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자주 갔었던 곳인데, 한동안 가보질 못한 것 같다.
다녀오고 나니 요즘 돌고래 때문에 뉴스에 자주 나온다.
날이 좀 춥긴하지만 오랜만에 서울대공원에 가보기 위해 길을 나섰다.
동물들을 좋아하긴 하지만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을 즐겨 보러 간다기 보단 산책하기에 좋은 것 같아 자주 갔었다.
예전기억을 되살려 과천으로 들어온 뒤 경마장을 돌아 미술관 들어가는 길로 들어왔다.
서울랜드나, 서울대공원, 미술관 어딜 가든 항상 미술관 주차장에 차를 세웠었다.
오늘도 변함없이 미술관 주차장으로 향했다. 미술관 주변은 다른 곳에 비해 언제나 한적하다.
미술관에 차를 세우고 걸어 내려와 서울대공원 매표소에 도착해 요금을 보니 삼천원이다.
내 머릿속에는 천원 천오백원까지 남아있는데... 두배가 되었네.
동물들에 대한 시설투자 등이 많이 이루어진 것 같긴한데 요금이 많이 오르긴 했다.
날이 추워서 그런지 외부에는 동물들을 거의 볼 수 없고 대부분의 동물들이 실내에 들어가 있다.
입구에 들어서니 못 보던 구조물들이 보인다.
어설픈 구조물을 멀리서 봐서 몰랐는데 가만히 보니 바오밥 나무다.
언젠가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서 바오밥 나무를 실컷 보리라....
외부에는 동물들이 없어서 아프리카관으로 들어갔다.
육중한 하마들이 좁은 실내에 있는 걸 보니 안스러워 보인다.
따뜻한 날에 외부에 나와있어도 움직임이 많지 않던 하마들인데 실내에서 이리 저리 분주하게 움직인다.
벌거숭이 두더지쥐라는 데 땅속인 것 처럼 굴처럼 구조물을 만들어 주어 수십마리가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인다.
움직이다 보면 톱밥이 한쪽 입구를 막아 다니지 못하나 보다. 사육사가 들어가서 한 통로에 쌓인 톱밥을 빼서 다른 통으로 골고루 나누어 통로를 다시 뚫고 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작년에 들여온 거라고 하는데 털이 없는 쥐다. 암에 안걸려서 이 동물을 가지고 연구한다고 한다.
동물도 보고 퀴즈도 풀고 했더니 선물이라고 연필을 준다. 큰 선물은 아닌 데 왠지 퀴즈를 잘 맞춰서 받았다는 생각에 뿌듯하다.
외부 전시관에 나와 있는 동물이 있다. 사막여우다. 귀여운 강아지 처럼 생겼는데 주위를 경계하며 바삐 움직인다. 춥지 안을런지 모르겠다. 한참을 보고 있으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바로옆엔 미어캣이 있다. 사람을 많이 봐서 그런 지 별로 경계하지 않는 것 같다. 날이 추우니 따뜻한 햇살에 일렬로 서서 몸을 녹이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앞에 있는 이 미어캣이 감시병인가 보다. 혼자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며 경계를 서는 모양이다.
산책하기에는 좀 추운날인 것 같다. 그래도 한적하고 상쾌한 공기에 기분이 좋다. 공원 내에 있는 식당들은 모두 문을 닫았다. 뭐 먹을 것도 아니었지만 사람도 없고 식당도 문을 닫고 하니 왠지 더 썰렁해 보인다. 벤치에 앉아 보온병에 싸가지고 간 커피한 잔을 하며 몸을 좀 녹이고 다시 동물 친구들을 보러 간다.
이번에 가서 못보던 새로운 동물들을 볼 수 있었다.
양서류 들이 있는 곳인데 우선 멕시코 도룡뇽이다. 생김새가 정말 특이하다. 여러 종류가 있는데 색이 좀 다르고 모양은 비슷한 것 같다. 머리에 뿔같은 것이 달린 것과 우수에 젖은 듯한 눈빛....
타란툴라는 언제봐도 신기하고 큰 몸집과 가지고 있는 독 때문에 두려움의 대상이다.
독이 없는 거미도 있기는 하지만 얼핏봐선 모두 독이 있을 것 같다. 다리와 몸에 나 있는 털과 위협적인 몸색깔, 그리고 가만있다 번개처럼 움직이는 몸짓 등 두려움의 대상이다.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가까이서 볼 수 있게 해주는 동물원이 오늘따라 왜 이리 고마운지...
돼지코 거북... 자세히 보니 코가 정말 돼지코를 닮았다. 코밑에 이빨도 자세히 보니 이빨도 위협적이다. 큰 거북에게 물리면 사람 신체 부위가 잘려나간다고 하던데...이 작은 거북의 이빨을 보니 물리면 상당히 아플 것 같다.
일반 거북도 오늘 자세히 보니 코가 좀 작다 뿐이지 소위 말하는 돼지코다.
거북이를 보며 계단을 돌아나오니 개구리 등 양서류가 잔뜩 나온다.
오늘의 동물이다. 표식이 잘 못된 것 같긴한데 청개구리라고 되어있는 내부에 아무리 찾아도 개구리가 없다. 그러다 헉...
구조물인줄 알았는데 엽기적으로 생긴 개구리다. 개구리 왕눈이에 나오는 투투를 닮았다.
서울동물원에 언제 왔는 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본 것 같다. 개구리 이름을 알고 싶은데 다음번에 가면 물어봐야겠다.
비만이나 병이 아니고 원래 저렇게 생긴 것 같은데....
춥지 않았으면 삼림욕도 하면서 산길로 돌아 왔을텐데 다음에 따뜻할 때 와서 돌아보기로 하고 남은 전시관들을 얼른 둘러보기로 했다. 호주관의 캥거루들은 실내에서도 추운지 옹기 종기 모여서 몸들을 비벼대는 것 같다.
걷다보니 인공포육실까지 왔네. 들어가봤더니 이젠 나가도 될 것 같은 호랑이와 사자들이 잔뜩있다.
아기 호랑이가 두손을 포개고 얌전히 있는데 이제 제법 어른티가 난다. 그래도 아직은 귀엽다.
유리벽 하나를 두고 나랑 눈싸움을 하는데 아직 어린 호랑이지만 눈매가 매섭다. 역시 호랑이다.
두툼한 앞발... 좀있으면 내 얼굴만해지겠지만 아직은 큰 강아지 발 같다.
다음에 오면 아마 전시관으로 옮겨 질 것 같다. 건강하게 잘 크길...
사자 한마리는 친구들이 놀아주지 않으니 혼자 자기 발을 물어뜯으면서 놀고 있다. 사자들도 왕따가 있나....
청계산 자락의 바람이 오늘따라 좀 차고 매섭다. 해도 이제 많이 저물어 가고 얼른 돌아 내려가야겠다.
돌아 내려오다 보니 눈길을 끄는 친구가 하나 있다. 너구리인줄 알았는데 레서팬더라고 한다.
설명을 보니 쿵푸팬더에 나오는 시푸 사부가 바로 레서팬더란다. 참 귀엽게 생겼다.
푸마 한마리가 동물원이 떠나갈 정도로 엄청 크게 울어댄다. 사자 울음인 줄 알았는데...
아직 모든 전시관을 다 못 돌았는데 날이 저물어 간다. 꽤 오래 있었나 보다.
좀있으면 차도 막힐 것 같다. 시간이 나면 미술관도 좀 둘러볼려고 했는데 미술관도 다음 기회로 미루어야 겠다.
겨울에 동물원 산책도 나름 괜찮은 것 같다. 조금 춥긴 하지만 한적함 속에서 실내에 있는 동물들과 만나는 아기자기한 매력도 있는 것 같다.
사진을 찍지는 못했는데 동양관에서인가 청소중이서 일부 나와있는 동물들이 있었다. 사육사가 손에 들고 있던 카멜레온 한마리를 나에제 만저보라고 건네줘서 한참을 만지다 어깨 올렸다하며 카멜레온과 놀았다. 사람들이 왜 카멜레온을 애완용으로 기르는 지 조금 알 것 같기도 하다.
가끔 머리가 복잡하고 갑갑할 땐 미술관이나 동물원에 다시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