는 곳이라고 생각했었다. 

요즘은 공항 라운지가 카드사나 항공사 서비스 등의 확대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 같아 보인다.


개인적으로 여행을 다니며 공항에 도착하면 시간이 빠듯해서 라운지에 들러볼 시간이 많이 없었는데 지난 번엔 조금 일찍 도착하여 라운지를 가볼 수 있게 되었다. 

라운지는 근데 왜 이리 찾기 어려운 곳에 숨어 있는 건 지 모르겠다. 




어쨌든 이번에 가본 곳은 발권하고 출국심사를 마치고 면세구역으로 들어가 그 안에 있는 Matina Lounge에 가 보았다.

워커힐에서 운영한다니 음식은 왠지 맛있을 것 같은 예감이다. 


현대카드 플래티넘 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일년에 두번 무료로 이곳  Matina Lounge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설명으로는 간단한 식음료와 휴게공간 제공이라고 되어 있다. 


일단 지도에 나와있는데로 면세구역으로 들어가 그냥 서쪽 끝으로 향했다. 서쪽끝으로 거의 와보지 않아서 그랬는지 라운지 안내판을 본 기억이 없다. 드디어 나타난 라운지 안내판... 안내판을 따라 윗층으로 올라가니 라운지 입구가 나온다. 경유하는 사람들을 위한 호텔도 같이 운영하는 것 같다. 인천에서 내가 경유할 일은 없을 것 같으니 일단 호텔은 관심밖으로 두고 안으로 들어갔다.


     



카운터에 카드와 항공권을 제시했더니 카드를 여러 번 긁는 것 같더니 뭘 하는지 한참을 기다리게 하더니 들어가도 좋다고 한다. 그냥 조그만 카페테리아 같은 곳이었네. 아침 일찍 댓바람 부터 왔더니 외국인 한사람을 제외하곤 사람이 없다. 





자리를 잡고 음식을 좀 먹으려 둘러보니 커피, 음료, 컵라면, 샐러드바, 양식, 한식 등 생각보다는 꽤 알찬(?) 음식들이 준비되어있다. 그래도 아침밥이라 그런 지 거한 음식은 없는 것 같다. 음식을 보니 머리를 스쳐가는 생각...오늘 타는 항공이 저가항공이라 기내식이 거의 요구르트와 빵수준일 듯 한데 아침이지만 좀 든든하게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목표는 조금씩 여기에 있는 모든 종류의 음식을 먹어보는 것으로 삼고 도전하였다.

대부분의 음식은 아침에 준비한 시간이 얼마안되어서 인지 신선하고 맛있다. 특히 버섯스프는 크림이 잔뜩 들어가 있는 지 걸쭉하니 정말 고소하고 맛있었다. 스프라기 보단 거의 죽 수준....






이렇게 종류별로 많은 음식을 먹다보니 목표에 차질이 생겼다. 한식으로 준비되어 있는 김치찌개와 닭계장을 맛을 보지 못해서 아쉽지만 커피를 마시며 다음을 기약하는 수 밖에 없었다. 면세구역에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하고 탑승시간은 다가오고...




카드사 서비스를 줄인다고 하는데 이 서비스는 개인적으로 안 줄였음 좋겠다.

Posted by artilect
여행/먼 곳 2012. 4. 8. 09:25

베트남 (1.하롱베이, 2.하노이)

하롱베이를 보러가는 길이 이렇게 멀진 몰랐다. 비행기를 5시간여 타고 내려 하노이에서 하롱베이까지 4시간여 버스를 타고 가야 하롱베이를 갈 수 있다. 하루 종일 비행기에 차에 시달렸더니 지칠대로 지친 것 같다.

하노이 공항에서 내려 지체할 것 도 없이 바로 버스에 올라 하롱베이로 출발했다. 거리는 200km 정도라는데 4시간 좀 안걸린다고 한다. 처음 고속도로 구간 4차선에서도 속도제한이 많아 빨리 달리지 못하는데 중간 쯤 지나니 왕복 2차선도로로 바뀐다. 오토바이나 트럭 등 저속운행차가 앞에 있으면 천천히 따라가다 아슬아슬하게 추월한다. 이러기를 2시간 이상 하면서 가야 하롱베이에 도착한다. 왕복 2차선 구간은 거의 모든 도로가 중앙선이 점선인 추월구간이다.


중간쯤 가다가 읍내가 나오자 어느 집으로 들어가는데 베트남 사람이 운영하는 한식당이라고 한다. 비행과 차량탑승에 지치고 배고픈 와중에 어느 이름 모를 베트남 지역의 식당에서 비빔밥을 만나니 반갑다. 


드디어 하롱베이에 있는 호텔에 도착했다. 크라운 호텔...밤에는 괜찮은 호텔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침에 일어나 주변을 보니 주변 호텔 중 제일 작고 등급이 좀 떨어지는 호텔이었다. 하긴, 잠만 자느라 호텔의 등급은 크게 의미가 없어 보인다. 

호텔 주위는 작은 시골마을의 읍내같다. 상가도 있고 카페도 있고 재래시장도 있다. 시간이 좀 나서 둘러보기엔 아주 좋은 것 같다. 한국사람들이 많이 와서 그런지 뭘살땐 처음엔 많이 비싸게 값을 부르지만 흥정을 잘하면 싸게 살 수 있다. 특히 재래시장에 파는 열대과일들은 싸고 맛있다. 재래시장을 둘러보다 갑오징어를 봤는데 신기해서 파시는 분께 말씀드리고 한마리를 들고 만져보고 들어보고도 해보았는데 정말 껍질이 딱딱하다. 결국 오징어가 뿜는 물로 옷을 적시긴 했지만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저녁에 하롱베이에 도착해 하룻밤을 보내고 드디어 배를 타러 부두로 나간다. 호텔에서 5분 정도 가니 부두가 나오는데 매표소가 있고 관광객들을 테우고 나가는 배들이 죽 줄서 정박해있다. 직접 표를 끊지 않아서 코스나 가격 등은 잘 몰랐는데 표를 받으니 베트남 화폐로 9만동이라고 적혀있다. 천원이 2만동 정도되니 5천원 좀 안되는 돈이다. 가격표를 보니 베트남 말이라 잘은 모르겠지만 내가 가는 건 코스2번인 것 같은데 4시간정도 배를 타고 하롱베이를 거의 전체 둘러 보는 것 같다. 13만동짜리는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종일 코스인 것 같다. 나중에 보니 1박2일, 2박3일 코스도 있다고 한다. 가격은 30~40불 내외인데 배에서 숙박을 하거나 섬안에 있는 호텔에서 숙박하며 하롱베이를 둘러보는 코스라고 한다. 다음에 오면 숙박코스를 한 번 해봐야 겠다.


     

   


배에 오르니 1층 실내에 테이블과 의자가 있고 2층은 실외인데 의자와 비치베드가 있다. 


오늘은 안개가 좀 낀 편이긴 한데 저 멀리 흐릿하게 보였던 하롱베이의 섬들이 다가갈 수록 물위로 솟은 기암절벽들의 윤곽이 뚜렸해지며 드디어 그 장관을 드러낸다.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섬들 사이로 뱃길이 있는데 유람선들이 줄지어 가는 모습도 하롱베이의 운치를 한 것 더해준다.  


하부가 물에 의해 침식되어 구멍이 뚤린 작은 섬이 하나 나오자 배에 같이 탄 카메라맨이 나타나 20만동 화폐를 보여주며 화폐의 그림으로 사용된 섬이라며 사진을 하나 찍으란다. DSLR을 든 카메라맨의 모습이 좀 어설프긴 했지만 똑딱이보단 잘 나올 것 같아 사진을 부탁했다. 허걱, 찍은 사진을 보니 엉망이다. 그냥 대충 찍었다. 장당 천원이나 1불이라는데...

나중에 저녁을 먹을 때 알았지만 카메라맨이 인화한 사진을 들고 식당으로 와서 사진을 보여주고 돈을 달라고 했는데 또 다시 허걱...사진을 편집해서 섬과 인물만 나오게 인화를 해 오셨네. 이게 아닌데... 인화해서 식당까지 온 모습에 큰 돈이 아니라 돈을 주고 사진을 받았지만 왠만하면 카메라맨의 사진을 찍으면 안될 것 같다.

내가 탄 배는 대부분의 배처럼 돛을 올리지 않았는데 지나가는 한 배는 멋있게 돛을 올리고 바다위를 미끄러져 나가고 있다. 배가 3층으로 되어 있는 이배는 숙박 코스로 어제 자고 지금 나오고 있는 배라고 한다. 


두개의 작은 섬이 키스를 하듯 서있는 모습에 키스섬이라는 곳에 오자 안개가 좀 없어졌다 다시 몰려오는 것 같다.


유람선을 타고 하롱베이 깊숙이 들어오면서 여기 저기 수상가옥들이 있다.


하롱베이 유람의 중간기점인 천궁동굴까지 오는 동안 정말 다양한 모습의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섬들 사이를 지나왔는데 아직도 끝이 없는 것 같다. 정말 용이 내려와 보석들을 뱉어 내며 만든 섬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맑고 옥 빛깔을 띄는 바다와 그 위에 떠 있는 듯한 수많은 아름다운 섬들...




   


천궁동굴에 도착해 배에서 내려 동굴입구까지는 몇 분 걸어 올라가야한다. 정보가 없이 오다보니 하롱베이에 동굴관람이 포함되어 있는 줄은 몰랐다. 처음엔 왜 동굴을 가지 의아했는데 동굴입구로 들어가는 순간 입이 떡 벌어졌다. 정말 큰 동굴이다. 섬 전체가 속이 텅비어 동굴을 형성한 것 같이 느껴질 정도로 동굴의 규모가 크다. 석회동굴이지만 이제 생명력을 다해서 더 이상 종유석 등이 자라나지 않는 죽은 동굴이라 한다. 


동굴을 한바퀴 돌고 나와 섬들의 정상 높이에서 내려다 본 하롱베이는 또 다른 절경이다. 


다시 배를 타고 이동하기 위해 부두로 오니 부두가에 선상 상점들이 즐비하다. 내가 타는 유람선에 점심이 포함되어 있는데 여기서 해산물등을 추가로 사서 다양한 해산물들도 맛 볼 수 있다고 한다. 한국사람들이 많이 와서 그런 지 여기 베트남 사람들도 다금바리란 말을 하며 사라고 한다. 다금바리를 사면 회를 떠서 점심 때 맛 볼 수 있다는데 다금바리라고 파는 생선은 그냥 능성어 과의 한 종이지 다금바리는 아니다. 


배를타고 천궁동글을 나오는 데 노를 저어가는 배한척이 아주 인상적이다. 남자는 선두에 앉아 담배를 피고 있고, 선미에는 아내로 보이는 여자가 열심히 노를 저으며 가고 있다. 와이프를 얼른 불러 보여 주었더니 이런 경우가 어딨냐며 광분한다. 아마도 남편은 고기를 잡는 일을 하기때문에 노를 젓지 않고 고기 잡는 게 훨씬 힘들 것이라고 말해보지만 과연 그럴까...


천궁동굴에서 조금 나와 소형 모터보트를 타는 와와섬 선착장에 도착했다. 모터보트를 타면 큰 배가 갈 수 없는 항루원이라는 섬으로 둘러싸여진 호수같은 곳으로 이동해서 볼 수 있다고 한다. 지불한 코스 요금과 별도로 모터보트를 타려면 추가요금을 내야하는데 개인적으로 가면 반값정도면 탈 수 있다고 한다. 단체로 가다보니 인당 30달러의 조금은 비싼 요금을 내고 모터보트를 타고 항루원으로 향했다. 

스피트보트에 오르자 바람과 물살을 가르며 굉음을 내며 빠른 속도로 배가 출발했다. 시원하게 5분여를 달리니 또 다른 선착장에 도착했다. 항루원 입구 선착장인데 항루원에 들어가려면 동력배로 들어갈 수 없어서 노젓는 배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여기서 갈아탄다고 한다. 저멀리 바위밑 동굴같은 곳에서 배가 한대 유유히 흘러 나오는데 그 곳이 아마 입구인 것 같다. 

   
 


노젓는 배로 갈아타고 동굴안으로 들어가니 산으로 둘러싸여진 고요한 호수같은 바다가 나온다. 배가 한 쪽 모퉁이로 다가가니 원숭이들이 관광객들에게 익숙한 듯 다가와 뭘 달라는 표정이다. 바나나와 과자를 싫은 배가 다가와 원숭이에게 줄 음식을 판다. 물어보니 산에 먹을 것이 많지만 사람들이 던져주는 음식에 익숙해져 산에서 음식을 따먹지 않고 이곳에 내려와 관광객들만 쳐다고고 있다고 한다. 구경도 좋지만 외부 관광객들이 이 곳 생태계까지 망치고 있는 것 같은 아쉬움이 든다.

   




원숭이를 잠깐 보고 나니 항루원 한바퀴를 도는 줄 알았는데 다시 뱃머리를 돌려 동굴입구로 빠져 나간다. 원숭이 보러 온건가... 다시 모터보트를 타고 와와섬 선착장으로 돌아와 타고왔던 유람선으로 옮겨탔다. 

이제 티톱섬이라는 곳으로 가서 망루에 올라 하롱베이를 조망한다고 한다. 티톱섬으로 가는 도중 사람의 얼굴을 닮은 섬이 나온다. 다양한 모양과 이름을 가진 섬들이 많아서 모두 외우거나 알지 못하지만 이섬만은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천궁동굴로 들어오며 지나쳤던 망루가 있던 그 섬이 티톱섬이었다. 인공해변을 만들어 사람들이 해수욕도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오늘은 메이코전자라는 회사에서 야유회를 하고 있어서 섬의 인공해변이 붐볐다. 특이한 건 이곳 베트남 사람들도 줄다리기를 하며 야유회를 한다.


티톱섬의 망루까지 500개의 계단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올라가는 입구에 노약자들은 올라가지 말 것을 알리는 주의표지판으로 만들어 놓았다.


티톱섬 망루에서 동서남북 어디를 둘러봐도 하롱베이의 절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하롱베이에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티톱섬 망루 조망까지 하고 내려오니 이제 점심을 먹으며 돌아간다고 한다. 해산물이나 짝퉁 다금바리를 사지 않아 점심이 엉망일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는 괜찮게 점심식사가 나왔다. 물론 내 기준으로...

이렇게 선상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하롱베이 선착장으로 돌아간다. 돌아가는 뱃길은 아쉽지만 들어온 뱃길이 아니라 섬들 바깥쪽으로 좀 떨어져 운행을 한다. 먼 발치에서 실루엣 같은 하롱베이의 모습을 보며 아쉽지만 돌아왔다.

이렇게 3시도 되지 않아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오니 할 게 별로 없다. 개인적으로 왔으면 종일권을 끊었을 텐데...아니면 숙박코스로.. 라는 아쉬움이 밀려온다. 어쩔 수 없지뭐... 호텔로 돌아가 다시 호텔 주변 카페에서 커피도 한잔하고 재래시장도 둘러보고 주변 마을 한 바퀴 돌아보니 어느 덧 노을이 진다. 하롱베이나 호텔 주변은 너무 이상하거나 음침한 곳이 아니면 그리 위험하지 않은 지역이라 그냥 돌아다니기가 힘들지 않다. 

주변을 돌아보며 특이한 것 중 하나는 베트남의 주택이다. 전면에서 보면 폭 4m정도의 넓이와 10여미터 정도 되는 깊이를 가지는 3~4층의 길다란 건물을 대부분 짓고 산다. 건물안에는 4층까지 휘감아 올라가는 계단이 있고 각 층마다 방들이 있다. 호텔 주변 마을에서 6층으로 지어 놓은 건물도 보았다. 확장하고 싶을 땐 중앙 기둥이 없는 관계로 그냥 옆에 비슷한 걸 하나 더 짓는 다고 한다. 좁고 긴집...특이하다.


이렇게 하롱베이에서의 밤이 저물고 내일은 하노이로 나갈 예정이다. 밤에 여기 저기 구경하며 마사지도 좀 받고 하롱베이를 떠나야 하는 아쉬움을 달래야 겠다.


Posted by artilect
여행/가까운 곳 2012. 4. 7. 21:38
양평 (1.팔당전망대2.황순원문학관3.커피한잔의 여유4.수종사5.자전거길6.다산길)  

양평 주변에는 갈 곳이 참 많은데 특히 팔당호 주변으로 북한강, 남한강변을 다니다 보면 차한잔의 여유를 즐길만한 곳도 많이 있다. 많은 곳 중 양평에 갈 때 가끔 찾아 차를 한잔 하는 곳들이 있다. 근데 차를 마시고 나면 차값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가끔이니깐이라고 위로하는 수 밖에...

첫번째는 팔당대교에서 광주쪽으로 남한강을 따라 조금만 가면 금란재라는 곳이고, 두번째는 조안면에 있는 한옥에 만들어 놓은 고당, 세번째는 다산유적지 옆에 있는 트루어스커피랩이라는 곳이다. 


View 양평-차한잔 in a larger map


금란재는 박정희 대통령 별장으로 사용되던 곳인데 지금은 펜션하고 캠핑장 등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강변길 옆에 식당과 테라스펜션이 있는데 식당 3층은 커피숖으로 운영된다. 팔당을 지나다 여기 금란재 3층에 잠시 앉아서 커피한잔을 하며 내려다 보면 팔당호의 전경이 시원하게 눈에 들어온다.  

이집은 커피는 가격은 4천원선인데 맛이 훌륭하지는 않다. 하지만 팔당호 전망은 대통령이 별장으로 썼을만큼 멋지긴 하다.

[picture from 금란재]

[picture from 금란재]


두번째는 조안면에 있는 고당이란 곳인데 전통한옥에서 전문적으로 커피를 만드는 곳이다. 주말에는 한참을 기다려야 자리가 생길 정도로 사람이 많은 데 주중에는 한가롭다. 한옥내에 여러 방들이 있는데 대부분 한옥 방안에서 한옥의 고풍스러운 멋 속에 맛있는 커피한잔의 여유를 즐길수 있는 곳이다. 근데 커피가 많이 비싸다. 일반 기계로 내리는 에스프레소 커피는 7천원 정도고 핸드드립 커피는 8, 9천원 정도 하는 것 같다. 커피전문점답게 핸드드립 커피는 정말 맛있다. 원두 종류도 여러 종류가 있어 입맛에 맞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것도 좋다. 여기 직원들은 바리스타를 꿈꾸며 일도하고 커피도 배우는 사람들이라 커피에 대해 물어보면 자세히 알려준다.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커피가 좀 모자라는데 원하면 드립커피는 계속해서 마실 수 있어서 좋다. 사람이 많을 땐 2시간까지만 앉아 있을 수 있다고 하는데 2시간 이상 있어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다음은 역시 조안면에 있는데 다산 정약용 유적지 삼거리에 있는 트루어스커피랩이란 커피 전문점이다. 집과 정원을 아주 이쁘게 꾸며 놓은 집이다. 멋있는 전망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아기자기하게 만들어 놓았고, 커피 전문점 답게 커피를 직접 볶아 만드는 곳이라 커피맛도 괜찮다. 역시 가격이 비싸다. 아메리카노가 7천원이었던 기억이 난다. 

집 정원 앞이 예전 기찻길이었는데 지금은 전철이 생겨 기차는 다니지 않고 자전거 도로로 만들고 있다. 아마 지금은 다 만들었을 것 같은데...




양평과 팔당 주변을 다니면서 가끔 차 한잔의 여유를 가질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인 것 같다. 

수종사라는 절에 올라 차한잔 하는 것도 아주 즐거운 경험인데 다음번에 올려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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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ilect
여행/가까운 곳 2012. 4. 6. 13:30
양평 (1.팔당전망대2.황순원문학관3.커피한잔의 여유4.수종사5.자전거길, 6.다산길) 

팔당대교를 지나 양수리로 들어가면 북한강을 따라 죽 벋은 강변로가 나온다. 양수리에서 352번 도로를 따라 서종대교로 또 391번 도로를 따라 청평까지 이어진 강변도로는 드라이브하기에 아주 멋진 곳이다.


양수리에서 352번 도로를 따라 조금 가면 소나기마을 이란 곳이 나온다. 황순원의 소나기...

소나기 마을에 들어가면 황순원 문학관이 세워져 있는데 소나기 소설의 내용도 한 번 떠올려 보고, 황순원 문학세계도 한 번 알아보며 산책로를 따라 한바퀴 돌아보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곳인 것 같다. 


소나기 마을 입구에 황순원 문학촌 소나기 마을이란 문구가 큰 돌에 새겨져 있다. 


언덕위에 보이는 건물이 문학관이다. 문학관으로 가는 길은 잘 정비되어 왠지 문학 마을의 정취를 느끼게 해준다.


문학관에 들어가려니 2천원의 입장료가 있다. 문학관 주변으로 새롭게 정비하고 단장한 지 오래되지 않은 듯 하다.



산책로 주변이나 문학관 앞은 텅비어 있어 조용하고 한가롭다. 산책로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와 함께 가볍게 산책하기 정말 좋은 곳인 것 같다. 우선 문학관 안을 살펴보고 산책하기로 했다.
























문학관 안으로 들어서니 그의 순수와 절제라는 그의 작품세계와 시들로 꾸며놓은 장식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구조물들과 함께 소개되어 있는 그의 작품들을 보니 학창시절 교과서나 책을통해 접했었던 기억이 난다. 개인적으로 소나기는 그렇게 애틋하거나 그러지 않았던 것 같은데...아마도 감성이 매말라 있었나 보다.

       
   


문학관 안쪽으로 카페테리아가 나오는 데 사람들이 없어서 그런 지 영업하고 있지는 않고 3면이 유리로 되어 있는 작은 도서관이 있다. 아주 가까우면 여기와서 책을 읽으며 차한잔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아니, 아예 이런 도서관을 집에다가 둘 수 있으면 좋겠는데...

 


작가와의 만남 전시관에는 작가의 성장기와 문학배경 및 연대기를 소개해 놓고 있다. 

     
   


문학관 2층으로 올라오니 마을 전경과 문학관 앞 산책로가 보이는 야외 쉼터가 나온다. 

쉼터이름이 갈밭머리, 쪽빛구름 이렇게 2개다. 이름도 참 이쁘게 잘 짓는 것 같다.

     



문학관을 나와 산책길로 접어드니 황순원 작가 부부의 묘역이 나오고 언덕으로 이어지는 산책길이 나온다. 산책길 중간 중간 벤치도 나오고 시를 써놓은 곳도 보인다. 


산책로에 음악이 흘러 나와 어디서 나오는 지 궁긍했는데 조명 아래 조그만 돌로 만든 스피커가 눈에 들어온다. 산책로 곳곳에 이런 조명과 스피커를 설치해 놓아 분위기 있게 산책할 수 있어 좋다.


길지 않은 산책로를 한바퀴 돌고 다시 소나기 마을 입구로 걸어나왔다. 문학관 옆으로 소설 소나기에 나오는 시냇물과 징검다리가 있는데 잠깐 둘러보고 소나기 마을을 빠져나왔다.


다시 집으로 가는 길 북한강 강변로를 달려오니 곧 노을이 질 것 같아 한층 더 운치 있어 보인다. 드라이브하기엔 정말 좋은 길인 것 같다.


양수리로 들어와 조안면으로 넘어오니 찐빵집들이 길가에 늘어서 있다. 지나치다 배도 약간 고픈데 대통령께서 빵 사드신 집이라는 입간판이 보여 잠깐 들러 찐방도 하나 사먹고...


양평 소나기마을은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 가끔 드라이브도 즐기고, 산책도 할 수 있는 곳이라 너무 좋은 것 같다. 

Posted by artilect
여행/조금은 먼 곳 2012. 4. 6. 10:14

정선여행 (정선1정선2정선3)

구암사에 잠깐 들렀다 언덕을 내려오니 화암동굴 입구가 나온다. 동굴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문처럼 생긴 구조물이 설치되어있다.


화암동굴로 건너가는 다리에 매화꽃이 만개한 줄 알았더니... 꽃나무 모양의 조명이다. 하긴 아직 이렇게 꽃들이 만개할 날씨와 기온은 아닌데...화려하긴 한데 인공 구조물이 풍경들과 썩 어울려 보이진 않는다.


[화암동굴]

화암동굴 입장료는 5천원인데, 모노레일이란 것이 있다. 매표소에서 동굴입구까지 700미터 거리고 20분 정도 산을 올라가야 한다고 한다. 그냥 걸어 올라가려고 하다가 모노레일이 특이해서 한번 타보기로 했다. 모노레일은 올라가는 편도만 운행하고 요금은 2천원이다. 그리고 비수기라 시간표에 나와있는데로 모두 운행하지 않고 사람 차는 것 봐서 운행한다고 한다. 



도착해서 둘러보니 이전 모노레일이 벌써 출발했다. 다음 모노레일을 타기로 하고 표를 끊은 뒤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주차장 앞쪽으로 식당들이 들어서 있는데 평들이 모두 제각각이라 동굴관람 후 어느식당을 갈지 고민이다. 어느 식당이나 곤드레밥을 하는데 요리 자체가 큰 차이 없어서 다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20여분 기다리니 모노레일 탑승 시간이 되어 산위의 화암동굴로 향했다. 가파른 언덕을 잠시 오르니 동굴앞에 도착했다. 화암동굴은 절반은 광산 갱도, 절반은 석회석 자연동굴이다. 


동굴입구로 들어서면 네모 반듯이 뚫어놓은 모습이 동굴이 아니고 광산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입구에서 동굴 관람지도가 나오는데 동굴관람로는 1.6km가 조금 넘는 것 같다. 조금 들어가니 금을 캐던 곳이 나온다.

금을 캐던 동굴 벽에 확대경을 달아 놓았는데 자세히 들여다 보니 벽 속에 작은 금 원석이 보인다.

       


동굴 속으로 더 들어가니 모형갱도 광부들의 모습들을 재현해 놓은 것들을 만들어 놓았고, 광물을 캐기 위해 여기 저기 뚫고 파 들어간 실제 갱도들이 나온다. 좁고 깊은 어두운 갱도들을 보니 저길 어떻게 얼마나 힘들게 파들어 갔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산위에 있는 입구로 부터 한참을 내려오는 듯한 느낌이다. 내려오는 동굴내의 계단이 끝이 없다. 매표소 근처에 출구가 없었는데 아마도 중턱부근에 있던 휴게소 같은 곳이 출구일 것 같다. 



이렇게 한참을 내려오니 테마동굴 답게 도깨비 캐릭터로 만들어 놓은 모형광산과 광물, 가공보석 등을 전시한 곳이 나온다. 



이렇게 광산 관람로가 끝나면서 드디어 천연종류동굴이라는 안내문과 함께 석회동굴이 나온다. 


계단을 조금 올라가자 웅장한 동굴의 규모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동굴 중심을 한바퀴 돌면서 관람하는 동안 아름다운 석주, 석순, 종유석과 석화, 곡석 등 석회동굴에서 볼 수 있는 모든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동굴 속 김칫독을 마지막으로 동굴이 끝나며 아쉽게 출구가 나온다. 나와보니 예상대로 산 중턱이다.  한참을 내려온 것 같은데 아래 매표소까지 내려오진 못했나보다. 


이제 아래 주차장 앞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어야 하는데 어딜갈까 다시 고민이다.


- 곤드레밥 -

화암동굴을 나와 원조라는 말에 쌍봉우리식당으로 결정을 했다. 곤드레밥이 7천원, 산채비빔밥이랑 같이 먹어보려 했더니 곤드레밥은 2인분씩 주문해야한다고 한다.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니 밥이 나왔다. 향긋한 들기름과 곤드레, 양념장 그리고 토종 된장국으로 정말 맛있게 먹었다. 한그릇씩 먹고 좀 부족한 것 같은 표정으로 있으니 아주머니가 좀 더 드릴까 하고 여쭤보길래 더 달라고 했더니 프라이팬을 들고 오셔서 밥할때 좀 많이 해서 남았다고 좀 전에 먹은 밥만큼 밥을 더 주신다. 


점심식사를 맛있게 먹고 이제 레일바이크를 타러 가야 하는데 시간이 좀 애매하다. 정선읍내를 거쳐서 가는 길이라 가는 길에 아라리촌에 잠시 들렀다 레일바이크를 타기로 했다. 


[아라리촌]

아라리촌은 정선의 주거문화를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조그만 민속촌 같이다. 예약을 하면 하루 자면서 주거체험을 해볼 수 있다고 한다. 


이곳 강원도 속 깊은 정선에도 봄이 오는 것을 알리려는 듯 산수유가 꽃망울을 곧 터트리려고 하고 있다.





기와지붕에 깨끗한 전동가옥인 와가는 숙박중이라 들어갈 수 없다고 되어있다. 누군가 체험숙박을 하나보다. 나오면서 보니 체험가옥 중 가장 큰 것이라 그런 지 하루 숙박 가격이 삼십만원이다. 둘이 체험하기엔 좀 크고 비싼가격이다.

아라리촌을 산책하며 많이 먹은 곤드레밥 점심식사도 소화도 다 되었고 이제 레일바이크로 이동하기로 했다. 네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설정하니 정선읍에서 3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레일바이크]

어제 레일바이크에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지금은 비수기라 예약을 할 필요가 없다고 해서 예약을 하지 않고 갔다. 나중에 알아보니 3일전에 인터넷으로 예약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 전날 예약하려고 전화하니 예약이 안된다고 했다. 

어쨌든 예약을 하지 않고 도착해보니 아직 비수기라 다행히 사람이 거의 없다. 단체로 출발하기 때문에 출발 시간이 정해져 있는데 2시50분 출발 티켓을 사고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일단 바이크가 눈에 들어와 살펴보았다. 2인승과 4인승 바이크가 철로에 죽 세워져 있다. 2인승은 차체가 낮은편이고 좌석은 차량 좌석처럼 되어있으며 두명이 페달을 밟아 움직이며 요금은 2만2천원이고, 4인승은 약간 높고 페달좌석은 자전거 안장이고 앞쪽자리는 좀 좁지만 벤치형며 요금은 3만2천원이다. 



바이크를 타는 곳 뒤쪽으로 기차펜션과 캡슐하우스라는 기차를 이용한 펜션과 여치의꿈이라는 카페가 있다. 














여치의 꿈 카페에서 커피한 잔을 하며 기다리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웅성거려 봤더니 열차가 하나 들어와 있다. 레일바이크는 아우라지역까지 편도로 레일바이크를 타고 올때는 열차를 타고 돌아오게 되어있다. 가는 길이 대부분 내리막이라 그렇게 만들어 진 것 같다. 어쨌든 앞 시간의 사람들이 다 빠져 나가고 출발을 위해 레일바이크에 올라 탔다.


출발과 함께 펼쳐지는 정선의 풍경들이 바람을 가르며 눈에 들어온다.
























이렇게 7.2km를 레일바이크를 타고 오다보니 어느새 아우라지역까지 왔다. 역으로 들어서자 어름치카페가 있었는데 역시 기차를 개조해서 만든 카페다. 같이 출발했던 사람이 모두 도착하자 우리를 데려갈 열차가 들어오고 열차에 다시 몸을 실었다. 


정선의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풍경을 확트인 레일바이크에 몸을 싣고 저으며 구경하는 건 정말 해볼만한 체험이다. 계절별로 와서 정선의 다양한 모습을 느껴보고 싶다.


이렇게 아쉬움을 뒤로하고 아우라지에 잠깐 들러 구경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아우라지]

레일바이크로 아우라지를 잠깐 지났었는데 다시 차로 도착하니 여기저기 새단장을 하고 있는 지 공사중이다. 아우라지란 말 자체가 투박한 말인 것 같은데 여러갈래 물이 어우러진다는 말에서 나왔다고 한다.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불고 물이 많이 불어 뗏목도 운행하지 않고 징검다리도 건너볼 순 없었다. 맑고 푸른 물과 다리 중간에 있는 초승달과 산들이 어우러져 묘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아우라지를 둘러보고 나니 어느덧 해가 기울고 있다. 

정선에 오랜만에 와서 그런지 볼거리가 더 많아 진 것 같다. 아님 예전엔 모르거나 관심없이 지나쳤던 것들이 이젠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좀더 녹음이 푸르를 때 다시 찾기로 하고 장에서 산 곤드레를 싣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괜히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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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조금은 먼 곳 2012. 3. 30. 23:13
정선여행 (정선1정선2정선3)

어제 좀 늦게 와서 그런 지 동강 주변을 여유있게 둘러보지 못했던 게 좀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리조트의 방에서 보는 풍경은 저녁의 야경과 다르게 느껴진다. 아침 7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라 그런 지 6시까지 영업을 하고 마친 뒤 조용한 강원랜드의 모습이다. 저녁의 여러 불빛들을 밝히는 카지노가 아닌 여느 호텔 건물 같다. 

아침을 먹고 짐을 챙겨 체크아웃을 하고 서둘러 사북을 빠져 나왔다. 사북을 나오는데 고향의 정을 느껴보라는 말이 낯설게 느껴진다.


[몰운대]

사북을 빠져나와 국도를 조금 달리다 보니 몰운대가 나온다. 앞쪽 마을에서도 볼 수 있고, 산위에올라 전망할 수도 있다. 몰운대 휴게소를 돌아내려오면 곤드레만드레 마을이 나온다. 마을 안으로 들어서 강쪽으로 가면 한치휴양지가 나온다. 길을 따라 끝까지 들어가면 주차장이 나오고 저 멀리 몰운대 절벽이 보인다. 몰운대 절벽 뿐 아니라 이곳 한치 유원지의 기암들과 강의 모습 역시 한폭의 산수화다. 


[소금강]

몰운대 절벽과 곤드레만드레 마을의 한치휴양지를 뒤로하고 다시 국도에 오르니 소금강 길 안내가 나온다. 길 안내가 나오지 않아도 눈에 들어오는 절벽들과 사이를 흐르는 푸른 강물이 소금강이 시작되는 곳임을 말해준다.

정차지역에 세우니 쌓여있는 돌덩이들이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하다. 그 사이로 나무들이 자리를 잡고 오랜세월 서식하고 있는 모습이 특이하다. 

이렇게 소금강의 마지막 절경을 뒤로한 채 화암동굴로 향했다.


[화암약수, 용마소, 구암사]

화암동굴로 가는 길에 화암약수가 나온다. 잠깐 들러 약수 한잔 마시고 가기로 했다. 


입구에 쌍약수가 있어서 들어가 보니 아래에 두개의 샘이 있다. 한 바가지를 떠서 마시는 순간 헉...바로 뱉을 수 밖에 없었다. 입에 들어간 순간 탄산이 섞인 녹물을 먹는 느낌과 맛이었다. 철분, 탄산 등 좋은 성분이 많다고는 하지만 도심에서 정수기 물만 마시다 먹으려니 입에 도저히 맞지 않아 마실 수 없었다. 이렇게 화암약수 맛만 살짝 보고 돌아 나와야만 했다.


화암약수를 지나 화암동굴로 가다보니 용마소가 나온다. 장수감인 아이를 역적으로 몰릴까 두려워 암반으로 눌러 없앴는데 용마가 나타나 뛰어다니다 이곳 물에 빠져 죽어 용마소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란다. 용마소 위쪽으로 금불상과 작은 암자가 보이는데 가는 길에 한 번 들러보기로 했다. 


언덕길을 돌아 올라가니 구암사라는 절이 나오는데 용마소 위에 있던 암자다. 외부인들이 들어와 구경하는 유명한 암자는 아닌 가 본데 금불상이 인상적이다.


이렇게 구암사까지 들렀다 내려와 드디어 화암동굴로 향한다. 

이번 정선여행의 하일라이트였던 화암동굴과 레일바이크는 다음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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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조금은 먼 곳 2012. 3. 30. 14:55

정선여행 (정선1, 정선2, 정선3)

눈이 그동안 많이 내려서 정선에 몇 번 갈려고 하다가 가질 못했는데 몇 일 날씨가 따뜻하여 눈이 다 녹았지 싶어 오랜만에 정선으로 향했다. 진부IC로 들어서니 몇몇 산봉우리에는 아직도 눈이 보이기는 하지만 대부분 눈이 다 녹아 다니기엔 나쁘지 않았다. 정선입구에 들어서니 산에 "아리랑의 고장 정선군" 이라는 안내가 보인다.


정선읍에 도착하니 벌써 밥먹을 시간이 훨씬 지났다. 도착하면 정선읍내에 있는 동광식당에서 콧등치기 국수랑 황기족발을 먹기로 했기 때문에 고민없이 동광식당으로 향했다. 

[콧등치기 국수, 황기족발]

오후 늦은시간이고 지금은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기간이라 그런지 식당에 사람이 하나도 없다. 들어서자 식당주인 아주머니와 식당사람들이 식사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이분들은 카레를 드신다.




콧등치기 국수는 메밀면에 육수는 된장국 같고 배추를 넣어서 시원하면서 맛있고 황기족발은 집에서 먹는 족발보다 짜지않고 향도 적도 담백하고 부드럽다. 국수는 집에서도 그냥 해 먹어볼 만한 것 같은데 족발은 이 곳을 맛을 집에서 흉내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배가 고프기도 했지만, 족발은 정말 맛있게 먹었다. 

이렇게 배를 채우고 나와 5일장 주변을 둘러보았다. 오늘은 장날이 아니어서 장이 서지 않았지만 5일장 안쪽 시장은 항상 열려있다. 장은 2일 7일 열린다고 한다. 장이 서지 않아서인지 시장 한바퀴를 휙 둘러보고 와이프가 그렇게 노래를 부르던 황기와 곤드레를 사서 돌아섰다. 



[동강길]

해가 지기전에 동강길을 돌아 보기위해 출발했다. 동강길은 36Km 동강을 따라 굽어진 길이고 중간에 구경하면서 가다보면 2시간은 걸릴 것 같다. 동강길 끝에서 다시 돌아오기 싫어서 숙소는 사북에다 정했다. 내일은 사북에서 다시 정선으로 올라오면서 여기 저기 구경하는 동선으로 잡았다. 

동강길은 정선역에서 가수리느티나무까지 1코스 23km, 가수리느티나무에서 제장마을까지 2코스 13km 이렇게 이어진다.


동광식당에서 정선역으로 돌아 동강길에 접어 들었다. 초봄의 나즈막히 깔리는 햇살과 정선의 아름다운 산봉우리들, 그리고 푸른 동강이 어우려져서 어느 곳을 보나 한폭의 그림이다.

중간 중간 동강길 안내 이정표가 남은 거리와 함께 나타난다. 동강을 따라 물 흐르듯 가면 되지만 가끔은 갈래길에서 잘 못 접어들 수도 있는 것 같다.


해가 곧 저물 것 같아 발길을 재촉하면서도 와이프는 가리왕산휴양림 갈림길에서 다음에 와야 한다며 어떤 곳인지 입구까지라도 들어가보자고 한다. 휴양림이라도 들어가 보고 싶은데 오늘은 시간이 너무 늦어 아쉽지만 발길을 돌려야 했다.


가리왕산 휴양림 입구에서 나와 다시 동강길로 들어와 언덕을 하나 넘으니 동강길 종합안내도가 나온다. 차로도 갈 수 있지만 30km가 넘는 길을 걸어서도 다녀볼 수 있다는 데 15시간이라 써있다. 그리고 동강길 차다니는 길은 차로폭이 좁고 인도가 따로 나있지 않아서 걷기는 좀 위험하고 힘들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동강길 종합안내도를 조금 지나 할미꽃 자생지라는 안내가 계속 나오는데 길 위쪽 절벽면에 있다는 데 아직 초봄이라 꽃은 없다. 잠시 후 생태체험학습장이란 곳이 나오는데 새단장을 하느라 공사중이다. 학습장 내 탐방로 따라 산책하기 좋도록 열심히 꾸미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생태체험학습장 산 위로 병방치 전망대가 보인다. 지금은 진입로 공사중이라 차량진입이 안되고 걸어서 올라가 볼 수 있다고 한다. 5월에야 스카이워크 전망대가 오픈할 예정이라고 한다. 여기 체험학습장에서 산위에 지어 놓은 전망대가 훨씬 더 가깝게 보인다. 


그러고 보니 그럼 체험학습장 앞을 휘 감아 돌고 있는 강 안쪽이 병방치 전망에서 보이는 그 풍경임을 이제야 인식했다.  


동강의 물은 언제봐도 푸르고 맑다. 아주 오래전 동강에서 래프팅하며 물속에 빠져본 기억이 생생하기 되살아 나는 듯 하다.


동강과 굽이굽이 펼쳐진 고개들을 지나오다 보니 1구간 끝인 가수리 느티나무까지 왔다. 해가 좀 있으면 질 것 같은데 해지는 노을을 배경으로하는 동강의 풍경도 나름 운치있다.



이렇게 2구간 끝점인 제장마을까지 돌아 나와 사북으로 향하니 벌써 해가 저물었다. 정선의 굽이 굽이 산자락으로 노을과 함께 아리랑을 읊어본다.


언덕을 넘어 국도를 조금 달리니 스키샾 카지노모텔 등이 나오기 시작하며 사북에 거의 도착했음을 알려준다. 사북에 들어서니 커다란 구조물이 지난 스키시즌의 성황을 알려주듯 번쩍이고 있다. 


스키시즌이 끝나서 비수기가 되어 숙소가 싼 가격에 많이 나와있었는데 오늘 정한 숙소는 강원랜드 옆에 있는 하이캐슬리조트인데 인터파크 숙박 이용권으로 아주 초저렴하게 38평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2만5천원이면 왠만한 모텔보다 더 싼 가격일 것 같은데...

사북에 도착하여 일단은 숙소인 하이원캐슬리조트에 체크인하고 짐을 푼뒤 강원래드로 가보기로 했다. 리조트에 들어서니 영업을 하지 않는 줄 알았다. 사람이 한명도 없다. 차만 한 두대 주차되어있을 뿐 휑한 로비...

체크인을 하고 방을 확인하러 방에 올라가 창밖을 내려다 보니 강원랜드가 훤히 보인다. 방만 확인한 뒤 리조트를 나와 강원랜드로 갔다. 


숙소에서 강원랜드까지는 5분도 안걸리는 거리긴 한데 주차하고 강원랜드 도착하니 30분이 걸렸다. 주차장이 만차라 여러개의 주차장이 있는데 멀리 있는 언덕위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셔틀버스를 타고 왔다. 언덕위의 주차장도 역시 꽉 차있다. 허걱... 이 시간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강원랜드에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어쨌든 왔으니 들어가 보기로 했다. 입장료 오천원을 내고 카지노 내부 한바퀴를 휘 둘러봤다. 커피와 음료는 무료 제공되어 연신 커피를 먹으며 바글바글한 카지노 내부를 몇 바퀴 돌다가 동전 몇개 있는 걸로 슬롯머신 한 번 기념으로 당겨주고 나왔다. 호텔 로비에 둔 미니어처를 보다가 호텔 밖 산책로로 나와 운암정으로 가보기로 했다. 산책로에서 바라본 강원랜드 호텔 건물은 화려한 조명으로 카지노임을 알리고 있는 것 같다. 오래전 라스베가스의 미라지호텔 앞에서 찍었던 사진이 이 장면과 오버랩이 된다.

운암정으로 가는 길에 성모양의 루미날레를 환하게 켜 놓아 야경이 더 멋있게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루미날레를 돌아 내려오니 운암정이 나온다. 식객 드라마에서는 크고 화려해 보였는데 실제 와보니 조그만 한식당이다. 근데 가격이 좀 비싸다. 정식이 5만5천원, 특식으로 하는 남도정식은 8만원이 넘고... 


운암정에서 바라본 강원랜드 호텔과 컨벤션... 가로등을 사이에 두고 운암정의 한옥과 서양과 동양의 야경을 합쳐 놓은 듯한 묘한 느낌을 준다.


이렇게 사북의 야경속에서 정선에서의 하루가 저물고 내일은 정선의 또 다른 맛거리/볼거리를 찾아 떠나 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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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까운 곳 2012. 3. 26. 23:02

양평 (1.팔당전망대2.황순원문학관3.커피한잔의 여유4.수종사5.자전거길6.다산길)  

양평에는 시간날 때 잠깐씩 둘러보는 곳이다. 자주 가지만 계절마다 그리고 갈때마다 새로운 곳이다.

머리를 식히러 드라이브를 즐기러 가기도 좋고, 먹거리 볼거리도 많을 뿐 아니라 하루 정도 트래킹이나 등산을 할 수 있는 곳도 많아서 나에게는 정말 휴식같은 곳이다.

오늘은 양평 내 많은 곳 중 내가 자주가는 이 곳 경기도 팔당수질개선본부에서 운영하는 팔당전망대다.

예전에 서울에서 올림픽대로를 따라 오다 팔당대교를 건너 양평으로 가는 길에 강건너 길이 죽 나 있는 걸 항상 보면서 저긴 어떻게 가지? 라고 궁금했던 기억이 난다. 


팔당전망대에 가려면, 올림픽대로 끝에서나 아니면 경기도 광주쪽에서 이어지는 45번도로를 타고 오다가 도마삼거리란 곳에서 퇴촌으로 빠지는 길로 빠져서 퇴촌으로 들어온 뒤 경안천을 지나 남종면 방향으로 좌회전해서 342번도로로 죽 들어가다 보면 팔당전망대를 만날 수 있다. 




이 342번길은 양평쪽이 아닌 광주쪽에서 남한강변을 둘러볼 수 있는 멋진 드라이브길이다. 





퇴촌에서 342번길을 따라 남종면으로 조금만 들어오면 10층짜리 건물이 눈에 확 띄며 나타나는데 이곳이 바로 팔당전망대다. 
건물의 외형을 보면 전망대 같지도 않고 관공서 건물같지도 않다.

그 이유는 바로 예전에 이 건물이 모텔이었다가 인수하여 수질개선본부와 전망대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는 예약하지 않으면 들어가지 못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한가할 때만 다녀서 그런 지 예약없이 항상 들어가 볼 수 있었다.
요즘엔 개인은 예약없이 들어갈 수 있고, 단체만 예약이 필요한 것 같다.

건물 앞이나 옆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건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에 내리면 전망대 층이 나온다.
다른 층은 관공서 건물로 사용되고 있다. 모텔 건물이라 각층에 방이 있을텐데 어떻게 개조해서 쓰는 지 궁금하긴 하다.

9층 전망대에 오르면 팔당과 한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강을 배경으로 커피한잔의 여유...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 것 같다.












지난 겨울에 갔을 땐 강이 꽁꽁얼고 그 위에 하얗게 쌓인 눈이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계절마다 그리고 오전과 오후가 다른 모습이다. 얼음이 얼마나 얼었는지 모르겠비난 강위에 쌓인 눈위로 발자국도 보인다.


 


요즘 지나 가다 보니 건물 외벽이 하얀색과 파란색으로 바뀌었다. 
이번 주나 시간 나면 한번 들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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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먼 곳 2012. 3. 23. 01:18

작년 여름 내내 휴가를 가지 못하고 일에 묻혀 지내다 드디어 시간이 생겼다. 예상치 못하게 생긴 시간...급하게 어딜갈까 알아보다 한때 많이 들어봤는데 요즘은 좀 시들해진 말레이지아의 코타키나발루가 떠올랐다. 와이프도 가보지 않았으니 선뜻 가보자고 한다. 

역시나 급하게 알아보면 항공권은 항상 없거나 엄청나게 비싸다. 리조트는 객실을 그나마 싸게 예약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항공권은 구할 수가 없다. 발리로 장소를 바꾸려고 알아보던 중 급모객 상품이 나왔다. 일정은 4박 6일, 요금은 유류할증료 포함 50만원을 넘지 않는 나름 싼 가격이다. 상품안내 가격이 30만원대 초반이지만 유류할증료를 항상 고려해야한다. 
매일 매일 선택관광으로 진행되는데, 가능하면 코타키나발루의 주요 관광포인트를 둘러보면서도 휴양도 할 수 있는 일정 위주로 선택을 하기로 했다. 

호텔은 공항과 시내에서는 조금 떨어진 대형 쇼핑몰이 있는 곳에 있는 grand borneo hotel이다. 지도와 인터넷 정보만으로는 많이 알 수 없었는데 생긴지 얼마안된 대형 쇼핑몰 지역이고, 여러개의 호텔이 있다. 대부분 비지니스 호텔인데 거의 똑같은 것 같 다. 밤에 도착해 어디가 어딘지 잘몰랐는데 새벽에 일어나 방밖을 보니 말레이지아의 푸르른 전원모습과 바삐 시내로 들어가는 차들을 보니 말레이지아의 아침이 시작되고 있는 듯 하다. 






사실 가보고 알았지만 역시 시내 근처의 리조트나 호텔에 묵게되면 다양한 지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더 주어지는 것 같다. 숙소를 시내 리조트로 변경해 보려고 했지만 원래 지불한 요금이 저가여서 그런 지 상당한 금액을 더 추가해야 숙소변경이 가능하다고 해서 이번에는 그냥 가기로 했다. 처음오는 곳이고 자유여행도 아니다 보니 굳이 입지를 고려한 좋은 숙박을 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다음 번에 오게되면 좀 긴시간 머물면서 여기저기 가보며 휴양을 하기로 했다. 

4일간의 일정은 대충 이렇다. 

사실 첫날 툰구압둘라만 해양공원에 들어가 해변에 머물거나 해양스포츠를 하는 일정 선택은 필수였고,
둘째날 부터는 정말 선택을 하면 되는 일정이었다. 안하면...그냥 자유일정이다. 

이번 여행에 같이 가게된 사람이 우리 부부와 여자분 한명, 이렇게 3명이다. 첫날은 우리와 일정이 겹친 3분이 더 있긴 했는데 나머지 일정은 3명이 전부다였다. 가이드도 거의 자포자기다. 원하시면 선택 하시고 아니면 자유롭게 다니시란다.

사람이 적어서 그런 지 젊은 가이드가 본인 차로 우리 셋을 데리고 다녔다. 그나마 같이 간 여자분도 우리와 일정이 달라 얼굴 보기가 힘들었다. 어쨌든 조촐한 소규모의 단체여행이 되어 버렸다.

[Tunki Abdul Rahman Park - 툰구압둘라만 해양공원] 

첫째날 코타키나발루에 오면 누구나 간다는 툰구압둘라만 해양공원으로 가게 되었다.
 
시내의 수트라 하버 리조트 옆 선착장에서 해양공원으로 가는 배를 타고 들어간다. 오늘 들어가는 해양공원의 섬은 공원 내 여러개의 섬 중 바로 앞에 있는 작은 섬이다. 내가 간 섬은 마무틱이었다. 사피, 마무틱, 마누칸, 가야 슈르그 다섯 개의 섬이 있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마누칸이 편의시설등이 좀 있어서 인기가 좋다고 한다.

우리 부부는 언제나 그렇듯이 해변과 모래사장을 보면 자리를 깔고 눕는다. 근데 이섬엔 비치베드나 파라솔이 없다. 가이드가 큰 수건을 준비해온 이유였다. 바다와 해변은 정말 아름다운데 섬 내부는 조금 지저분하다. 
점심이 섬에서 바베큐를 먹는 것이라고 했는데 음식이 시원찮다. 없어서 못 먹는 우리 부부의 입에 별로라고 느낀다는 건....

바다는 산호바다라 옥빛이다. 그런데 물이 들어오는 모래사장 끝까지 물고기가 엄청나게 많이 있다. 갑자기 바다속이 궁금해 스노클링 장비를 들고 바다로 들어갔다. 물고기가 정말 많다. 그리고 물고기들이 상당히 공격적이다. 스노클링하면서 물고기에게 공격당해 본적이 없는데 여기 물고기들은 다리를 물고, 수경에 달라들어 부딪히고 심지어 도망도 안가고 내 눈앞에서 날 노려본다. 아직도 날 노려보던 조그만 물고기의 눈빛과 얼굴이 기억난다. 그 놈 이름 좀 알고 싶은데...


해양공원에 다른 섬들이 많이 있다고는 하는데 바다가 그렇게 감동이거나 해변에 누워 한가로이 휴양을 즐길만한 바다는 아닌 것 같다. 아주 오래전 사람도 많이 없고 개발도 많이되지 않은 남해 어딘가의 해수욕장같은 모습이다. 
코타키나발루에도 멋진 해변을 가진 고급 리조트들이 있긴한데 대부분 외곽지역에 있는 리조트가 그런편이고, 다운타운 지역에 있는 리조트는 인공해변이거나, 해변이 그렇게 멋있지는 않다. 

약간은 어정쩡했던 해변에서의 하루가 지나고 저녁을 먹은 뒤 방으로 돌아왔다. 내일은 오늘 바다보다 좀 더 멋있고 휴양이나 해양 스포츠도 할 수 있다는 켈리베이란 곳으로 가보기로 했다. 
대형 쇼핑몰이 있어서 그런 지 현지스런 분위기는 아니지만 밤에 할 건 많은 것 같다. 여기 저기 군것질도 하고 마사지도 받아보고...


[켈리 베이 - Kelly Bay]
 

비지니스호텔이라 그런 지 아침밥은 그냥 그렇다. 아침부터 말레이지아 향신료 냄새를 잔뜩 맡으며 이것 저것 모두 하나씩 다 먹어보니 그 중 맛있는 것도 있긴하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로비로 오니 가이드가 벌써 와있다. 
차를 타고 호텔에서 약간 북쪽에 있는 켈리베이로 향했다. 

시골마을로 들어가니 조그만 선착장이 나온다. 여기서 뗏목같은 배를 타고 들어간다고 한다. 원시림속에 있는 강을 따라 내려오니 조금 못 가서 오늘 하루를 보낼 곳이 보이는 데 지나쳐서 바다입구까지 간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이라고 한다.
왼편엔 샹그릴라 리조트와 골프장이 보인다. 









바다입구에 다다르더니 배에서 내리라고 한다. 보통 여기까지 왔다가 다시 식당이 있던 곳으로 돌아간다는데 이 가이드는 여기서 내려 해변으로 식당까지 걸어가겠다고 한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켈리베이 나름 운치가 있다. 앞쪽에 보이는 작은 산은 안동 하회마을의 부용대와 느낌이 비슷하다. 




강끝에서 해변을 따라 걸었다. 지금도 정말 넓고 멋진 해변이 펼쳐진다. 사람하나 없다. 처음엔 왜 배를 타지않고 걸어 오는 지 이해가 안되었는데 지금도 이 해변을 걷게 해준 가이드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뜨거운 햇살아래서 드넓은 해변을 20여분 걸으니 비치베드가 나온다. 아쉬운 해변길이 끝나나보다. 아침 일찍 도착해서 그런지 사람도 없고 여유롭고 좋았던 것 같다. 식사때가 되니 몇 대의 배가 도착하여 많은 사람들을 쏟아 내린다. 어딜가도 내가왔다를 알려주는 중국인들...

일찍와서 식당과 해변 베드를 자리잡아 놓아서 그나마 좀 여유롭게 식사하고 휴양같은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잠깐 잠깐 바나나보트도 정말 오랜만에 타보고 스노클링도 하고... (얼마만에 타본 바나나 보트인 줄 모르겠지만 이제는 빠지고 나니 보트에 오르는 것도 정말 힘들다) 바나나보트는 바다가 아닌 강에서 타는데 같이 타는 사람들이 더 타고 싶어해서 어쩔 수 없이 두번을 연속으로 탔더니 죽을 맛이다. 




식사하며 건너편 숲을 보니 맹글로브 나무들이 무성하게 숲을 이루고 있다. 이런 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역에 강속에 뾰족한 막대기 같은 가지를 강속에 떨어뜨려 번식을 하는 특이한 나무다. 




여유로운 바닷가에서 하루를 보내다 보니 켈리베이를 떠나야 할 시간이 됬다. 아침 일찍 와서 그런 지 하루가 긴데 가이드를 졸라서 맨 마지막 배를 타고 나오게 되었다.

떠나기전 강가에 사람들이 죽 서있다. 줄낚시를 하고 있는데 어떤 사람은 팔뚝만한 메기를 잡아서 한참 시끌벅적하다. 낚시하는 사람들 앞으로 큰 도마뱀 한마리가 여유롭게 강물살을 헤치고 식당쪽으로 나온다. 강속에 있을 땐 악어인줄 알고 경악을 했다. 악어가 있는 강에서 바나나 보트를 탄 줄 알고.... 멀리 강에서 떠올 때 정체가 궁금했는데 다행히 보이는 곳 땅으로 나오니
큰 도마뱀이었다. 




배를 타고 나오는데 저 건너편 풍경속에 악마의 뿔같은 것이 보인다. 바로 키나발루산이다. 코타키나발루엔 산도 있고 바다도 있는 곳이다라는 예전에 동료에게 들어본 기억이 난다. 키나발루산의 고고한 자태가 나의 도전정신을 자극한다.
해발 4095m의 높은 산이다. 여길 등반하려면 1박 2일로 일정을 잡고 중간에 산장에서 하루 묵은 뒤 올라가야 한다고 한다. 기사를 보니 등반을 시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정상등극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내년에 몸을 만들어서 꼭 등반해보고 싶다.




오늘 타고 이동했던 뗏목같은 밴데 우리가 내리고 나니 중국인들을 잔뜩 싫은 배가 도착한다. 같은 배에 나의 일행은 가이드 포함 4명이 배를 탔는데.... 






이렇게 아쉬운 켈리베이 일정을 마치고 키나발루 산 등정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바닷가에만 이틀 있다보니 코타키나발루의 뭔가 특색있는 걸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내일은 클리아스강에 프로보시스 원숭이와 자연속의 반딧불을 보러가기로 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몇 일전 봐둔 그림을 알아보러 갤러리로 향했다. 갤러리가 문을 닫으며 싸게 판다는데 가격협상은 아주 잘 되어 파격적인 가격까지 받았는데 문제는 캔버스를 뜯어 말아서 가지고 가겠다니 난감해 한다. 그림이 꽤 커서 캔버스째 들고 갈 수는 없고.... 고민하다 끝내는 포기했다. 근데 지금도 그 그림을 사오지 못한게 너무 아쉽다. 말레이지아 특유의 문양을 패턴처름 그린 그림인데 지금도 눈앞에 아른 거린다.


그림 알아보다보니 벌써 점심시간이다. 오늘 일정은 와이프랑 나 둘만 있어서 가이드가 동행하지 못하고 예약 및 차편을 마련해 주고 알아서 다녀오란다. 오히려 잘 된 것 같다. 


[Klias River - 클리아스 강]
 

이른 점심을 먹고 마련해준 차편으로 클리아스강으로 향했다. 다운타운을 지나 남쪽으로 한참을 내려간다. 거의 두시간 정도 이동한 뒤 도착했다. 반딧불을 보기 때문에 저녁까지 여기서 머무른다고 한다.  

클리아스강의 첫이미지는 켈리베이와 크게 차이가 없는 것 같다. 강과 양옆으로 뻗은 원시림 같은 나무들...




다과를 한 후 기다리니 순서가 되었다고 배에 타라고 한다. 서너명이 탄 배가 출발해서 열대 숲속 같은 강변을 시원하게 달린다. 주변 망고나무에 망고가 열렸다. 말레이지아에서도 특히 이 곳 보르네오 지역에 망고를 많이 재배한다고 한다. 필리핀 특유의 노란 망고와는 달리 껍질이 녹색인 싱그러운 망고...   가격도 싼편이어서 시장을 지날때 마다 망고를 가득 사서 먹도 다녔다. 칼이 없어 망고를 잘 까지 못해 이동하면서 먹기는 좀 힘들고 식당에 가면 잘라달라고 부탁하고 호텔에선 식당에서 칼을 빌려 잘라먹고.... 망고는 필리핀산 말레이지아산 할 것 없이 맛있다. 기후변화로 국내에서도 나중엔 망고를 재배할 수 있지 않을까?









어제 켈리베이서 봤던 왕도마뱀이 나무위에서 사람들이 귀찮은 듯 숨고 있다.
 



중간 중간 쉬어가며 한참 배를 달리다 보니 저 멀리 해가 지고 있다.
 




클리아스 베이에서는 배를 두번 타는데 처음 배를 탈땐 이곳 특유의 프로보시스 원숭이를 자연에서 본다고 했다.
안내지나 인터넷을 보니 클리아스에 오면 원숭이를 잘 볼 수 있다고 되어있는데 왠 걸... 저 멀리 숲속에 있는 원숭이의 형체만 보다가 끝난다. 코주부 원숭이의 그 특이한 코를 가까이서 절대 볼 수 없다. 원숭이들이 사람들 경계를 많이 해서 절대 배 근처에 오지 않는다. 저 멀리 높은 나무에 홀로 앉아있는 프로보시스 원숭이의 형체만 보다가 원숭이 관람이 끝난다. 




중간 쯤 배를 잠시 대길래 봤더니 원숭이가 있다. 자세히 보니 프로보시스 원숭이가 아니고 그냥 일반 다른 원숭이다. 
아쉬운 김에 이 원숭이 얼굴이나 보려고 했는데 엉덩이만 보여주고 고개를 돌리지 않는다.
 




코주부를 보지 못한 실망감에 젖어 있는데 어느새 배는 반환점을 돌아 다시 왔던 길로 돌아온다.
 



돌아오는 길에 해가 지고 있다. 배를 모는 친구가 이곳의 일몰은 세계 5대 일몰장관에 포함된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그런데 일몰이 장관이긴 하다. 프로보시스 원숭이를 자세히 보지 못한 아쉬움을 붉은 노을로 달래본다.








붉은 노을을 뒤로 다시 배가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오니 벌써 어두워졌다. 저녁 식사를 하느라 분주하다. 저녁 식사 후 다시 배를 타고 이번에는 반딧불을 보러 간다고 한다. 여러 식당을 다닌 것 같은데 음식이 대부분 비슷한 것 같다. 근데 음식들이 좀 짠편이라 많이 먹을 수는 없는 것 같다.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그나마 관광객들의 민원을 듣고 싱겁게 하는 거라고 한다. 예전엔 얼마나 짜게 먹었길래...

저녁 먹고 차한잔하며 기다리니 배를 타는 순서가 되었다. 30여분 정도 배를 타고 반딧불을 본다고 한다. 똑딱이 카메라의 한계로 저녁 뱃길과 반딧불을 열심히 찍었으나 잘 나오지 않는다. 카메라 하나 장만할까라고 와이프에게 말했더니 들은채도 하지 않네...

컴컴한 강을 따라 조금 내려오다 배가 멈춘다. 숲속의 큰 나무에 서치라이트 같은 밝은 빗을 나무에 쏘아댄다. 그리고 서치라이트를 끄자.... 입이 떡 다물어진다. 수백 아니 수천 마리의 반딧불이 자극을 받았는지 일제히 반짝 반짝 빛을 발한다. 장관이다.

그렇게 밝지는 않지만 한마리 한마리가 내뿜는 불빛이 모여 정말 크리스마스 트리 같은 분위기를 연출해 낸다. 와중에 배로 날라든 반딧불들이 보인다. 많지는 않지만 수십마리의 반딧불이들이 내 눈앞에서 아른 아른 날아다닌다. 

이렇게 몇 군데 반딧불이 모여 있는 곳에서 반딧불이 만드는 여러모양의 크리스마스 트리를 감상했다. 이 더운 열대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밤에만 볼 수 있는 광경이라 밤까지 일정이 잡혀있었다. 또 다시 지루한 차량이동....고속도로를 한참 달려 시내로 접어든다. 호텔 방향이 아닌 시내의 작은 마을로 들어서더니 차를 세운다. 이건 뭐지? 
기사가 그 집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더니 차에서 뭔가를 꺼내 전달해 준다. 뭘 사다달라고 부탁해서 가져다 주고 가느라 들렀단다. 기사 아저씨의 볼 일이 끝나고 다시 호텔로 향했다.


내일은 시내 이곳 저곳을 둘러보고 쇼핑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일정이다. 


[코타키나발루 시내]

코타키나발루의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이리 저리 먹으며 구경하며 다니다 보니 벌서 4일이란 시간이 휙 지나갔다.
오늘은 어쩔 수 없지만 시내 구경과 중간 중간 쇼핑을 해야한다고 한다. 

시내로 나오면서 처음 들른 곳은 사바주 청사다. 지금은 신청사로 옮겨서 사용되지 않는 건물이다. 한 때 코타키나발루의 랜드마크 역할을 했던 빌딩이다. 지금도 코타키타발루 어디에서든 보이기는 한다. 주기둥이 하나로 지어진 세계에서 희귀한 빌딩이라하는데 건축을 하시는 분들은 의미깊에 볼 수 있는 건물이다. 지진 같은 충격이 있는 곳에서는 지을수도 버티지도 못하는 건물이란다. 아쉽게도 건물 내부로 들어가 볼 수는 없다고 한다. 






사바주 청사를 돌아나오자 몇 번 지나다녔던 이슬람사원이 나온다. 여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슬람교를 믿는다고 한다. 이 이슬람 사원은 세계 3대 이슬람 사원 중 하나라고 한다. 외부는 일부 금으로, 내부는 대리석으로 장식되어 있다고 한다. 
 





이슬람 사원의 창에 문양이 독특하다. 평일임에도 사원에 기도를 오는 사람이 많다. 사원 안으로 들어가는 건 제한되어 있고 사진을 찍는 것도 안된다고 한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씻도 기도를 하러 들어가는 신도들의 모습과 내부의 큰 본당의 웅장함에 압도되어 경건함을 느끼게 한다.




다음은 여기서 가장 유명한 불교사원이다. 일부 사람들은 불교를 믿는다고 한다. 안으로 들어가자 큰 와불이 인상적이다.
예전에 TV에서 목욕탕 같은 곳에 누워 떠 있는 살아있는 와불이라는 사람을 본 기억이 난다.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불상이 근엄하게 앉아 있는데 여기서 와불을 보니 좀 더 친근하게 보인다.






사원 구경을 하다보니 점심때를 훌쩍 넘겼다. 점심을 먹고 쇼핑을 하다 영국이 처음 상륙했다던 제셀턴 포인트로 왔다. 워터프론트가 더 아기자기하게 놀거리 볼거리가 많다고는 하는데 여기 부둣가도 나름 운치있는 것 같다. 돌아나오다 어시장 구경도 하고 멀티쇼핑몰인 와리산 스퀘어 구경을 하며 번 이라는 유명한 빵도 사먹고 하다보니 밤이 깊었다.








코타키나발루에서 마지막 저녁을 만찬처럼먹고 나오니 있는 동안 오지 않던 비가 오기 시작한다. 그것도 엄청 많이...
소나기성인 것 같은데 무섭게 비가온다. 출발을 위해 공항에 도착하고 나니 비가 잦아 들었다. 

이제 정말 떠나야 할 시간...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코나키나발루의 기억들을 하나씩 짚어보다 잠이 들었다. 

키나발루 산, 이 곳에 오르기 위한 목표가 생겼으니 코타키나발루에 다시 와야하는데....



[google map - Kota Kinabalu] from airport - downtown - grand borneo ho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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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ilect
여행/먼 곳 2012. 3. 22. 15:28


매년 결혼 기념일에 크고 작은 일들로 많이 챙기지 못했었다. 사실 결혼 전 긴 7년이라는 긴~ 연애시간으로 인해 조금은 무뎌지기도 했을 것 같다. 여하튼 그러다보니 엊그제 한 것 같은 결혼식이 벌써 10년이 훌쩍 넘어 버렸다. 10주년도 못 챙겨 준 미안함에 올해는 뭘할까 하다 조금은 럭셔리한 휴양을 가기로 마음먹고 분주히 마우스를 움직였다.

너무 멀지 않지만 기억에 오래 남을 멋진 바다와 여행지의 지역속으로 들어가 볼 수 있는 그런 여행을 가보기로 했다.

여행 정보를 찾다보니 보라카이가 눈에 띈다. 사실 보라카이를 본게 아니고 브래드피트와 안젤리나졸리 부부가 묵었던 곳이라고 소개되는 리조트를 보게됬다. 멋져 보인다. 그래 여기다라고 정하고 이제는 가격과 예약과의 전쟁...

보라카이 샹그릴라 리조트는 2008년에 문을 열었는데 피트부부가 묵고 난 뒤 좀 더 알려졌다고 한다.

2월말인데도 그렇게 저렴한 항공권은 없는 것 같고 샹그릴라 리조트는 이틀 묶으면 하루는 공짜로 묵는 오퍼가 있다.

보라카이 초행길이라 몰랐는데, 예약한 항공권은 칼리보라는 곳으로 가는 것이 었는데 카티끌란으로 가는 비행기도 있었다. ㅊ이는 칼리보에서 내리면 2시간 정도 차로 이동하여 칼리보로 간 뒤 배를 타고 보라카이섬으로 들어가는 것이고,
카티끌란에서 내리면 바로 보라카이섬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카티끌란으로 가는 비행기를 예약했어야 하는데 보라카이라 검색하니 대부분 칼리보였다.  

조금 비싸더라도 다음번에 보라카이 갈땐 칼리보로 예약하고 가야겠다.

40만원 정도의 칼리보 항공권을 예약하고(이정도면 조금 떨어지는 리조트에서 3박 5일 할 수 있는 요금인데...)
이번에는 샹그릴라 사이트에 가서 할인 정보를 보고 직접 예약을 했다. 

방 종류가 여러가지다. 그냥 호텔방 같은 게스트룸이 이고, 빌라가 있다. 이번엔 럭셔리니깐 빌라로 질러야 겠는데 종류가 많다. 풀이 달려 있는 빌라도 좋긴한데 트리하우스라고 리조트 언덕에 높에 있는 트리하우스 빌라가 눈에 들어온다.

그래, 목욕탕 같은 풀이 있는 빌라보다는 전망좋은 트리하우스 빌라로 선택했다. 가격이 후덜덜이다. 하루에 백만원이 넘는 것 같은데.... 할인하는 방으로 예약하니 택스와 봉사료 포함 하루에 50만원 정도 되는 것 같다. 신혼여행도 아닌데... 아니야 최고급은 아니어도 기념일이니깐.

리조트 예약을 하니 카티끌란에서 보라카이섬으로 제티는 무료인데 칼리보에서 픽업해서 카티끌란까지 오는 서비스가 있는데 왕복으로 8만원정도에 제공한다. 가서 알았는데 픽업하지 않고 그냥 칼리보에서 버스나 합승하는 차를 타면 일이만원이면 칼리보에 갈 수 있다. 두명이 왕복하면 사만원 이상은 들지만 좀 싼 것 같다.

어쨌든 이렇게 출혈이 큰 예약은 끝이 났고, 이제 떠나는 것 만 남았다.

떠나는 날 아침이 밝았다. 인천으로 아침일찍 이동을 했다. 4시간 여 비행기를 타고 마닐라고 가서 마닐라에서 다시 1시간여 칼리보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타야했다. 근데 비행시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닐라에는 12시쯤 도착인데, 칼리보에 출발은 거의 네시다. 좀 더 빨리 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마닐라도착 칼리보행 비행기 시간을 극적으로 바꾸다]
 

마닐라 공항에 도착해 짐을 찾고 국내선 청사로 이동했다. 이층으로 올라오니 바로 옆이다. 일단 체크인이 가능하면 하려고 항공사 카운터로 갔다. 근데 예약한 비행기는 오후 늦은 시간이라 아직 체크인을 하지 않는다. 
칼리보 체크인을 하길래 이건 뭐냐고 물어봤더니 지금 출발하는 비행기라고 한다. 
한국에서 비행기 예약할 때 봤던 대기시간 없는 환상적인 트랜짓 시간의 비행기 였던 것 같은데 그걸로 예약해 달라고 했더니 좌석이 없다고 절대 안된다고 했었다.

어쩔 수 없이 카운터에서 돌아서다가 혹시나 해서 지금 비행기 남는 좌석이 있냐고 물어봤다. 카운터 직원이 이것저것 눌러보더니 있다고 한다. 내가 예약한 표를 보여주고 시간을 바꿔서 탈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가능하단다. 몇 시간 벌었다는 기쁨과 설레임으로 총알같이 체크인을 하고 비행기에 오르려 탑승장으로 이동했다. 
와이프가 "참 잘했어요" 스티커를 붙여주듯 쓰다듬어 준다. 으쓱한 기분... 칼리보에서 카티끌란 이동시간을 고려하면 사실 섬에 들어가면 어두워질까봐 약간은 걱정했었는데 고민이 해결됬다.

참..호텔 픽업변경을 까먹었다. 비행기 타기전에 해야한다. 공중전화가 보여 급하게 잔돈을 바꾸어 호텔에 전화를 했다. 시간만 변경하면 되는데 장거리 전화라 전화기에 남은 돈은 뚝뚝 떨어지는데 기다리라는 말과 담당자로 연결해준다는 말만 들려온다. 
동전이 하나 남았다. 드디어 연결된 담당자... 이름, 항공편, 시간을 급하게 말해주고 전화를 끊었다. 픽업을 못 만나면 어쩌나?

마닐라 공항에서 점심먹고 여유롭게 기다리기면 되겠다는 계획은 무산되고, 급하게 비행기에 올라타 버렸다.

좀 전에 비행기 오른 것 같은데 벌써 칼리보에 착륙한단다. 작고 아담한 국제 공항이다. 출구로 나오니 샹그릴라 유니폼을 입은 사람이 내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고 기다리고 있다. 전화통화를 급하게 하는 바람에 좀 걱정했는데 픽업나온 직원을 만나서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한국의 베스타라는 봉고차에 나랑 와이프 이렇게 둘만 타고 간다. 베스타가 해외에서는 벤츠로 팔리나 보다. 
시골길과 원시림 같은 산길을 지나 드디어 카티끌란 이정표가 보인다. 구름이 잔뜩 껴 있다. 날씨는 좋아야 할텐데...

카티끌란에서 보라카이로 가는 배를 타는 제티에 내려준다. 역시 샹그릴라 직원이 나와 짐을 들어주고 샹그릴라 전용 제티로 안내한다. 샹그릴라 제티에 들어서니 마닐라까지 같이 비행기 타고 왔던 신혼부부들이 몇 쌍 앉아있다. 이들은 아마 카티끌란으로 바로 날라왔다 보다. 결혼식의 피로함과 신혼여행의 설레임이 얼굴에 가득하다. 우리도 저럴때가 있었던가?

그 무리에 있다보니 우리도 신혼부부인 것 처럼 되는 것 같다.

배가 준비되어 한 무리의 사람들이 배에 올랐다. 보라카이 섬은 길게 해변이 뻗어있는데 3개의 스테이션으로 나누어 지역을 구분하고 이동 시에 식별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스피드 보트를 타고 보라카이의 화이트 비치 스테이션들을 지나 10여분쯤 섬의 끝으로 오니 샹그릴라 리조트가 나오다.


[map from boracaykitesurfing]


샹그릴라는 전용 선착장이 따로 있다. 안내하시는 직원분들의 안내를 받아 전동차(버기)를 한대씩 나눠 타고 로비로 향한다.
대부분 신혼여행이라 가이드들이 붙어서 안내하고 체크인을 한다. 

직원분께 체크인을 하고 싶다고 하니 안내를 해준다. 체크인을 하려고 예약 내용을 일러 줬더니 방으로 이동해서 체크인 안내를 해주겠다고 한다. 빌라 예약은 로비에서 체크인 하는 게 아니고 방으로 직접 가서 리조트에 대한 간단한 안내와 체크인을 진행한다. 왠지 모르게 대접 받는 느낌인데 나쁘진 않다. 안내해준 방으로 이동을 위해 버기를 타고 산위를 빙빙 둘러 올라갔다. 드디어 안내받은 방...리조트 안내와 이용방법, 체크아웃 등에 대해 간단히 말해주고 안내하던 직원이 돌아갔다.

[전담 집사와 핸드폰, 버기...]
 

특이한 건 빌라에 묵으니 핸드폰을 하나 준다. 보라카이섬 내에서 어디서든지 통화가 가능한 핸드폰이다. 몇 일 묵는 동안 이 지역내에서 통화할 수 있도록 선불 충전된 핸드폰이다. 그리고 언제든지 문제가 있거나하면 버틀러(집사)를 불러달란다.   

트리하우스 빌라...이층으로 된 빌라다. 1층엔 침실과 욕실, 2층엔 거실과 화장실, 그리고... 탁트인 전망이 있는 자쿠지가 달린 테라스가 있다. 


[picture from dailymail.co.uk]


[우여곡절 끝에 전망좋은 빌라로 방을 바꾸고...]
 

안내받은 방에 들어와 와이프랑 빌라를 이리 저리 둘러보다 커텐을 치니 실망이다. 1층도 그렇고 2층 테라스 유리 난간도 그렇고 닦아 놓지 않아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 더 문제는 흐린 유리 밖으로 나무에 좀 가려져서 전망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 멋진 방과 전망이 유리청소가 되지 않고, 나무에 가려 전망을 잘 볼 수 없다니...

처음 안내받은 방이 31번 빌라였는데 위로 35번까지 있다. 모두 트리하우스 빌라다. 아쉽지만 저녁을 먹으러 나오는데 윗쪽 빌라가 불이 꺼져 있다. 빈방처럼 보이는데 31번 빌라보다 위쪽에 탁 트인 곳에 있어서 전망이 확연히 달라 보인다. 

비싼 가격을 생각하니 아쉬워서 로비에 전화를 걸었다. 위쪽 빌라가 빈 것 같은데 바꿔 줄 수 없냐고...
위쪽 빌라가 비어있긴 한데 청소와 세팅이 되어있지 않다고 난감해 한다. 35, 34는 손님이 있고 33번이 비었단다.
짧은 영어로 불만과 볼멘소리를 하다가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바꿔준단다.

준비하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해서 와이프와 리조트도 둘러볼겸 식당으로 갔다. 식당에 다녀오는 동안 준비해 주겠다고 한다. 빌라가 꽤 높은 곳에 있기때문에 로비로 가거나 리조트 이동할 땐 버기를 불러 타고 가야한다.  

게스트룸쪽은 버기를 탈려면 버기스탑에서 타는 것 같다. 빌라에 묵으면 "버기 플리즈" 한마디에 쏜살같이 빌라 앞으로 달려온다. 


[Sirena 해산물 식당에서 첫 식사]
 

오늘 저녁은 늦어서 나가서 먹기는 어려워 리조트내 sirena라는 해산물 식당으로 갔다. 행사가 있거나 예약제인데 오늘은 행사도 없고 대부분 비어 있어서 밥을 먹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한참 보고 있는데 직원이 한글로 된 메뉴를 틱 던져놓고 간다. 여기서 고르란 것 같은데.... 식당 종업원이 한국인들을 무시하는 듯한 행동이었다. 짚고 넘어가야할 것 같다.

다시 직원을 불렀다. 이 메뉴를 왜 나에게 줬는지 물었다. 한국인들은 대부분 영어를 못해서 주문을 잘 못하니 그냥 몇 개 상품을 묶어서 메뉴를 보여주고 선택하게 한다고 한다. (나중에 버틀러랑 친해져서 물어보니 백인들에는 안그러는데 한국인들은 좀 무시한단다.) 

그래서 설명해 주었다. 한국분들이 영어도 잘하고, 이런 음식들도 한국에서 많이 먹어봐 전체 메뉴에서 선택도 잘 한다라고... 

덕분에 전채, 주, 후식까지 메뉴판을 뒤져가며 음식을 선택해서 아주 아주 잘 먹었다. 좀 따지듯 이야기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친절하게 설명도 잘해주고, 맛보라고 다름 음식도 좀 얻어먹고 첫 식사를 아주 즐겁고 맛있게 먹었다. 서빙하던 친구도 다음부터 한국분들 오면 잘 대하겠다고 한다. 진심인지는 모르겠지만....

식당 외부 좌석은 날씨가 흐리고 비가와서 열지 않아 안에서 먹었는데 외부가 정말 멋지고 낭만적이다.

날씨가 좋은 날은 예약하지 않으면 앉기 힘들다는 자리...


[picture from shangri-la web]


식사를 마치고 리조트를 둘러보다 버기를 불러타고 빌라로 돌아왔다. 31번이 아닌 33번 빌라로...
깨끗하게 셋팅을 모두 마치고 짐까지 옮겨 놓았다.

우선 커텐부터 걷고 1층 2층을 왔다갔다 하며 전망을 살폈다. 역시 옮기길 잘했다. 전망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좋다.
씻고 누워서 내일은 뭐할까 고민하며 잠이 들었다.


아침에 눈을 떠 밤에는 잘 몰랐던 빌라에서의 바다 전망에 놀랐다. 저 아래 어제 배를 타고 왔던 리조트 선착이 보인다. 1층 침실의 앞 유리창 3면에 드넓은 바다의 전망이 한폭의 그림처럼 담겨져 있다. 






2층으로 올라오니 테라스의 전망을 감동이다. 2층 주방에 준비된 캡슐커피를 내려서 테라스에 나와 전망을 보니 여기서 그냥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와이프도 너무 좋아한다.
 






사실 밤엔 바다가 어두워 전망할게 없긴 하지만, 밤마다 형형색색 조명이 들어오는 자쿠지를 틀어놓고 들어가 몸을 녹이며 그 자체를 음미하며 즐겨보았다. 집에 돌아가야 한다면 모두다 집에다 뜯어 옮겨 놓고 싶다.
 








[Vintana에서의 아침식사] 

아침은 메인빌딩 옆 vintana라는 곳에서 부페식사를 한다. 아침시간에는 사람이 좀 붐비긴 하는데 직원들도 친절하고 모두 휴양을 와서 그런지 여유롭다. 리조트나 호텔 등 다녀보며 아침을 많이 먹어봤지만 빈타나의 아침 식사는 훌륭하다. 뭘 먹어야 할지 고르다 보면 오전 내내 먹어도 시간이 모자랄 것 같다. 

음식도 맛이 있지만, 와이프와 내가 좋아하는 망고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는 것... 역시 망고산지다. 이렇게 맛있는 망고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니... 

사람마다 음식취향은 조금씩 다르고 어떤 이들은 빈타나의 식사가 그냥 그렇다고 할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매일 매일 내일 아침이 기대되는 아침식사였다. 

빌라 옆에 있는 Rima라는 이탤리언 식당에서 식사는 아니고 밤에 칵테일을 마셨는데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지만 맛있기도하고 마시는 내내 재밌었던 것 같다. 역시 분위가가 중요한 건가?

리조트내 모든 식당을 다 가보지는 않았지만 음식도 음료도 모두 좋았고 좋다고 한다. 근데 리조트 내에서 모든 끼니를 해결하다보면 체크아웃할때 계산서가 좀 많이 무거워 질 것 같다.



리조트에 머무는 동안 대부분 날씨가 좋아서 거의 매일 해변으로 나왔다. 리조트에 2개의 해변이 있는 데 하나는 리조트 전용 비치고, 또 하나는 공용 비치인데, 전용 비치는 한적함에 그냥 누워 해변을 즐기기에 좋고, 공용 비치에서는 카약이나, 스노클링 같은 간단한 해양 스포츠를 할 수 있다. 리조트 내에선 어디에 가든 무엇을 하든 "villa 33"만 외치면 무사통과다.

둘째날 파라솔 밑 그늘에서 비치베드에 누워 있다 한시간 정도 잠이 들었다. 분명히 그늘에 있었는데...그 날 저녁 화상에 가까울 정도로 몸이 익었다는 걸 알았다. 열대의 햇살은 그늘 아래서도 무섭다는 걸 새삼 느낀다. 


리조트 내 대부분의 직원들이 친절한데 버틀러와의 한국인에 대한 대화 후 그 진심을 알수 없었다. 근데 리조트에 있다보니 어딜 가든 직원들을 평가하는 레터가 있다. 어떤 직원들은 친절을 베푼 후 고객이 만족해하면 레터를 살짝 내밀며 자기 이름과 칭찬을 써달라고 한다. 아마도 이런 시스템이 여기 직원들을 친절하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싶기도 하다. 근데 진심이던 아니던 너무 친절하고 고마워서 어딜가든 다 써줬다. 리조트에선 팁을 받지 않는데 팁을 주게 만들 정도로 친절하다.
 





이렇게 대부분의 시간은 리조트에서 보냈는 데 오후 늦게나 밤에는 디몰로 나갔다. 밥도 먹고, 마사지도 받고 구경도 하고 해변을 거닐기도 하고...  리조트에서 디몰이라는 화이트비치 중심으로 이동하는 셔틀이 거의 매시간 있었던 것 같은데 예약을 못해서 사람이 다 차거나 하면 정문으로 이동해 트라이시클을 타고 나오면 된다. 50페소면(1300원) 섬내 어디든 갈 수 있는 것 같다. 리조트에서 디몰로 내려오는 길은 ATV를 타는 사람들로 막히고 매연이 심하다. 이 아름다운 섬에 누가 ATV를 가지고 들어 왔는지 모르겠지만, 한두대가 아니라 끝없이 이어지는 ATV행렬이다. 트라이시클을 타고 이동할 땐 실내가 아니라 숨이 턱턱 막힌다.

[화이트비치, 디몰, 그리고 인도식당...]
 

화이트 비치에서 가장 인상적인 식당은 "true food"라는 인도식당이었다. 
지나 다니다 식당인데 사람들이 모두 약에 취한 듯 반쯤 누워있다. 식당인데 물담배도 보이고...분위기가 약간은 퇴폐적으로 보인다. 탄두리 치킨이 먹어보고 싶어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에이 모르겠다 하며 나도 와이프랑 반쯤 누워 식사를 기다렸다. 묘한 기분이다. 비싸지도 않고 약간은 퇴폐적으로 맛있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식사하는 동안 갑자기 천둥번개를 동반한 엄청난 비가 쏟아졌다. 아래 식당의 천정에 있는 비닐이 물로 가득차 축 쳐저 곧 무너져 내릴 것 같다. 근데 직원 하나가 큰 장대를 들고 물을 빼려고 쳐진 천을 툭툭 친다. 그러다 천이 뒤집어 지며 물이 쏟아졌는데 물색깔이 까맣다. 가서 자세히 보니 비가오며 천정 천에 고인 물에 수백마리의 도마뱀이 가득 모여 있었나보다. 그 도마뱀들이 한번에 쏟아졌다. 

도마뱀 구경을 하다보니 빗줄기가 가늘어 지더니 이내 그쳤다.

정말 보라카이 화이트 비치엔 할 것도 먹을 것도 많다. 밤 늦게까지 즐기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정말 젊은 낭만이 있는 곳이라 할 만한 것 같다. 
 




이렇게 꿈만 같던 보라카이의 휴양이 어느덧 마지막 떠나는 날이 되어버렸다. 칼리보에서 거의 자정에 출발하는 비행기 일정이라 오전/오후 모두 리조트에서 시간을 보냈다. 오후가 되어 체크아웃을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들어왔던 리조트의 선착장으로 버기를 타고 이동했다.




떠나는 배에 올라 저 멀리 보이는 리조트를 보며 저방에서 우리가 묵었었는데를 연발하며 아쉽지만 카티끌란 돌아왔다.
 


왔던 것 처럼 무료한 봉고차에서의 2시간... 칼리보에 도착. 다시 마닐라로...
마닐라에서 시간이 좀 남긴했는데 시내는 나가지 못하고 공항내 이곳 저곳 식당에서 조금씩 사먹으로 다니다 보니 벌써 출발할 시간이 되었다. 


아침일찍 인천에 도착하여 집으로 오는 동안 강한 아쉬움이 남는다. 와이프는 이번 여행 내내 행복했다고 한다. 
결혼기념으로 떠난 이번 여행에서 와이프가 행복했다고 하니 나에게도 갑자기 행복감이 밀려 오는 것 같다.
조금의 럭셔리가 이런 행복감을 줄줄이야... 여유만 된다면 다시한 번 좀 덜 럭셔리하게 가보고 싶은 섬 보라카이다.

 
Posted by artilect
여행/먼 곳 2012. 3. 21. 21:22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아주 오래전 사진들 속에서 "그래 여기에 가봤었지..." 라는 탄식을 자아내는 사진이 있다.
사진 속 날짜를 보니 94년, 거의 20년이 다 되어간다.  

미 서부를 여행하다 우격다짐으로 가게되었던 그 곳...

사실 미 서부 여행을 하다보면 아리조나까지 들어가기는 쉽지 않고 더우기 모뉴멘트 밸리를 가볼 기회가 많지는 않은 것 같다. 네바다에서 수백킬로미터를 달려 도착한 그 곳, 모뉴멘트 밸리. (monument valley)

같이 가게되었던 사람들을 설득하고 설특하여 지평선이 보이는 고속도로를 수백킬로미터를 달려 도착한 모뉴멘트 밸리, 나중에 모두 가자고 억지부려줘서 고맙다고들 했다. 

사실 아주 오래된 기억이고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은 쉽게 갈 수도 있고 많은 사람들이 가보는 곳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꼭 한 번 다시 가봐야 겠다고 마음을 굳히는데 언제나 가 볼 수 있을까?



기억을 더듬어 보기로 했다. 네바다에서 수백킬로미터를 달려 모뉴멘트 밸리 입구에 도착하니 황량한 사막에 버거킹 건물이 하나 서있었다. 햄버거를 하나 먹고 가려고 들어갔더니 인디언들로 꽉 차 있었던 기억도...




에어울프라는 미국 드라마를 언제 방영했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 드라마에서 사막같은 곳에 헬리콥터가 출동하는 기지가 나오는데 그곳이 정말 가보고 싶었었다. 인터넷이 거의 보급되지 않은 시절이라 정보를 찾아보는 건 도서관 밖에 없어서 이리 저리 찾아보니 그 곳이 모뉴멘트 밸리라고 한 걸 본적이 있었다. 

네바다에 오니 아리조나가 그리 멀지 않았고 그래서 모뉴멘트 밸리란 이름이 떠올랐고 오게된 곳이다. 
모뉴멘트 밸리의 우뚝 솟은 기둥같은 산들은 오랜시간 풍화에 의해 생성된 것이라고 써 있었던 것이 기억난다.
오랜 시간 물이 흘러 계곡이 생기 듯 바람이 불어 만든 돌기둥들...






저 멀리 캘리포니아에서 빌려서 몰고 온 렌트카다. 쉐비 코리스카란 자동차다. 저래 보여도 그 당시에 시속 이백킬로의 속력을 냈던 차로 기억난다.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죽 벋은 10차선길에 지나가는 차 한대가 없어서 밟다보니 속도가 빠른 것 같아 속도계를 봤더니 이백킬로를 넘어서고 있어서 놀래 속도를 줄였던 기억도 난다.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까? 기둥들의 모습들은 변하지 않았지만 많은 시설들이 들어오지 않았을까 싶긴 하지만 여긴 나바호 인디언 원주민 보호구역이라 개발이 되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하다. 사막 어디를 다녀도 건물하나 없다. 

여기서 내가 본 건물은 입구에 있던 버거킹 하나, 안쪽에 들어와 지은지 얼마되지 않은 여관 하나, 이게 다였다. 
여관 이름은 기억 나지 않는데 이날 저녁 이곳 여관에서 잠을 자는데 손님이 하나도 없었다. 같이 간 사람들이랑 저녁에 심심해서 여관 주인에게 카드를 혹시 팔지 않냐고 물어보자 주인도 심심했는지 자기도 끼워달라고 해서 잠깐 동안 포커를 같이 했던 기억도 생생하다. 지금도 그 여관이 있을런지...

기둥이나 산아래 그늘을 다니다가 깜짝 놀랐었던 기억도 나는 데 사람이 전혀 없을 것 같은데 가끔 인디언들이 그늘 아래서 나타나 직접 만든 장식품들을 팔았다. 















모뉴멘트 밸리를 둘러 보는데 하루 종일 걸렸던 것 같다. 이 산에서 저 산으로 이동하고 기둥도 올라 가보고...
도로는 있다가도 없고 해서 그냥 차가 다닐 수 있으면 들어갔었던 것 같다.

미국의 모든 곳을 다 알거나 다녀보진 못 했지만, 나에기는 모뉴멘트 밸리카 미국 최고의 장관인 것 같다. 

이후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가끔 맑은 날 미국내륙으로 들어가는 비행기를 타고 가다 보면 비행기에서 모뉴멘트 벨리가 보여 그 때 보았던 기억들과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은 아쉬움을 남는다.




 
Posted by artilect
여행/조금은 먼 곳 2012. 3. 20. 11:45

오랜만에 시간이 좀 나서 한려수도를 한바퀴 돌아보러 내려갔다. 한려수도...한산도에서 여수까지의 물길이라...
거제, 통영에서 여수까지 만...그것도 휙 둘러보러 갔다.

해남, 진도, 완도, 목포까지 주욱 갔으면 했지만 이 모든 곳을 전부 맛보며 멋보며 다니려면 한달은 족히 걸릴 것 같다. 


거제로 들어왔는데 늦게 출발해서 그런 지 오후 늦게 도착했다. 작년 언젠가 거제도를 한참 훑고 다녀서인지 그냥 통영으로 가서 자고 둘러보자고 한다. 

해금강의 십자동굴을 지척에 두고 가보지 못하고 돌아서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통영으로 방향을 틀었다. 

거제 해금강



[통영]
 

저녁에 통영 도착했다. 통영항 중앙시장에 들렀는데 벌써 파하는 분위기다. 장구경을 하며 이것 저것 군것질 하다보니 밤도 깊고 배도 불렀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북통영 이마트 근처에 멋진 펜션과 모텔이 많다고 해서 거기서 숙소를 정했다. 겨울 비수기라 그런지 방값이 생각보다는 아주싸다. 몇 군데를 물어보다 어느 집에서 3만원에 자고 가라고 해서 짐을 풀었다. 


푹자고 아침에 일어나 씻고 나왔다. 다시 중앙시장으로 왔는데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충무김밥집 몇 곳만 문을 열었다. 통영 과거 충무라 불리던 곳이다. 이 곳에서 충무김밥을 사먹을 때마다 느끼는 건데 너무 비싸다. 근데 요즘은 통영말고 다른 지역에서 먹는 충무김밥이 훨씬 더 맛있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식당을 찾다 시장 끝으로 가니 대풍관이 문을 열었다. 1박2일에 나와서 좀 유명해진 식당이다. 나도 바지락비빔밥을 한 번 먹어보려 들어가 주문을 하니 안된다고 한다. 너무 일찍 왔나보다. 아침에 되는 건 굴국밥 뿐이란다. 그래도 이건 좀... 굴철이니 그냥 먹으려고 굴국밥을 주문했다.  한상 죽 펴서 나온다. 어디서든지 제철음식은 맛있는 것 같다.

대픙관

대풍관 굴국밥

근데 거의 다 먹을 무렵 다른 손님들이 들어와 앉아서 바지락비빔밥을 주문하니 주문을 받는다. 30분만 늦게 올 걸 그랬나? 바지락을 먹지 못해 입맛을 다시며 식당을 나왔다. 

언덕위로 동피랑 마을이 보인다. 소화도 시킬겸 걸어 올라가 한바퀴 둘러보기로 했다.
올라가니 통영의 강구안이 훤히 내려다 보인다.

동피랑 전망


마을의 담벼락에 있는 아기자기했던 벽화들은 처음보다는 감흥이 줄었다. 추운 아침인데도 카메라를 들고 삼삼오오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동피랑 마을


여기는 무슨 촬영장인 것 같은데 못 들어가게 골목입구를 막아 놓았다. 참 멋진 곳에서 촬영을 하는 것 같다. 그래야 시청자들은 멋진 풍광을 간접으로나마 감상하지 않나 싶다.

동피랑 마을

동피랑 전망


저 멀리 시내쪽으로 충렬사가 보인다. 

통영 동피랑 전망

이번 여행은 한려수도 휙 둘러보기가 컨셉이라 강구안 앞의 조각공원은 가지 않기로 했다. 
아침에 조각공원을 한바퀴 돌며 산책하는 건 정말 좋다. 와이프가 조각공원 산책로를 걸어보더니 통영으로 이사오자고 했었던 기억이 난다. 


통영에 왔으니 미륵산을 들르지 않을 수 없다. 통영 앞바다 한려수도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곳.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10여분 걸어가면 정상에 갈 수 있다.

통영 미륵산 전망대


아침의 한려수도 바다가 눈부시다.

통영 미륵산 전망대


케이블카를 타려면 예약해야한다고 하는데 한가할 때만 와서 그런지 한번도 예약해본 적이 없다. 그냥 와서 표를 사서 탔다. 오늘도 사람이 조금 있긴한데 많지 않아서 그냥 표를 사서 케이블카를 탔다.

따뜻할때 와서 미륵산을 한번 걸어 올라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

통영 미륵산 전망대


저 앞에 한산도가 보인다. 이번엔 섬기행이 아니니 한산도에 가지는 않지만 기념탑위의 전망이 눈에 아른 거린다. 언제봐도 정말 멋있고 아름다운 바다다.

통영 미륵산 전망대

통영 미륵산 전망대

통영 미륵산 전망대

통영 미륵산 전망대

통영 미륵산 전망대

통영 미륵산 전망대

좀 있다 통영을 돌아 남해로 갈 건데 아래 보이는 박경리 기념관과 달아공원도 잠시 들렀다 가야겠다.

통영 미륵산 전망대

산길로 내려오다 보니 산악자전거를 타시는 분들이 있다. 자전거는 아니더라도 다음엔 정말 꼭 산길로 올라와 보고 싶다.

통영 미륵산

통영미륵산

내려가려고 케이블카를 타러 왔다 하늘을 보니 파란 하늘에 눈이 부시다.
통영 미륵산


미륵산에서 내려와 박경리 생가에 잠시 들렀다. 잠시 나도 이런 평화롭고 아늑한 곳에서 글을 쓰는 작가가 되어보는 상상을 해본다.

박경리 기념관

박경리 기념관


박경리 기념관을 나와 섬의 끝으로 가다보니 달아공원이 나온다. 달아공원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저 끝 너머에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기대된다.

달아공원


전망대에 다다르자 옹기종기 모여 솟아 있는 작은 섬들과 푸른바다와 하늘이 펼쳐진다. 햇살에 눈이 부신 건지 미려한 풍경에 눈이 부신 건지 모르겠다.

달아공원

달아공원

달아공원




[남해]

통영에서 나와 고성으로 삼천포로 돌아 남해로 접어들었다. 저 멀리 건너온 삼천포대교가 보인다. 통영의 달아공원에서 위섬/아랫섬 넘어 보이던 남해인데 배를 타고 남해로 들어오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아 보인다.

삼천포대교


남해에 들어와 첫번째 섬인 창신도의 해안길로 돌다보니 세심사라는 작은 절이 나온다. 공룡발자국화석 발견지라 써 있어서 잠시 들러 보기로 했다. 작은 대웅전, 그리고 절을 지키는 삽살개 한마리가 눈에 띈다.

세심사

세심사 삽살개


지금이 물때가 밀물인가 보다. 썰물때엔 가볼 수 있는 돌탑이 물에 잠겨있다. 
 

세심사

세심사 안쪽으로 해안길이 있는데 여기에 공룡발자국 화석이 있다고 한다. 
밀물때라 그런지 물에 잠겨 가기가 쉽지 않은데다 대부분의 화석들이 물에 잠긴듯 하다. 

세심사


공룡발자국 화석지라는 입간판 아래에 크게 파인 곳이 있다. 공룡발자국인가 보다. 해안길에 세발가락으로 찍혀있는 발자국도 간간이 보인다. 물이 빠지고 있는 것 같다. 화석지에 앉아서 보온병에 넣어간 차한잔을 하며 잠깐 바다를 바라보는 여유를 가지기로 했다.

세심사 공룡발자국화석


가인리 공룡발자국화석


절앞에 작은 돌탑을 쌓아 놓았는데 특이하다. 물속에 잠긴 큰 돌탑이 있었는데 작은 돌탑이 여러개 있으니 앙증 맞아 보인다.

세심사


남해의 해안길을 따라 계속 차를 달리다 보니 산과 바다의 풍경들이 계속 변하며 눈에 들어온다.

남해 전망


이렇게 해안도로를 달려오다 보니 벌써 상주해수욕장이다.
아주 오래전 상주에 처음 왔을 때가 생각난다. 남해에 들어와서 험한 비포장의 산길을 몇시간을 넘고 넘어 상주에 왔던 기억이 난다. 드넓은 은빛 모래사장에서 텐트를 치고 휴가를 보냈던 기억....

지금은 남해 상주에 오는 길이 그렇게 험하지도 않고 많은 시간이 걸리지도 않는 것 같다. 근데 그 옛날의 울퉁불퉁하던 산길이 그리운건 왜인지...

상주해수욕장


상주해수욕장의 좋았던 다른 기억은 물이 깊지 않고 따뜻해던 것이다. 썰물때 물이 빠지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물이 빠져 한참을 걸어 나가도 모래사장이 이어졌었는데...

상주해수욕장

이번 여름엔 상주로 피서를 오는 게 어떨까 생각해본다. 
 

상주해수욕장

상주해수욕장


상주해수욕장 뒤로 기암들이 펼쳐져 있는 산이 있는데 이름이 금산이다. 
올라가 보고 싶은데 이번 기행은 휙 둘러보기니깐 다음에 와서 등산해 보기로 했다.
금산에 오르면 산의 절경과 남해의 바다도 함께 볼 수 있을 것 같다.
 

상주 금산

상주 금산

상주 금산


남해 들어오며 독일마을의 휘 돌아 나왔었는데, 상주까지 내려오니 미국마을이 나온다. 그냥 전원주택 몇 개 지어진 마을인데... 몇 년뒤엔 여러국가의 다른마을들이 생길 것 같은 불안한 생각이 든다. 아름답고 멋진 곳이니 누구나 와서 살고 싶긴하겠지만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을 해치며 들어서질 않길 바랄뿐이다. 

남해 미국마을

남해 전망


남해의 서남쪽 끝으로 오니 가천마을이 나온다. 다랑이논(산비탈을 깍아 만든 계단식논)으로 유명한 곳이다. 가천마을 지나 절벽에서 바라보니 마을은 한가로워 보인다. 하지만 저 논을 만들고 경작하기 위해 고생할 것을 생각하니 그리 한가로이만은 보이지 않는다.

마을이 유명해져서일까? 여기 저기 펜션같은 건물들이 논을 갈아 엎고 지어지는 것 같아 보인다. 
 

남해 가천마을 다랑이논

남해 가천마을 다랑이논




남해의 한려수도 절경을 눈에 담으며 오다보니 벌써 남해를 나가는 관문인 남해대교가 나온다.
예전 교과서에 나오던 그 다리...당시 국내 최대의 현수교라던... 한때 한국의 금문교로 불렸던 그 다리다.
 

남해대교

남해대교


금문교의 매력에 빠져 있다보니 벌써 해가 넘어간다. 빨리가면 어두워지기 전에 여수에 들어갈 것 같다.
오늘은 여수로 들어가 자고 내일은 여수를 돌아 다시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여수]

복잡한 여수시내를 지나 오동도에 도착했다. 여수 엑스포 준비에 한참이다. 
오동도 입구 바로 앞에 박람회 호텔을 짓고 있다. 나머지 전시관 시설 등은 기초공사가 한창이다. 

박람회 기간에 꼭 와바야 할텐데...




전망대에 올랐는데 절벽에 호텔을 짓느라 길이 좋지 않다. 근데 호텔 공사가 중지되었다고 한다. 뭔가 문제가 있나보다. 이렇게 멋진 곳에 호텔을 꼭 지어야 했을까....
 

여수 오동도

여수 엑스포 준비공사

여수 오동도


해는 지고 배는 고프고 뭘 먹을까 고민이다. 여수는 어디에서 먹어도 맛있는 것 같다. 
돌게가 맛있다고 유명한 시내의 황소식당으로 갔다.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있단다. 아니나 다를까 갔더니 앉을 자리가 없다. 운이 좋았는지 도착하자마자 자리가 생겨 바로 먹을 수 있었다. 내 뒤로 오신 분들은 거의 30분 이상 기다린 것 같은데...

돌게로 만든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이 나온다. 맵지만 않았다면 먹느라 일어나지 못했을 정도로 맛있다. 역시 남도 음식이 맛있는 건가? 배가 고파서 더욱 식욕이 자극되긴 했지만....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근데 너무 매워서 입이 아프다.

여수 황소식당

여수 황소식당

여수 황소식당


밥을 먹고 돌산도에 들어가 숙박을 하기 위해 출발했다. 돌산대교를 넘자 "전망 좋은 곳"(돌산공원) 이라는 이정표가 나온다. 고민할 것 없이 돌산공원으로 들어갔다. 돌산공원에 오르니 방금 건너온 돌산대교와 여수시내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돌산대교 기념탑 주위에 야경을 즐기러 온 연인들이 여러쌍 보인다. 여수의 밤을 만끽할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인가 보다.
 

돌산공원

돌산공원 야경




돌산도로 들어와 방을 잡았다. 잘려고 누우니 오늘 눈에 담은 남해의 풍경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오래 오래 기억에 남기를....


아침에 일어나 향일암으로 향했다. 날이 좋은 줄 알았으면 일출을 보러 나올 걸 그랬나보다. 남해 최고의 일출명소를 너무 우습게 봐서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든다. 조금 늦게 나왔더니 이른 아침인데도 해가 중천이다. 

여수 향일암


구조물을 뒤로 산위에 향일암이 보인다. 
 

여수 향일암

여수 향일암

여수 향일암


향일암 입구에서 표를 끊고 계단길로 올라가기로 했다. 15분 정도면 향일암에 오를 수 있다.
계단길이 좀 힘들면 뒤로 차들이 다닐 수 있는 산길이 있다. 내려올 땐 그길로 내려 왔는데 좀 돌아가긴 해도 그 길이 좀 덜 힘든 것 같다.
 

여수 향일암

여수 향일암

여수 향일암

여수 향일암


나이가 드는 건지 이번에 향일암에 오르면서 바위틈 길이나 바위들이 쌓인 아래로 굴처럼 나있는 길이 많은데 저 바위들이 혹시 무너져 내리진 않을까 불안한 느낌이 약간 든다. 그 오랜 세월을 비바람속에서 만들어지고 다져진 길들인데....

여수 향일암

여수 향일암

아침에 법당마다 불경을 드리고 있다.
조심 조심 법당 주위를 돌며 저 멀리 햇살에 반짝이는 눈부시는 바다를 바라보니 탄식이 절로 나온다.
 

여수 향일암

여수 향일암

여수 향일암


동굴길 같은 곳을 돌아 올라오니 넓고 평평한 바위가 하나 나온다. 뭐라고 써 놓았는데 자세히 보니 "원효스님 좌선대" 라고 써있다. 원효대사가 이 곳에 앉아서 참선과 수행을 하시던 곳이라고 한다. 근데 자리가 너무 멋진 자리다. 나도 한 번 가서 앉아보고 싶은데 내려갈 수는 없다고 한다.
 

여수 향일암

여수 향일암


암자 한켠에 사랑나무(연리근)이 있다.
 

여수 향일암



 여수 향일암  여수 향일암
 여수 향일암  여수 향일암


향일암에서 내려다 보면 거북이목이 보인다. 향일암 안에 건물 주변에 둘러 놓은 울타리 위에 작은 장식들이 거북이였는데 아래 보이는 거북이목을 형상화한 것인가 보다.


여수 향일암

여수 향일암

암자의 단청색깔과 파란 하늘이 조화롭다.
 

여수 향일암

여수 향일암


돌아 내려가는 길에도 역시 바위들이 만든 터널길이 있다.

여수 향일암


암자 출구에 약수터가 있는데 산에서 흘러내린 물을 뱉고 있는 것 같은 긴 용모양으로 만들어 놓았다. 용이 뿜는 약수를 한 모금 마시고 계단길 대신 산길로 돌아 내려왔다.

여수 향일암

여수 향일암

여수 향일암



돌산도를 돌아 나오다 보니 여수 반대쪽 섬인 백야도를 잇는 연륙교 공사가 한창이다. 앞으로 연륙교가 놓이면 돌산도에서 백야도로 이어지는 멋진 다리길이 생겨 한려수도에 차로 다니면 볼 수 있는 새로운 경치가 생길 것 같다.

오늘은 다리가 없으니 여수시내까지 올라가서 다시 백야도로 내려와야겠다.
 

백야도 연륙교


여수 해안도를 돌다보니 어느새 백야대교를 넘어 백야도로 들어왔다. 

백야대교


백야대교 아래 신기하게 생긴 물고기상이 물위를 뛰어 오르는 듯한 형상으로 놓여있다.
 

백야도


백야도



백야등대

백야등대

백야등대



백야도에 들어와 백야등대를 한바퀴 돌며 여수에서의 마지막 절경을 눈에 담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머리속 기억에서 사라지기 전에 얼른 다시 돌아와야 겠다. 

이렇게 여수에서 한려수도 휙 둘러보기를 마무리하기위해 아쉬움을 뒤로한 채 집으로 방향을 틀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에서 푸른 바다의 아름다운 섬모습들을 하나 하나 떠올려 보고, 다음 번에 가보기로 했던 곳 걸어보기로 했던 곳들을 생각해보며 오다보니 어느 새 집앞에 도착했다. 다음 가기 전까지 많이 변하지 않은 모습으로 기다려 주기를....


Posted by artil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