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먼 곳 2012. 3. 22. 15:28


매년 결혼 기념일에 크고 작은 일들로 많이 챙기지 못했었다. 사실 결혼 전 긴 7년이라는 긴~ 연애시간으로 인해 조금은 무뎌지기도 했을 것 같다. 여하튼 그러다보니 엊그제 한 것 같은 결혼식이 벌써 10년이 훌쩍 넘어 버렸다. 10주년도 못 챙겨 준 미안함에 올해는 뭘할까 하다 조금은 럭셔리한 휴양을 가기로 마음먹고 분주히 마우스를 움직였다.

너무 멀지 않지만 기억에 오래 남을 멋진 바다와 여행지의 지역속으로 들어가 볼 수 있는 그런 여행을 가보기로 했다.

여행 정보를 찾다보니 보라카이가 눈에 띈다. 사실 보라카이를 본게 아니고 브래드피트와 안젤리나졸리 부부가 묵었던 곳이라고 소개되는 리조트를 보게됬다. 멋져 보인다. 그래 여기다라고 정하고 이제는 가격과 예약과의 전쟁...

보라카이 샹그릴라 리조트는 2008년에 문을 열었는데 피트부부가 묵고 난 뒤 좀 더 알려졌다고 한다.

2월말인데도 그렇게 저렴한 항공권은 없는 것 같고 샹그릴라 리조트는 이틀 묶으면 하루는 공짜로 묵는 오퍼가 있다.

보라카이 초행길이라 몰랐는데, 예약한 항공권은 칼리보라는 곳으로 가는 것이 었는데 카티끌란으로 가는 비행기도 있었다. ㅊ이는 칼리보에서 내리면 2시간 정도 차로 이동하여 칼리보로 간 뒤 배를 타고 보라카이섬으로 들어가는 것이고,
카티끌란에서 내리면 바로 보라카이섬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카티끌란으로 가는 비행기를 예약했어야 하는데 보라카이라 검색하니 대부분 칼리보였다.  

조금 비싸더라도 다음번에 보라카이 갈땐 칼리보로 예약하고 가야겠다.

40만원 정도의 칼리보 항공권을 예약하고(이정도면 조금 떨어지는 리조트에서 3박 5일 할 수 있는 요금인데...)
이번에는 샹그릴라 사이트에 가서 할인 정보를 보고 직접 예약을 했다. 

방 종류가 여러가지다. 그냥 호텔방 같은 게스트룸이 이고, 빌라가 있다. 이번엔 럭셔리니깐 빌라로 질러야 겠는데 종류가 많다. 풀이 달려 있는 빌라도 좋긴한데 트리하우스라고 리조트 언덕에 높에 있는 트리하우스 빌라가 눈에 들어온다.

그래, 목욕탕 같은 풀이 있는 빌라보다는 전망좋은 트리하우스 빌라로 선택했다. 가격이 후덜덜이다. 하루에 백만원이 넘는 것 같은데.... 할인하는 방으로 예약하니 택스와 봉사료 포함 하루에 50만원 정도 되는 것 같다. 신혼여행도 아닌데... 아니야 최고급은 아니어도 기념일이니깐.

리조트 예약을 하니 카티끌란에서 보라카이섬으로 제티는 무료인데 칼리보에서 픽업해서 카티끌란까지 오는 서비스가 있는데 왕복으로 8만원정도에 제공한다. 가서 알았는데 픽업하지 않고 그냥 칼리보에서 버스나 합승하는 차를 타면 일이만원이면 칼리보에 갈 수 있다. 두명이 왕복하면 사만원 이상은 들지만 좀 싼 것 같다.

어쨌든 이렇게 출혈이 큰 예약은 끝이 났고, 이제 떠나는 것 만 남았다.

떠나는 날 아침이 밝았다. 인천으로 아침일찍 이동을 했다. 4시간 여 비행기를 타고 마닐라고 가서 마닐라에서 다시 1시간여 칼리보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타야했다. 근데 비행시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닐라에는 12시쯤 도착인데, 칼리보에 출발은 거의 네시다. 좀 더 빨리 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마닐라도착 칼리보행 비행기 시간을 극적으로 바꾸다]
 

마닐라 공항에 도착해 짐을 찾고 국내선 청사로 이동했다. 이층으로 올라오니 바로 옆이다. 일단 체크인이 가능하면 하려고 항공사 카운터로 갔다. 근데 예약한 비행기는 오후 늦은 시간이라 아직 체크인을 하지 않는다. 
칼리보 체크인을 하길래 이건 뭐냐고 물어봤더니 지금 출발하는 비행기라고 한다. 
한국에서 비행기 예약할 때 봤던 대기시간 없는 환상적인 트랜짓 시간의 비행기 였던 것 같은데 그걸로 예약해 달라고 했더니 좌석이 없다고 절대 안된다고 했었다.

어쩔 수 없이 카운터에서 돌아서다가 혹시나 해서 지금 비행기 남는 좌석이 있냐고 물어봤다. 카운터 직원이 이것저것 눌러보더니 있다고 한다. 내가 예약한 표를 보여주고 시간을 바꿔서 탈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가능하단다. 몇 시간 벌었다는 기쁨과 설레임으로 총알같이 체크인을 하고 비행기에 오르려 탑승장으로 이동했다. 
와이프가 "참 잘했어요" 스티커를 붙여주듯 쓰다듬어 준다. 으쓱한 기분... 칼리보에서 카티끌란 이동시간을 고려하면 사실 섬에 들어가면 어두워질까봐 약간은 걱정했었는데 고민이 해결됬다.

참..호텔 픽업변경을 까먹었다. 비행기 타기전에 해야한다. 공중전화가 보여 급하게 잔돈을 바꾸어 호텔에 전화를 했다. 시간만 변경하면 되는데 장거리 전화라 전화기에 남은 돈은 뚝뚝 떨어지는데 기다리라는 말과 담당자로 연결해준다는 말만 들려온다. 
동전이 하나 남았다. 드디어 연결된 담당자... 이름, 항공편, 시간을 급하게 말해주고 전화를 끊었다. 픽업을 못 만나면 어쩌나?

마닐라 공항에서 점심먹고 여유롭게 기다리기면 되겠다는 계획은 무산되고, 급하게 비행기에 올라타 버렸다.

좀 전에 비행기 오른 것 같은데 벌써 칼리보에 착륙한단다. 작고 아담한 국제 공항이다. 출구로 나오니 샹그릴라 유니폼을 입은 사람이 내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고 기다리고 있다. 전화통화를 급하게 하는 바람에 좀 걱정했는데 픽업나온 직원을 만나서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한국의 베스타라는 봉고차에 나랑 와이프 이렇게 둘만 타고 간다. 베스타가 해외에서는 벤츠로 팔리나 보다. 
시골길과 원시림 같은 산길을 지나 드디어 카티끌란 이정표가 보인다. 구름이 잔뜩 껴 있다. 날씨는 좋아야 할텐데...

카티끌란에서 보라카이로 가는 배를 타는 제티에 내려준다. 역시 샹그릴라 직원이 나와 짐을 들어주고 샹그릴라 전용 제티로 안내한다. 샹그릴라 제티에 들어서니 마닐라까지 같이 비행기 타고 왔던 신혼부부들이 몇 쌍 앉아있다. 이들은 아마 카티끌란으로 바로 날라왔다 보다. 결혼식의 피로함과 신혼여행의 설레임이 얼굴에 가득하다. 우리도 저럴때가 있었던가?

그 무리에 있다보니 우리도 신혼부부인 것 처럼 되는 것 같다.

배가 준비되어 한 무리의 사람들이 배에 올랐다. 보라카이 섬은 길게 해변이 뻗어있는데 3개의 스테이션으로 나누어 지역을 구분하고 이동 시에 식별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스피드 보트를 타고 보라카이의 화이트 비치 스테이션들을 지나 10여분쯤 섬의 끝으로 오니 샹그릴라 리조트가 나오다.


[map from boracaykitesurfing]


샹그릴라는 전용 선착장이 따로 있다. 안내하시는 직원분들의 안내를 받아 전동차(버기)를 한대씩 나눠 타고 로비로 향한다.
대부분 신혼여행이라 가이드들이 붙어서 안내하고 체크인을 한다. 

직원분께 체크인을 하고 싶다고 하니 안내를 해준다. 체크인을 하려고 예약 내용을 일러 줬더니 방으로 이동해서 체크인 안내를 해주겠다고 한다. 빌라 예약은 로비에서 체크인 하는 게 아니고 방으로 직접 가서 리조트에 대한 간단한 안내와 체크인을 진행한다. 왠지 모르게 대접 받는 느낌인데 나쁘진 않다. 안내해준 방으로 이동을 위해 버기를 타고 산위를 빙빙 둘러 올라갔다. 드디어 안내받은 방...리조트 안내와 이용방법, 체크아웃 등에 대해 간단히 말해주고 안내하던 직원이 돌아갔다.

[전담 집사와 핸드폰, 버기...]
 

특이한 건 빌라에 묵으니 핸드폰을 하나 준다. 보라카이섬 내에서 어디서든지 통화가 가능한 핸드폰이다. 몇 일 묵는 동안 이 지역내에서 통화할 수 있도록 선불 충전된 핸드폰이다. 그리고 언제든지 문제가 있거나하면 버틀러(집사)를 불러달란다.   

트리하우스 빌라...이층으로 된 빌라다. 1층엔 침실과 욕실, 2층엔 거실과 화장실, 그리고... 탁트인 전망이 있는 자쿠지가 달린 테라스가 있다. 


[picture from dailymail.co.uk]


[우여곡절 끝에 전망좋은 빌라로 방을 바꾸고...]
 

안내받은 방에 들어와 와이프랑 빌라를 이리 저리 둘러보다 커텐을 치니 실망이다. 1층도 그렇고 2층 테라스 유리 난간도 그렇고 닦아 놓지 않아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 더 문제는 흐린 유리 밖으로 나무에 좀 가려져서 전망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 멋진 방과 전망이 유리청소가 되지 않고, 나무에 가려 전망을 잘 볼 수 없다니...

처음 안내받은 방이 31번 빌라였는데 위로 35번까지 있다. 모두 트리하우스 빌라다. 아쉽지만 저녁을 먹으러 나오는데 윗쪽 빌라가 불이 꺼져 있다. 빈방처럼 보이는데 31번 빌라보다 위쪽에 탁 트인 곳에 있어서 전망이 확연히 달라 보인다. 

비싼 가격을 생각하니 아쉬워서 로비에 전화를 걸었다. 위쪽 빌라가 빈 것 같은데 바꿔 줄 수 없냐고...
위쪽 빌라가 비어있긴 한데 청소와 세팅이 되어있지 않다고 난감해 한다. 35, 34는 손님이 있고 33번이 비었단다.
짧은 영어로 불만과 볼멘소리를 하다가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바꿔준단다.

준비하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해서 와이프와 리조트도 둘러볼겸 식당으로 갔다. 식당에 다녀오는 동안 준비해 주겠다고 한다. 빌라가 꽤 높은 곳에 있기때문에 로비로 가거나 리조트 이동할 땐 버기를 불러 타고 가야한다.  

게스트룸쪽은 버기를 탈려면 버기스탑에서 타는 것 같다. 빌라에 묵으면 "버기 플리즈" 한마디에 쏜살같이 빌라 앞으로 달려온다. 


[Sirena 해산물 식당에서 첫 식사]
 

오늘 저녁은 늦어서 나가서 먹기는 어려워 리조트내 sirena라는 해산물 식당으로 갔다. 행사가 있거나 예약제인데 오늘은 행사도 없고 대부분 비어 있어서 밥을 먹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한참 보고 있는데 직원이 한글로 된 메뉴를 틱 던져놓고 간다. 여기서 고르란 것 같은데.... 식당 종업원이 한국인들을 무시하는 듯한 행동이었다. 짚고 넘어가야할 것 같다.

다시 직원을 불렀다. 이 메뉴를 왜 나에게 줬는지 물었다. 한국인들은 대부분 영어를 못해서 주문을 잘 못하니 그냥 몇 개 상품을 묶어서 메뉴를 보여주고 선택하게 한다고 한다. (나중에 버틀러랑 친해져서 물어보니 백인들에는 안그러는데 한국인들은 좀 무시한단다.) 

그래서 설명해 주었다. 한국분들이 영어도 잘하고, 이런 음식들도 한국에서 많이 먹어봐 전체 메뉴에서 선택도 잘 한다라고... 

덕분에 전채, 주, 후식까지 메뉴판을 뒤져가며 음식을 선택해서 아주 아주 잘 먹었다. 좀 따지듯 이야기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친절하게 설명도 잘해주고, 맛보라고 다름 음식도 좀 얻어먹고 첫 식사를 아주 즐겁고 맛있게 먹었다. 서빙하던 친구도 다음부터 한국분들 오면 잘 대하겠다고 한다. 진심인지는 모르겠지만....

식당 외부 좌석은 날씨가 흐리고 비가와서 열지 않아 안에서 먹었는데 외부가 정말 멋지고 낭만적이다.

날씨가 좋은 날은 예약하지 않으면 앉기 힘들다는 자리...


[picture from shangri-la web]


식사를 마치고 리조트를 둘러보다 버기를 불러타고 빌라로 돌아왔다. 31번이 아닌 33번 빌라로...
깨끗하게 셋팅을 모두 마치고 짐까지 옮겨 놓았다.

우선 커텐부터 걷고 1층 2층을 왔다갔다 하며 전망을 살폈다. 역시 옮기길 잘했다. 전망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좋다.
씻고 누워서 내일은 뭐할까 고민하며 잠이 들었다.


아침에 눈을 떠 밤에는 잘 몰랐던 빌라에서의 바다 전망에 놀랐다. 저 아래 어제 배를 타고 왔던 리조트 선착이 보인다. 1층 침실의 앞 유리창 3면에 드넓은 바다의 전망이 한폭의 그림처럼 담겨져 있다. 






2층으로 올라오니 테라스의 전망을 감동이다. 2층 주방에 준비된 캡슐커피를 내려서 테라스에 나와 전망을 보니 여기서 그냥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와이프도 너무 좋아한다.
 






사실 밤엔 바다가 어두워 전망할게 없긴 하지만, 밤마다 형형색색 조명이 들어오는 자쿠지를 틀어놓고 들어가 몸을 녹이며 그 자체를 음미하며 즐겨보았다. 집에 돌아가야 한다면 모두다 집에다 뜯어 옮겨 놓고 싶다.
 








[Vintana에서의 아침식사] 

아침은 메인빌딩 옆 vintana라는 곳에서 부페식사를 한다. 아침시간에는 사람이 좀 붐비긴 하는데 직원들도 친절하고 모두 휴양을 와서 그런지 여유롭다. 리조트나 호텔 등 다녀보며 아침을 많이 먹어봤지만 빈타나의 아침 식사는 훌륭하다. 뭘 먹어야 할지 고르다 보면 오전 내내 먹어도 시간이 모자랄 것 같다. 

음식도 맛이 있지만, 와이프와 내가 좋아하는 망고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는 것... 역시 망고산지다. 이렇게 맛있는 망고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니... 

사람마다 음식취향은 조금씩 다르고 어떤 이들은 빈타나의 식사가 그냥 그렇다고 할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매일 매일 내일 아침이 기대되는 아침식사였다. 

빌라 옆에 있는 Rima라는 이탤리언 식당에서 식사는 아니고 밤에 칵테일을 마셨는데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지만 맛있기도하고 마시는 내내 재밌었던 것 같다. 역시 분위가가 중요한 건가?

리조트내 모든 식당을 다 가보지는 않았지만 음식도 음료도 모두 좋았고 좋다고 한다. 근데 리조트 내에서 모든 끼니를 해결하다보면 체크아웃할때 계산서가 좀 많이 무거워 질 것 같다.



리조트에 머무는 동안 대부분 날씨가 좋아서 거의 매일 해변으로 나왔다. 리조트에 2개의 해변이 있는 데 하나는 리조트 전용 비치고, 또 하나는 공용 비치인데, 전용 비치는 한적함에 그냥 누워 해변을 즐기기에 좋고, 공용 비치에서는 카약이나, 스노클링 같은 간단한 해양 스포츠를 할 수 있다. 리조트 내에선 어디에 가든 무엇을 하든 "villa 33"만 외치면 무사통과다.

둘째날 파라솔 밑 그늘에서 비치베드에 누워 있다 한시간 정도 잠이 들었다. 분명히 그늘에 있었는데...그 날 저녁 화상에 가까울 정도로 몸이 익었다는 걸 알았다. 열대의 햇살은 그늘 아래서도 무섭다는 걸 새삼 느낀다. 


리조트 내 대부분의 직원들이 친절한데 버틀러와의 한국인에 대한 대화 후 그 진심을 알수 없었다. 근데 리조트에 있다보니 어딜 가든 직원들을 평가하는 레터가 있다. 어떤 직원들은 친절을 베푼 후 고객이 만족해하면 레터를 살짝 내밀며 자기 이름과 칭찬을 써달라고 한다. 아마도 이런 시스템이 여기 직원들을 친절하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싶기도 하다. 근데 진심이던 아니던 너무 친절하고 고마워서 어딜가든 다 써줬다. 리조트에선 팁을 받지 않는데 팁을 주게 만들 정도로 친절하다.
 





이렇게 대부분의 시간은 리조트에서 보냈는 데 오후 늦게나 밤에는 디몰로 나갔다. 밥도 먹고, 마사지도 받고 구경도 하고 해변을 거닐기도 하고...  리조트에서 디몰이라는 화이트비치 중심으로 이동하는 셔틀이 거의 매시간 있었던 것 같은데 예약을 못해서 사람이 다 차거나 하면 정문으로 이동해 트라이시클을 타고 나오면 된다. 50페소면(1300원) 섬내 어디든 갈 수 있는 것 같다. 리조트에서 디몰로 내려오는 길은 ATV를 타는 사람들로 막히고 매연이 심하다. 이 아름다운 섬에 누가 ATV를 가지고 들어 왔는지 모르겠지만, 한두대가 아니라 끝없이 이어지는 ATV행렬이다. 트라이시클을 타고 이동할 땐 실내가 아니라 숨이 턱턱 막힌다.

[화이트비치, 디몰, 그리고 인도식당...]
 

화이트 비치에서 가장 인상적인 식당은 "true food"라는 인도식당이었다. 
지나 다니다 식당인데 사람들이 모두 약에 취한 듯 반쯤 누워있다. 식당인데 물담배도 보이고...분위기가 약간은 퇴폐적으로 보인다. 탄두리 치킨이 먹어보고 싶어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에이 모르겠다 하며 나도 와이프랑 반쯤 누워 식사를 기다렸다. 묘한 기분이다. 비싸지도 않고 약간은 퇴폐적으로 맛있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식사하는 동안 갑자기 천둥번개를 동반한 엄청난 비가 쏟아졌다. 아래 식당의 천정에 있는 비닐이 물로 가득차 축 쳐저 곧 무너져 내릴 것 같다. 근데 직원 하나가 큰 장대를 들고 물을 빼려고 쳐진 천을 툭툭 친다. 그러다 천이 뒤집어 지며 물이 쏟아졌는데 물색깔이 까맣다. 가서 자세히 보니 비가오며 천정 천에 고인 물에 수백마리의 도마뱀이 가득 모여 있었나보다. 그 도마뱀들이 한번에 쏟아졌다. 

도마뱀 구경을 하다보니 빗줄기가 가늘어 지더니 이내 그쳤다.

정말 보라카이 화이트 비치엔 할 것도 먹을 것도 많다. 밤 늦게까지 즐기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정말 젊은 낭만이 있는 곳이라 할 만한 것 같다. 
 




이렇게 꿈만 같던 보라카이의 휴양이 어느덧 마지막 떠나는 날이 되어버렸다. 칼리보에서 거의 자정에 출발하는 비행기 일정이라 오전/오후 모두 리조트에서 시간을 보냈다. 오후가 되어 체크아웃을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들어왔던 리조트의 선착장으로 버기를 타고 이동했다.




떠나는 배에 올라 저 멀리 보이는 리조트를 보며 저방에서 우리가 묵었었는데를 연발하며 아쉽지만 카티끌란 돌아왔다.
 


왔던 것 처럼 무료한 봉고차에서의 2시간... 칼리보에 도착. 다시 마닐라로...
마닐라에서 시간이 좀 남긴했는데 시내는 나가지 못하고 공항내 이곳 저곳 식당에서 조금씩 사먹으로 다니다 보니 벌써 출발할 시간이 되었다. 


아침일찍 인천에 도착하여 집으로 오는 동안 강한 아쉬움이 남는다. 와이프는 이번 여행 내내 행복했다고 한다. 
결혼기념으로 떠난 이번 여행에서 와이프가 행복했다고 하니 나에게도 갑자기 행복감이 밀려 오는 것 같다.
조금의 럭셔리가 이런 행복감을 줄줄이야... 여유만 된다면 다시한 번 좀 덜 럭셔리하게 가보고 싶은 섬 보라카이다.

 
Posted by artilect
여행/먼 곳 2012. 3. 21. 21:22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아주 오래전 사진들 속에서 "그래 여기에 가봤었지..." 라는 탄식을 자아내는 사진이 있다.
사진 속 날짜를 보니 94년, 거의 20년이 다 되어간다.  

미 서부를 여행하다 우격다짐으로 가게되었던 그 곳...

사실 미 서부 여행을 하다보면 아리조나까지 들어가기는 쉽지 않고 더우기 모뉴멘트 밸리를 가볼 기회가 많지는 않은 것 같다. 네바다에서 수백킬로미터를 달려 도착한 그 곳, 모뉴멘트 밸리. (monument valley)

같이 가게되었던 사람들을 설득하고 설특하여 지평선이 보이는 고속도로를 수백킬로미터를 달려 도착한 모뉴멘트 밸리, 나중에 모두 가자고 억지부려줘서 고맙다고들 했다. 

사실 아주 오래된 기억이고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은 쉽게 갈 수도 있고 많은 사람들이 가보는 곳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꼭 한 번 다시 가봐야 겠다고 마음을 굳히는데 언제나 가 볼 수 있을까?



기억을 더듬어 보기로 했다. 네바다에서 수백킬로미터를 달려 모뉴멘트 밸리 입구에 도착하니 황량한 사막에 버거킹 건물이 하나 서있었다. 햄버거를 하나 먹고 가려고 들어갔더니 인디언들로 꽉 차 있었던 기억도...




에어울프라는 미국 드라마를 언제 방영했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 드라마에서 사막같은 곳에 헬리콥터가 출동하는 기지가 나오는데 그곳이 정말 가보고 싶었었다. 인터넷이 거의 보급되지 않은 시절이라 정보를 찾아보는 건 도서관 밖에 없어서 이리 저리 찾아보니 그 곳이 모뉴멘트 밸리라고 한 걸 본적이 있었다. 

네바다에 오니 아리조나가 그리 멀지 않았고 그래서 모뉴멘트 밸리란 이름이 떠올랐고 오게된 곳이다. 
모뉴멘트 밸리의 우뚝 솟은 기둥같은 산들은 오랜시간 풍화에 의해 생성된 것이라고 써 있었던 것이 기억난다.
오랜 시간 물이 흘러 계곡이 생기 듯 바람이 불어 만든 돌기둥들...






저 멀리 캘리포니아에서 빌려서 몰고 온 렌트카다. 쉐비 코리스카란 자동차다. 저래 보여도 그 당시에 시속 이백킬로의 속력을 냈던 차로 기억난다.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죽 벋은 10차선길에 지나가는 차 한대가 없어서 밟다보니 속도가 빠른 것 같아 속도계를 봤더니 이백킬로를 넘어서고 있어서 놀래 속도를 줄였던 기억도 난다.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까? 기둥들의 모습들은 변하지 않았지만 많은 시설들이 들어오지 않았을까 싶긴 하지만 여긴 나바호 인디언 원주민 보호구역이라 개발이 되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하다. 사막 어디를 다녀도 건물하나 없다. 

여기서 내가 본 건물은 입구에 있던 버거킹 하나, 안쪽에 들어와 지은지 얼마되지 않은 여관 하나, 이게 다였다. 
여관 이름은 기억 나지 않는데 이날 저녁 이곳 여관에서 잠을 자는데 손님이 하나도 없었다. 같이 간 사람들이랑 저녁에 심심해서 여관 주인에게 카드를 혹시 팔지 않냐고 물어보자 주인도 심심했는지 자기도 끼워달라고 해서 잠깐 동안 포커를 같이 했던 기억도 생생하다. 지금도 그 여관이 있을런지...

기둥이나 산아래 그늘을 다니다가 깜짝 놀랐었던 기억도 나는 데 사람이 전혀 없을 것 같은데 가끔 인디언들이 그늘 아래서 나타나 직접 만든 장식품들을 팔았다. 















모뉴멘트 밸리를 둘러 보는데 하루 종일 걸렸던 것 같다. 이 산에서 저 산으로 이동하고 기둥도 올라 가보고...
도로는 있다가도 없고 해서 그냥 차가 다닐 수 있으면 들어갔었던 것 같다.

미국의 모든 곳을 다 알거나 다녀보진 못 했지만, 나에기는 모뉴멘트 밸리카 미국 최고의 장관인 것 같다. 

이후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가끔 맑은 날 미국내륙으로 들어가는 비행기를 타고 가다 보면 비행기에서 모뉴멘트 벨리가 보여 그 때 보았던 기억들과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은 아쉬움을 남는다.




 
Posted by artilect
여행/먼 곳 2012. 3. 19. 16:31
하이난 (하이난1하이난2)


하이난에 온지 벌써 이틀이 지났다. 셋째날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대동해 해변으로 나간다.
하이난(해남)성의 싼야(삼아)시에는 크게 4개의 해변이 있다. 

1. 삼아해변(숙소 근처 - 서쪽), 2. 대동해, 3. 야롱만, 4. 하이탕만

지도를 못 구하다가 드디어 지도를 손에 얻었다. 시내 돌아다닐 때 정말 필요한 지도.
이틀 정도 지내고 이제 지도를 보니 어디에 묵어야하고 어디를 가야할 지 알 것 같다. 다음 번 오게 된다면 좀 더 잘 보고 먹고 돌아다닐 수 있을 것 같다. 






[대동해 해변]

출발을 위해 일행을 기다리다 나와보니 호텔 로비 앞에는 춘절 장식이 늘었고 금귤(낑깡) 나무가 세워져 있다. 다음주가 춘절이라 여기 저기 금귤나무 화분이 보인다. 중국에서는 오렌지색이 부귀를 불러오고 길하다고 해서 춘절에 금귤화분을 집앞에 둔다고 한다.






대동해 해변으로 나가기전 가볍게 점심을 먹고 간다고 한다. 식당 음식은 거기서 거긴것 같다. 식당이 2층이었는데 내려다 보니 맑고 따뜻한 날씨에 삼아시내가 눈부시게 보인다.






중국에 국산차가 많이 팔리는 지 자주 국산차를 마주칠 수 있다. 오늘은 투싼을 식당앞에서 만났는데 새차다. 얼마나 주고 샀을 지 궁금한데...



식당앞엔 버스가 주차할 수 없어 차를 다른 곳에 세웠다고 한다. 길 건너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버스노선 안내판이 보인다. 시내라 버스정류장도 크고 안내판도 잘되어 있는 것 같다. 호텔앞 버스정류장은 나무판위에 손으로 대충 써 놓았던 안내판이 생각난다.
 






드디어 도착한 대동해 해변.... 의외로 날이 따뜻하고 해변이 좋아 보인다. 원래 일정은 여기 몇 시간 있다가 열대천당이라는 곳으로 간다고 한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가이드에게 여기 있겠다고 했더니 그럼 저녁밥과 호텔복귀는 알아서 하란다. 살짝 삐쳤나보다. 패키지가 원래 그렇지만 모든 일정은 그 앞에까지 일단 가서 옵션을 할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으로 나뉜다. 옵션을 말 그대로 선택이지만 필수 옵션이란 이상한 것도 있고, 옵션하지 않으면 짜증내는 가이드도 있다고 한다. 
오늘 오후 선택은 절반이상이 하지 않았다. 어르신 분들은 오늘 대동해도 오지 않았고, 온사람들 중 우리 포함해서 몇 명은 오후 옵션 안한다고 빠졌고, 나중에 들으니 오후 옵션 따라가서 옵션 안 하신 분들도 꽤 있단다. 가이드 수입과 직결되니 좀 삐칠만도 하다.

어쨌든, 오늘 오후와 저녁은 완전 자유다. 해변에서 비치베드를 두개 빌렸다. 원래 리조트 사람들이 공짜로 쓰는 베드라는데 손짓 발짓과 미소로 싸게 베드를 두개 빌렸다.

날씨는 약간 더운편이라 수영복을 입기는 했는데 바다에 담궈보니 살짝 춥다. 물엔 들어가지 말고 해변에서 그냥 있기로 했다. 맥주와 야자수로 목을 좀 축이고 이국땅 하이난의 햇살 속에서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해가 뉘엇뉘엇 넘어가고 있다. 옷을 갈아입고 시내 구경을 하기로 했다. 
오늘 같은 날만 있으면 몇 일 더 있고 싶다. 추운 겨울에 따뜻한 곳에 오면 항상 조금만 더 있고 싶어진다.

대동해 해변을 뒤로하고 걸어 나오니 역시 고급 아파트와 리조트들이 나온다. 중국에 부자들이 정말 많은 가 보다. 









[삼아시내]
 

대동해를 돌아나오니 복잡한 시내가 나온다. 강변과 해안을 따라 솟아 있는 전망 좋은 아파트와 호텔들이 즐비하다.





퇴근시간이라 그런지 차가 막히기 시작한다.
 








항공편이 싸면 자유여행으로 오려고 예약할려고 했던 이드리 호텔이 보인다. 오기 전엔 지도나 인터넷으로 정보를 확인했는데 위치가 별로인가 했는데 시내에 위치해서 괜찮은 것 같다. 해변은 좀 멀지만 대동해나 야롱만으로 택시로 이동하는 게 어렵지 않은 걸 알았으니 다음에 올땐 여기서 묵어봐야 겠다.



하이난 이드리 호텔


시내로 접어드니 교통체증이 장난이 아니다. 차랑 사람이랑 섞여서 복잡하다.








길거리에서 이것 저것 사먹다 보니 이런... 위안화가 거의 다 떨어지고 달러만 남았다. 식당에서든 길거리에서든 카드로 지불할 수 있는 곳이 없다. 어쩌지? 택시비 50위안 정도만 남았다. 저녁밥을 먹어야 하는데...

은행이 보여서 일단 아무 은행이나 들어가 인출하려 하니 인출이 되지 않는다. 이를 어쩌지... 몇 군데 은행을 들어간 뒤 드디어 인출이 가능한 곳이 있었다. 200위안을 찾아서 요기를 하고 야시장 구경도 하고...

와이프가 돈 떨어져서 불안해 했었는데 200위안에 안도감을 찾은 것 같다. 시장에서 과일도 좀 먹고, 군것질도 좀 하다보니 밤이 깊었다. 이젠 호텔로 돌아가야 할 시간...




시내구경을 신나게 하나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나 보다.
시내 끝에서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탔다. 버스탈 때 봐두었던 큰길로 가지 않는다. 거의 방향감을 상실할 정도로 골목길로만 다닌다. 운전은 거의 새벽에 타는 총알택시 수준이다. 제대로 호텔로 가고 있는 지 궁금해 할 새도 없이 벌써 삼아해변길로 접어들었다. 삼아해변길을 보니 이제 안심이다. 요금이 45위안이 나왔는데 50위안을 주고 잔돈을 받지 않는 다고 했더니 택시 아저씨가 신나서 돌아간다. 

이렇게 또 아쉬운 하루가 가고 있다.


[삼아해변]

드디어 마지막 날이 밝았다. 일정은 내일까지지만 내일은 새벽에 비행기타고 집에 가는 일정이다.
오늘 일정으로 하이난 여행의 일정이 끝나는 거다. 어제 온 것 같은데 벌써 몇 일이 지나 마지막날이라니...

오후에 일정 시작한다고 해서 아침을 일찍 먹고 택시타고 삼아해변으로 나왔다. 첫날 모르고 걸어왔던 생각을 하니 멋쩍다.
사실 걸어서 해변에 오는 게 나쁜게 아니지만 길도 잘 모르고 공사중이라 길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 그리고 외길이다. 중간에 골목으로 들어가면 다시 돌아나와야 한다. 


택시를 타고 해변에 도착하자 탁트인 바다가 날 맞이한다. 처음 눈에 들어온 건 뭔가 쿵푸 연습 같은 걸 하시는 어르신 한분..
파룬궁인지 쿵푸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주 진지하게 이 아침에 바다의 기를 받으며 자세를 취하고 계신다.



해변을 따라 좀 걸어보기로 했다. 해변으로 접어들자 보이는 웅장한 리조트...하워드 존슨 리조트라고 한다.
규모도 크고 객실 전망이 아주 예술일 것 같다. 그리고 리조트에서 관리하는 듯한 푸르른 잔디밭...
 






서쪽으로 보이는 저 끝없는 삼아해변은 거의 80km 정도 이어져 있다고 한다. 시간만 있으면 하루정일 해변을 걷다 쉬다 해보고 싶다.
 



해변에서 물고기가 잡힐 지 모르겠지만 아까부터 자리펴고 낚시하는 강태공도 있다.
 




저멀리 보이는 삼아시내... 시내 바닷가 끝으로 인공섬이 조성되고 7성급 호텔이 지어지고 있다고 한다. 나중에 보니 두바이 7성급 호텔과 생김새는 같던데 건물이 한동이 아니라 4동이다.
 




아침 해변의 적막을 깨고 달리는 오토바이... 처음엔 그냥 일보러 가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해변에서 돈받고 사람을 태우고 다니는 오토바이다. 눈길한 번 주면 한참을 따라오며 호객행위를 한다.

 




아침부터 한가로운 해변을 즐기는 사람들... 오늘은 나도 그들 중의 하나다.
 



귀여운 견공도 주인과 함께 아침 산책을 나왔나보다.
 



해변에는 조그만 모텔같은 곳도 많이 있다. 예약만 할 수 있으면 이런 곳에 예약하여 몇 일 묵는 것도 아주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근데 춘절 전후로는 삼아에 방구하기 하늘에 별따기라고 한다. 무턱대고 비행기타고 왔다간 호텔 잡기 어려울 수도 있단다.
 


 




리조트 앞의 해변으로 가는 길들은 리조트가 직접 꾸미도록 되어있나보다.
여기는 오션 소닉 리조트란 곳인데 규모도 크고 정면 꼭대기에 보이는 펜트하우스는 정말 럭셔리 해 보인다.
궁금하기도 하고 해서 그냥 리조트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춘절이 앞이라 역시 사람이 많다. 중국인이 대부분이고 일부 러시아인들도 보인다. 어떻게 예약하는 지 모르겠지만 한국에 돌아가면 여기 예약도 알아봐야겠다.
 
















해변을 돌다보니 오전이 벌써 다 갔다. 이제 호텔로 돌아가서 짐챙기고 마지막 남은 일정에 맞춰 움직여야한다.
택시를 휙 잡아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오늘 오후일정은 대부분 쇼핑이고, 저녁에 녹회두 공원 야경과 마사지 받는 일정이라고 한다. 

패키지 여행의 저렴한 가격과 바꾼 쇼핑일정...어쩔 수 없다.

첫번째 라텍스. 가격도 그렇고 물건도 그렇고 살게 없다. 



두번째 과자공장? 각종 건과와 과일맛 사탕을 판다. 역시 살게 없다.
 



그리고 녹차. 하이난에 녹차밭이 있냐고 물어보니 있다고 한다. 백차, 우롱차, 자스민 이렇게 3개를 세트로 내놓는다. 가격을 보니 그리 바가지도 아니고 집에 차도 떨어지고 해서 한세트 구입했다.

상해에서 처음 차밭에 가서 차를 구경하던 기억이 난다. 더 넣어 준다고 차담는 통을 탁탁쳐서 차를 눌러 넣던 모습이 생각난다. 여긴 그런 쇼는 없다. 시음을 해봤는데 괜찮은 것 같다. 사가는 것도 똑 같은 맛과 향이 나주길 바랄뿐이다.
 



여기는 들어가 보지도 않았는데 불법 짝퉁 판매장이라고 한다.
가정집에 매장을 차려놓고 짝퉁 명품을 파는 곳이란다. 10분 정도 기다리니 들어갔던 사람들이 투덜 대며 나온다.
 

하이난 지도


쇼핑도 끝이나고, 해지기 전까지 자유시간이란다. 큰 쇼핑지역에 방목하듯 풀어 놓고 몇 시까지 오란다. 그냥 와이프랑 한바퀴 둘러보기로 했다. 역시 사람구경 물건구경은 재미있다. 근데 살한 건 없는 것 같다.
 







쇼핑도 저녁도 모두 끝내고 대동해 해변 산위에 있는 녹회두 공원으로 올라갔다. 버스로 어느 정도 올라가다 입구에서는 전기차로 갈아타고 올라간다. 전기차도 끝까지 가지는 않고 내려서 10여분 걸어 올라가면 석상이 있는 정상이 나온다.



정상에서 보면 삼아시내, 대동해 해변의 야경이 훤히 내려다 보인다.
 






삼아시내에 인공섬을 만들고 짓고 있다는 7성급 호텔 4동의 벽면은 화려한 조명쇼가 펼쳐지고 있다.
 




공원 위에는 아흑이라는 이족 사냥꾼과 사람으로 변한 사슴과의 사랑이야기를 전설로 담은 커다란 조각상이 있다.
 




녹회두 공원의 야경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마사지를 받으로 다시 시내로 내려왔다.
두시간 반동안 전신, 발, 그리고 머리 이렇게 세 코스로 받는 마사지란다. 가격은 그리 비싼편은 아닌데 마사지샾으로 들어서니 규모가 엄청나다. 좁고 복잡한 복도 사이로 가득찬 방들... 길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여행의 마지막 피로를 푼다고 생각하고 마사지를 받았는데 거의 자정에 가까운 늦은 시간까지 받는 거라 그런지 마사지사들도 지쳐서 기대했던 것 보다는 시원하거나 피로가 풀리는 것 같지는 않다.
  




마사지를 받고 나오니 이제 진짜 집으로 갈 시간이 되었다. 도착했던 삼아국제공항으로 다시 돌아왔다.
어설픈 면세점에서 남은 위안화로 초콜릿 하나를 사고 출국장으로 나왔다. 이렇게 짧았던 삼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아쉬움만을 남기며 인천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많은 궁금증을 가지고 여행한 하이난성의 삼아라는 휴양지는 그 나름대로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처음 가보는 곳이고 저렴한 가격의 상품이 나와서 패키지로 왔는데 가격대비 하이난을 많이 알아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다음에 올 땐 항공권만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면 자유여행으로 와서 휴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근데 중국말을 하지 못하면 자유롭게 이동하며 관광과 휴양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앞으로도 중국의 여러곳을 가볼 계획인데 시간나면 간단한 중국말 정도는 배워야 할 것 같다.

Posted by artilect
여행/먼 곳 2012. 3. 19. 13:19

하이난 (하이난1, 하이난2)


언제부턴가 하이난이란 곳을 많이 들어서 어떤 곳인지 궁금해왔었다. 중국의 하와이라고 불리는데 한국에선 가족여행이나 신혼여행을 한때 갔었던 곳이라고 한다. 요즘은 현지 물가도 좀 오르고해서 골프외엔 좀 시들해진 여행지 같다는 느낌이다. 

비행기편을 이리저리 알아보는데 가격이 저렴한 비행기편은 좀처럼 나오질 않는다.

와이프가 여행사이트를 보다가 일주일 뒤에 출발하는 초저가 하이난 패키지 여행이 나왔다고 한 번 가보자고 한다.

사실 패키지 여행은 정말 가보지 않은 곳인데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을 때나, 저가 항공권이 나오지 않을 때 한 번씩 가보기는 하는데...  다녀보면 패키지 체질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싸니깐... 

4박6일 일정인데 첫날은 늦게 도착해서 그냥 자야하고, 마지막날은 아침에 나와 저녁까지 돌아다니다 자정을 넘긴 새벽에 비행기를 타는 일정이다. 실질적으로는 꽉찬 3박4일 일정이다. 

사실 약간은 휴양체질이라 돌아다니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패키지라 따라다닐 일일 벌써 답답하게 느껴진다. 
대충 가는 곳을 보니, 나비공원, 이족마을, 원숭이섬, 대동해해변, 야롱만, 녹회두공원 뭐 이런 곳이란다. 해변에 4일내내 있을 수는 없을까? 가이드에게 팁을 잔뜩 주고 떠나는날 만나자고 해볼까? 

부랴부랴 예약을 하고 멍하니 있다 보니 하이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지도 못했는데 벌써 내일 출발이다. 짐싸야 하는데...
대충 짐을 꾸리고 드디어 출발... 오후 늦게 인천을 출발해 밤 늦게 삼아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삼아까지 비행시간은 5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다. 멀리 여행을 떠나기 위해 비행기를 탄다는 건 항상 설레임이 가득하고 돌아오는 비행기를 탈땐 아쉬움이 가득하다. 


음악듣고 저가형 기내식(?) 먹고 하다보니 벌써 도착한단다. 착륙을 위해 바퀴를 내리는데 창가에 빗방울도 내린다. 비가온다. 확인한 일기예보로는 오늘은 그냥 흐림이었던 것 같은데 비가 주룩 주룩 내린다. 낼 부턴 비가 오지 않아야 할텐데...





자정을 넘어 내가 탄 비행기 한대가 도착했는데 입국장이 부산스럽다. 하이난은 패키지는 단체로 수속해서 별도의 비자 발급이나 비용없이 입국이 가능하다. 어느 공항에서나 입국장은 여행의 설레임을 잠재우는 지루한 기다림을 제공하는 것 같다.




입국장을 빠져나오니 네모난 연변 가이드 아저씨가 기다리고 있다. 모두 나와서 비를 맞으며 버스를 타기위해 주차장으로 이동.. 퀘퀘한 냄새의 버스에 올라 10여분을 가니 호텔이다. 1시를 훨씬 넘겼다. 밤이라 잘 보이지는 않지만 가격에 맞춘 호텔임이 느껴진다. 곧 춘절이라 빨간등에 춘절 준비하는 모습도 역력하다. 뷰티풀스프링 호텔이란 곳인데 공항에서 아주 가깝다. 원래는 몇 백미터 옆의 데이비드 리조트라는 다른 곳이었다는데 가격 등의 압박으로 아마 이곳으로 예약이 된 것 같다. 비슷비슷하다고 하는데 거기가 해변이 좀 더 가까운 것 같다.




이렇게 하이난 여행이 시작되었는데 방에 들어오니 피곤함이 엄습해온다. 새벽에 도착했으니 내일은 오전에 쉬고 오후부터 일정 시작이라고 한다. 삼아 해변이 멀지 않다고 하니 내일 아침엔 해변에 다녀 오기로 하고 잠을 청했다.


새벽에 시끄러운 소리에 놀라 잠이 깼다.
호텔이 공항 옆인 건 아는데 이착륙 항로 바로 밑이다. 비행기 소음이 장난이 아니다. 아뿔싸... 호텔에 오래 머물지 않지만 밤늦게 그리고 아침일찍 드나드는 비행기 소음으로 고생좀 할 것 같다. 방은 조촐하지만 잠만 자기에는 그냥 무난하고 콘센트도 예상했던대로 별도의 아답터없이 사용할 수 있다.

   
   


춘절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호텔에 중국인들로 꽉 찼다. 밤 늦게 도착해서 몰랐는데 아침에 일어나 식당으로 가니 가관이다. 약간 지저분한 부페식 야외 식당인데 몇 개 놓여진 음식을 먹으려 수많은 중국인들이 경쟁아닌 경쟁을 벌인다. 식사를 마친 대부분의 식탁엔 먹다 남은 음식이 수북하다. 먹지도 못 할 음식을 왜 그리도 많이 가져들 가는지... 많은 인구의 중국인들의 치열한 삶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음식이 놓여있는 곳에 음식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데 식사권을 보여줬더니 저 멀리 따로 차려진 조그만 또 다른 부페 공간으로 가라고 한다. 외국인이라 따로 먹이나 보다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가진 식권은 가이드들이 먹는 곳이라고 한다. 


따뜻한 기후라고는 하지만 1월의 하이난은 춥게 느껴진다. 아침엔 17도 오후엔 22도 정도... 야외 식당에서 아침을 먹다보니 약간은 춥다라는 생각도 든다. 

[첫째날 삼아해변 - 나비공원 - 삥랑빌리지(이족마을)]

여하튼 정신없는 식사를 마치고 삼아 해변으로 가기 위해 호텔을 빠져나왔다. 어제 저녁 가이드가 걸어서 10분이면 간다고 해서 걸어가 보기로 했는데 왠 걸 30분을 헤메며 걸었는데 해변은 보이지 않는다. 길을 몰라서 그렇기도 한데 빠른 걸음으로 20분 정도 걸어야 하는 거리 같다. 마지막날은 택시로 가봤는데 5분도 걸리지 않고 1500원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였다.


거리의 야자수를 보니 이국적이긴 하다. 휴양지라 그런 지 고층의 아파트, 콘도 같은 빌딩들이 해변을 따라 죽 늘어서 있다.
이 아침부터 윈드 서핑을 가나보다. 부럽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해변..탁 트인 해변을 보니 기분도 상쾌해진다. 삼아해변은 공개된 해변으로 80여킬로미터 이어진 해변이라고 한다. 남중국해, 소위 남지나해가 앞으로 펼쳐저 있다. 

야롱만이나 대동해 지역이라고 멋진 리조트들과 해변이 있는 곳은 따로 있다고 한다. 하지만 삼아해변에도 멋진 리조트들이 즐비하다.










아침에 해변산책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 드디어 여행의 첫째날 일정이 시작되었다.

원래 대동해 해변과 열대천당 이란 곳을 가야되는데 날씨 관계로 나비공원과 이족마을(삥랑빌리지)을 간다고 한다.
해변에 그냥 누워 하루를 보내고 싶긴한데 원주민 마을을 간다고 하니 호기심이 생긴다. 

일정이 시작되자마자 점심시간, 시내의 어느 중국식당으로 이동했다. 테이블에 8명씩 앉아 순서대로 나오는 음식을 하나씩 먹었다. 같이 드시는 어르신들은 고추장, 김 등 입맛이 안 맞을 걸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해오셨다.
근데 나랑 와이프는 어디가도 없어서 못 먹는 체질인가보다. 순진한 눈 빛으로 요리가 하나씩 나올때 마다 그릇을 깨끗하게 비우며 먹는다. 그리 좋은 음식들은 아니어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은 아니지만 잘먹어서 줘서 와이프가 고마울 따름이다.

첫 현지식 점심을 먹고 도착한 나비공원... 입구로 들어서니 나비로 만든 작품들을 전시한 곳이 나온다. 이걸 나비로 만들었다니....
아름답긴 한데 생물체로 무언가를 만들었다고 하니 좀 징그러운 생각도 든다.



전시장을 나와서 30분여 공원 산책로로 공원을 한바퀴 돈다. 무슨 급한 일이 있는지 가이드의 걸음이 엄청나게 빠르다. 항상 느끼지만 가이드의 발걸음은 항상 바쁘고 빠른 것 같다. 네모난 가이드 머리 찾느라 나비공원을 정신없이 둘러 나온 것 같다.
 



공원 산책로 끝에 공작들이 있다. 처음엔 움직이지 않아 모형인 줄 알았는데 움직인다. 사진기를 들여대니 누가 다가온다. 음.. 사진 찍으려면 돈을 내야한다고 하는 것 같다. 나비공원에 공작이라.... 어울리듯 안어울리는 모습.
 




이동을 위해 버스에 다시 올라탔다. 이족 원주민이 산다는 삥랑 빌리지란 곳으로 간다.


우리 네모난 연변 가이드 아저씨...
 




삥랑빌리지 입구에 도착하니 새로 지은 듯한 원주민 주택들이 보인다. 



삥랑빌리지 입구...삥랑이란 열대나무 열매인데 담배같이 씹을 수 있다고 한다. 야자나무나 굵은 대나무 같이 생긴 나무에서 나는 열매라는데 지천으로 깔렸다. 작은 야자나무와 작은 야자나무 열매 같은 모양이다.





안내도에 나와 있는 것 처럼 한바퀴 둘러보고 이족들이 펼치는 공연을 보고 나온다고 한다.
 




무엇보다 내 눈을 사로 잡은 건 이족들의 여러 문양이다. 독특한 문양들이다. 
 




근데 어떤 문양은 헨켈이라는 브랜드의 쌍둥이문양과 유사하다. 여기서 보고 가서 만든 건 아닐텐데...
차이점은 쌍둥이가 아니라 외동이다.






이족들의 옷은 수수함속에 화려함이 있다. 특히 여인들의 치마는 검은 천에 밝은 색 실들을 넣어 짜서 화려해 보이고 그리고 아주 짧다. 미니스커트 수준이다. 몇일 시내 일대를 돌아다니다 보니 이족의 옷을 입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이족 내에도 여러 부족이 있는데 각 부족들 만의 숫자를 나타내는 표식이 있다. 비슷하지만 약간 씩 차이가 있다. 부족 간 어떻게 셈은 어떻게 했는지 궁금해진다. 상형문자 같은데 나중에 문자들을 다시 한 번 들여다 봐야겠다. 
 






여기는 관광지로 개발되었지만 여전히 이족들의 삶의 터전이다. 새로 지은 건물들이 많은데 벽이나 천정등에도 그들만의 미로같은 문양이 여기저기 새겨져 있다.
 






마을을 한바퀴 돌아나오니 공연장이 나온다. 부족별 화려함과 특징들이 소개되는 공연이다. 중간에 여흥을 돋우기 위해 불쇼도 하는데 불쇼는 좀...
 



이족마을을 돌아보고 나니 벌써 해가 넘어가고 있다.

버스에 올라타니 벌써 저녁시간~ 식당으로 이동한다는데 한국식당이라고 한다. 
지불한 요금에 하루 세끼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는게 놀랍긴 한데... 많은 돈을 내지 않았으니 음식은 크게 기대하지는 않지만 배를 채워줄 수 있으면 좋겠다. 여기서는 어떤 음식이 유명한지 뭘 먹어봐야하는 지 이런게 궁금한데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모시고 가는 식당에서 그냥 잘 드시라고 어정쩡한 대답만 해준다. 쩝...

근데 왠 한국식당... 패키지 여행의 특징이다. 가이드 여행사 현지식당의 공생을 위해 포함되어있는 한국식당 식사. 나이드신 어르신들이나 가족여행이 많은 특성 상 나쁘지는 않아보이는데 가능하면 현지식으로 많이 먹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하이난 한국식당 경복궁





식당앞 노점상들이 있어서 딤섬이랑 귤을 좀 샀다. 거리 딤섬이라 그런 지 맛은 그냥 좀 그런데 싼 값에 그냥 먹을 만 한 것 같다. 특이하게 귤이 있어서 샀는데 2천원 정도 줬더니 30개 정도 찬 비닐 한 봉지를 준다. 가는날까지도 다 못 먹을 것 같은데...



[둘째날 원숭이섬 - 주강남천온천] 

역시나 비행기의 굉음에 잠을 깼는데 밖이 시끄럽다. 분수소리와 바쁘게 드나드는 투숙객들의 가방끄는 소리...
호텔이 성처럼 직사각형으로 건물이 세워져 있는데 안쪽은 숲이 무성한 수영장과 정원이다. 그래서 작은소리도 울림이 더 크게 느껴진다. 아침식사는 여전히 전쟁이다.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나니 네모아저씨가 보인다. 둘째날 일정이 시작되나보다.

오늘은 원숭이섬과 주강남천온천이란 곳에서 온천과 닥터피쉬 체험을 한단다.
버스에 올라타 원숭이섬으로 가는 중 기름을 한 번 넣고 가게되었다. 버스니까 경유일테고 리터당 7.18위안, 1400원 정도.. 중국도 기름값은 싸지 않나보다.






원숭이섬 입구에 도착해 케이블카 표를 사서 줄을섰다. 역시 사람이 많다. 일행 빼고 모두 중국인들이다. 간간이 러시아 사람들도 보인다. 이 곳 하이난은 러시아 사람들과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휴양지라고 하더니 역시...


30분정도 줄서서 기다리니 드디어 케이블카에 탑승하게 됬다. 생각보다 꽤 긴 거리를 케이블카를 타고 이동한다. 섬에 들어가다 보니 저 아래 가이드가 열심히 이야기 하던 수중가옥이 눈에 들어온다. 예전엔 집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바다에 집을 짓고 살았는데 지금은 부자들이 수중가옥을 일부 매입해서 여가를 즐기는 곳이란다. 고급스럽진 않지만 이런 것들을 즐기나 보다. 

케이블카는 싱가폴에서 센토사 섬을 들어갈때 타던 케이블카와 비슷한 느낌이다. 








도착하자마자 원숭이섬이란 말이 무색하게 원숭이 한마리가 영악한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여기 원숭이는 관광객들이 많이 접해서 관광객들의 모자나 음식, 가방들을 뺐어서 도망간다고 하니 조심하라고 한다.

근데 케이블카를 내리면 만난 이 원숭이는 팔에 큰 상처가 있다. 아마도 무리에서 쫓겨나 여기서 건수를 노리는 듯한데 왠지 좀 처량해 보이기도 한다.
 




원숭이섬이란 말을 실감나게 하듯 도처에 원숭이들이 널려있다.
 






원숭이쇼를 한다고 본다고 공연장에 들어가 자리에 앉았는데 도저히 볼수가 없다. 쇼가 시작되자 사람들이 계속 몰려 들면서 뒤에 사람이 있던 없던 자리를 밀치고 들어와 다 가려 버렸다. 툭툭쳐서 비켜달라고 손짓하자 잠시 비켰다가 다시 가린다. 다양한 중국인들의 뒤통수만 보다가 쇼는 끝나고 돌아나오니 또 다른 쇼를 보러 간다고 한다. 이번엔 가리는 사람은 없지만 원숭이 쇼가 아니고 염소가 쇼를 하고 원숭이는 마지막 외줄타기에서 염소등에 올라타는 쇼다. 

쇼를 구경하는 건 별로였던 것 같고, 시간이 있으면 섬을 천천히 둘러보고 싶은데 역시나 축지법을 쓰는 네모가이드 아저씨...
어서 가자고 재촉한다.


정신없이 나와 섬 밖으로 나왔다. 나올땐 배를타고 나온다. 




버스에 다시 올라타 와이프와 서로 보며 그냥 웃었다. 뭘 본거지? 하하하

오후엔 온천에 간다고 한다. 가기전 식당에 들러 점심...음식은 역시 기대하지 않길 잘한 것 같다. 상해나 북경 다니면서 맛있게 식사했던 걸 와이프에게 침이 마르도록 이야기 했었다. 와이프가 중국이 아닌 나에게 사기 당했다고 한다. 그래도 잘 먹는 와이프와 나...



식사를 한 곳도 온천이었다. 요금도 대충 알아봤는데 가는 곳이랑 비슷한데 네모아저씨가 말하길 지금 가는 곳이 가장 잘되어 있다고 한다. 거의 200위안인데 그렇게 싼 요금 같아 보이진 않는다.
 




드디어 도착한 주강남천온천..  아쿠아월드 같은 느낌이다. 수영장도 있고 온천도 있는...



정신없이 수영복을 갈아입고 나오느라 카메라를 두고 나왔다. 상당히 규모가 크고 노천에 여러 온천탕들이 있는 곳이다. 근데 가는 탕마다 중국인들과 러시안들이 한가득이다. 끝까지 가지 좀 한가한 탕들이 있어 몸을 담궈봤다. 이탕 저탕 몸을 담구다 큰 수영장 같은 곳이 나오는데 사람들이 정말 바글바글하다. 자세히 봤더니 닥터피쉬가 있는 곳이다. 한국에서 닥터피쉬가 있는 온천에 갔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데 물고기를 보니 한국에서 봤던 닥터피쉬보다 두배는 더 큰 것 같다. 닥터피쉬가 왜 이렇게 크지하며 자리를 잡았다. 자리잡은 곳에 있던 대부분의 닥터피쉬가 내게로 온다. 다리가 그냥 새까맣다. 러시아 아이들과 중국 아이들이 내 앞에 와서 신기한 듯 쳐다본다. 약간 어색하게 쪽팔린다. 내가 각질이 많고 더러워서 물고기들이 달라드는 것일까? 

 이렇게 어설픈 온천과 닥터피쉬 체험을 마치고 다시 삼아 시내로 저녁을 먹으러 왔다. 왠지 밖은 근사해 보이는데 역시 식사는 그렇게 휼륭하진 않았다. 옆에 식사하는 다른 중국인 테이블을 보니 우리 테이블들은 초라해 보인다. 초저가 패키지의 한계인가....



밥을 먹고 나오니 삼아시내 야경이 멋지다. 소화도 시킬 겸 강변을 따라 한바퀴 돌았다. 다리마다 조명이 멋있게 켜져있다. 있는 동안 밤에 다시 한 번 나와봐야겠다. 



이렇게 야경과 함께 두번째날 일정이 마무리 되었다. 
내가 머무는 뷰티풀 스프링 호텔은 삼아시내와는 거리가 좀 있다. 버스나 택시로 30분 정도 이동해야 한다.  택시는 50위안, 만원정도면 이동이 가능하다고 한다. 버스는 호텔에 물어보니 8번 버스를 타면 된다고 하는데 버스 정류장을 잘 모르겠다. 특히 밤엔 지리가 익숙치 않아 가능하면 택시로 이동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보인다.

내일은 드디어 대동해 해변으로 간단다. 낮엔 약간 더울 정도의 날씨긴 한데 하이난 1월의 날씨는 해수욕을 즐길만한 뜨거운 날씨는 아닌 것 같아 보인다.



[Google Maps - MyTracks]
 



Posted by artil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