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열풍이 불어 여기 저기 자전거 도로가 생겼다. 경춘전철이 생기면서 기존 일부 철도구간이 폐쇄되었는데 이걸 자전거도로로 재활용하는 공사가 작년에 한창이었던 기억이 난다. 지난 번 보니 도로가 완성되어 자전거가 다니는 걸 보았는데 오늘은 거길 한 번 걸어보기로 했다. 자전거도로지만 옆에 도보로 걸을 수 있도록 인도도 같이 만들어져 있다.
팔당에서 양평까지 죽 이어져 있는데 30km에 달하는 거리다. 하루정도 자전거를 타며 주위 풍경을 감상하기에는 적당한 거리인 것 같다. 팔당에서 양평까지 걷기는 좀 무리이고, 오늘은 다산로 토끼섬 앞에서 팔당역 근처 자전거도로 입구까지 왕복으로 걸어보기로 했다. 왕복 거리는 가까운 것 같아도 10km가 넘는 거리다.
걷기 시작하려고 토끼섬 앞에 서니 한강과 어우러진 마을 풍경이 근사하다. 이런 곳에 한 번 살아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기차길 옆에 사는 건 그리 조용한 삶은 아니었겠지만 이제 기차는 다니지 않고 자전거들과 사람들이 앞으로 지나다니는 길이 되어버려 조금은 조용해졌겠지만 이젠 새로운 소음과 싸우는 듯하다. 그래도 한강이 펼쳐진 멋진 조망을 누리고 사는 건 행복해 보인다.
자전거 도로는 자전거가 오고가는 길과 사람이 다니는 길이 붙어 있다. 자전거 도로와 인도가 분리되어 있지 않아 걷다보면 인도로 왔다갔다 하며 자전거가 쌩쌩지나가니 조금 위험하긴하다.
바깥쪽 차도에서는 보이지도 않고 약간은 허름했던 식당인데 앞쪽으로 자전거도로가 나는 바람에 찾는 사람이 많아졌나보다. 자전거 도록쪽 식당입구에 만들어 놓은 가족상이 있는데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식당앞으로 죽 펼쳐진 자전거도로가 시원하다. 그리고 멀리 보이는 팔당댐 역시 멋진 풍광이다.
예전에 자주가던 시골밥상 집도 보인다. 10년전쯤 한참 보리밥 된장 먹으로 많이 왔었는데 요즘은 사람도 많아지고 가격도 많이 오르고 맛도 예전 같지 않아서 거의 오지 않는 곳이다. 이렇게 예전 기찻길인 자전거도로에서 보니 오랜만에 한 번 가보고 싶기도 하다.
좀 지나니 봉안터널이 나온다. 터널속은 사람이나 자전거가 다닐 수 있도록 조명을 환하게 해 놓아 불편하지 않다. 오히려 조명을 너무 환하게 해 놓은 것 같아 눈이 부실 정도다. 길지 않지만 터널을 지나는 느낌은 항상 새로운 것 같다.
터널을 지나니 팔당댐이 바로 옆에 모습을 드러낸다. 비가 좀 와서 그런지 물이 많이 불어 있는 상태다. 댐에서 쏟아내는 물줄기가 저 멀리 팔당대교까지 한번에 치고 달리는 듯하다.
차로 항상 다니면서 보는 풍경과 같지만 이렇게 걸으며 팔당댐 주위을 둘러보는게 훨씬 더 시원하게 눈에 잘들어 오는 것 같다. 한강과 산사이에 굽어진 도로를 보니 저 멀리서 기차가 달려올 것 같다.
중간 중간 앉아서 쉴수 있는 공간도 있다. 휴게 공간은 번호가 쓰여져 있는데 출발했던 토끼섬 앞이 9번이었다. 팔당역까지 이런 휴게 공간이 9개가 있는 것 같다.
이야기를 나누며 가볍게 걷다보니 벌써 자전거도로 입구가 저멀리 보인다.
자전거 도로 시작점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휴게소에 앉아 간단히 식사하며 출발준비를 하고 있다. 팔당역이나 근처에서 이곳으로 들어오는 것 같다. 입구 옆에는 말많은 4대강, 4대강 국토종주 안내판이 나오는데 한번에 종주하지는 못해도 구간을 나누어 한번 도전해 볼만한 것 같다.
자전거도로 입구에서 발길을 돌려 다시 토끼섬까지 천천히 오면서 휴게소에서 과일도 먹고 커피도 마시며 하다보니 금새 토끼섬까지 도착했다. 갈때는 한참 걸린 것 같은데 올때는 금방인 것 같다.
토끼섬 앞 마을의 고목과 흐드러지게 붉게 핀 꽃잔디를 뒤로하며 오늘은 발길을 돌려 집으로 향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곳이라 왕복으로 걸어봤는데 가벼운 산책으로는 좋은 것 같다. 하지만 다음번엔 구간을 좀 더 잘 정해서 걸어봐야겠다.
[다산길 ~ 양수리 구간]
지난 번 걸어본 자전거 도로 주변이 너무 좋아서 양수리 구간까지 더 걸어보기로 하고 다산길로 갔다.
다산길에서 조안면으로 넘어가 양수대교를 넘어 양수리로 들어가는 길이다. 조안면을 지나다니면서 보기는 했는데 이 길도 양수리 앞으로 펼쳐진 두물머리를 보면서 걷기에 좋은 것 같다.
양수대교를 건너기 건 작은 휴게소가 나오는데 커피한잔을 마시며 한강을 바라보니 정말 좋다.
저멀리 다리건너 양수리가 보이고 뒤를 돌아보니 운길산과 수종사가 조그맣게 보인다.
예전 기차가 다니던 길을 재활용해서 만들었는데 중간 중간 바닥을 유리로 만들어 아래를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양수리로 넘어오니 오늘이 장날이다. 작지만 구경도 하고 군것질도하며 양수리를 한바퀴 돌고 다시 왔던길을 따라 되돌아 왔다.
오늘 걸어보니 자전거 타고 달려 보기에도 좋아 보인다. 지도를 보니 양평까지 죽 이어진다. 다음 번엔 자전거를 타고 한번 달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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