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사원'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04.22 캄보디아 - 왕코르 와트
  2. 2012.03.23 코타키나발루를 가다
여행/먼 곳 2012. 4. 22. 13:13

앙코르 와트(Angkor Wat), Angkor는 도시라는 의미를 가지고, Wat는 사원이라는 의미로 즉 사원의 도시, 이런 의미라고 한다. 

캄보디아를 여행하는 대부분의 관광객은 앙코르 와트를 보기위해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씨엠립에 여러 개의 사원이 있지만 가장 잘 보존되고 규모도 가장 큰 앙코르 와트, 천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웅장한 크메르 제국의 찬란했던 영광을 눈으로 손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싶다. 

이번엔 짧은 일정으로 앙코르 와트가 어떤 곳인 지만 알아보고 왔지만 다음 번에 이 곳에 올땐 넉넉한 시간을 가지고 회랑의 벽부조, 탑과 벽 등에 새겨진 부조 하나 하나 살펴봐야 겠다.

앙코르 와트는 힌두사원으로 세워지고, 역사의 흐름 속에 불교 사원으로 바뀌어 웅장함을 뽐내다 쇠락하여 버려지고 사람들의 기억속에 사라졌다 발견되어 과거를 되새겨 볼 수 있게 해주는 곳이다.


앙코르 와트 등 유적지를 들어가려면 입장권을(패스) 구매해야한다. 사원 관람시간은 아침 5:30에서 오후 5:30까지라고 되어있다. 3가지 패스를 판매하고 있는데, $20 (1일권), $40 (3일권, 연속3일 또는 7일내 3일), $60 (7일권, 연속7일 또는 1개월내 7일) 
이렇게 3가지다. 재밌는 건 패스를 구매할 때 얼굴 사진을 찍어 패스에 출력해서 준다. 패스 구매자만 그 패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같은데 글쎄 효과는 있는 지 모르겠다. 



앙코르 와트는 해자라는 사원을 둘러싸는 물길과 그 안쪽의 앙코르 시티, 사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해자는 외부의 침임을 방지하는 기능도 있지만 건축의 구조적인 이유로 만들어졌다고도 한다. 무거운 돌들로 앙코르 와트 건축 당시 씨엠립의 지반 구조가 약하여 비가오거나 할 때 여러 번 무너져 내렸다고 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폭 200m의 해자를 둘러 범람 등의 완충 역할을 했다고 한다. 


힌두사원으로 지어져 서쪽에 입구를 두고 있으며 입구를 통해 들어가면 사원 건물이 나온다. 사원 건물은 3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층은 800m가 넘는 900년전 돌에 새긴 거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한 부조 회랑을 가지고 있다. 십자회랑을 통해 2층으로 이동하면 2층은 1500개가 넘는 압사라(천상의 무희) 부조가 새겨져 있다. 3층은 최상부는 65m 높이로 4개의 모서리 탑과 중앙탑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를 오르는 12개의 계단들이 있다. 


 

 



















매표소에서 패스를 사서 조금 이동하자 드디어 앙코르 와트가 해자와 함께 그 모습을 드러낸다. 




입구에 있는 사자와 뱀 조각상들을 보자 들어가기도 전에 벌써 온몸에 전율이 오는 것 같다. 


 

 














서쪽입구는 해자를 가로질러 들어갈 수 있도록 다리와 같이 되어있고, 군데 군데 보수를 하긴 했어도 울퉁 불퉁한 돌들이 긴 역사의 세월을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이렇게 해자를 건너오니 사원을 둘러싼 외벽과 탑들, 그리고 진입문들이 나온다. 




사원을 둘러싼 벽과 입구의 테라스, 그리고 문을 지나오며 긴시간 검게 변색해온 사암과 그 위의 조각과 부조들이 보인다. 큰 돌들에는 구멍이 뚫려 있는데 구멍은 두가지 종류다. 하나는 코끼리를 이용해 운송하기 위해 나무를 끼웠던 구멍이고, 또 한 종류는 전쟁의 상흔으로 남은 총탄 자국이다.


 

 

 

 

 

 











































사원벽을 넘어오니 사원으로 이어지는 긴 돌길과 연못, 도서관 서있고, 우뚝 솟아있는 앙코르 와트 첨탑들이 보인다. 




연못 앞에서 연못에 비친 사원의 모습이다. 씨엠립에서 앙코르 와트를 대표하는 사진이나 그림들을 봤었는데 여기서 찍었나보다. 그러고 보니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사진을 찍는다. 




오늘은 해가 나오지 않은 흐린 날인데도 입구에서 몇 백미터 걸어왔을 뿐인데 땀으로 범벅이다. 맑은 날 해가 나올 때는 정말 더울 것 같은 생각이든다. 앙코르 와트에는 항상 사람이 많은데 가장 사람이 적은 시간은 점심때라고 한다. 가장 뜨겁고 식사 시간이라 이 시간에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연못옆에는 큰 나무밑으로 매점이 늘어서 있는데 지금은 많이 정비되어 이정도이고 예전에는 사원내 곳곳에 노점상들이 늘어서 있었다고 한다. 더위도 식힐 겸 야자수 열매로 목을 축이고 드디어 사원의 1층 회랑으로 들어간다.





사원 서쪽벽 회랑이다. 힌두전설의 이야기를 벽에 새겨 놓았다. 사원을 건설한 수리야바르만2세가 계급사회와 가족들을 멸하고 왕위를 찬탈한 힌두전설의 유사한 이야기로 정당화한 내용이라고 한다. 회랑 벽 부조는 윗 부분 장식으로부터 안으로 들어가 있는데 원래 같은 면이었는데 부조를 새기기위해 깎아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사암이란 돌은 무르기 때문에 깎기가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고는 하지만 이런 규모로 깍으려면 긴 세월 수많은 예술가들이 희생했으리란 생각이 든다.





회랑 천정을 덮는 내부 천정은 대부분 소실되어 없어서 삼각형 모양의 천정이 그대로 보이지만 남쪽회랑에 연꽃무니가 있는 타일로 천정이 복원되어 있다. 천정에서 타고 내려오는 기둥에도 세밀한 조각들이 새겨져 있다.




회랑은 천정아래 부조가 있는 내벽과 기둥이 죽 늘어서 있고 기둥 바깥쪽으로도 외부에 뚫린 공간으로 기둥을 더 세우고 늘려 좁은 복도처럼 만들어 놓았다.


 

 






































회랑의 부조를 모두 깊이 감상하려면 힌두와 크메르에 대한 역사에 대한 많은 지식이 필요하고 이해를 해야한다. 안내자의 짧은 설명으로 주요 감상내용을 이해는 했지만 모두 알 수는 없는 것 같다. 사전 공부도 좀 하고 일주일 이상은 봐야 깊이있게 둘러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회랑벽의 부조를 천천히 들여다 보면 탄식이 절로 나온다. 상황의 절묘함과 상세한 묘사. 부조의 정밀함이 그 시절의 찬란했던 문화수준을 가늠케 한다. 

부조의 주요 장면들은 반질반질하게 변했는데 사람들이 많이 만져서 그런 줄 알았는데 탁본을 많이 떠서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생생한 부조에 있는 인물들의 표정들은 오랫동안 기억속에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남쪽회랑의 천정은 연꽃모양의 천정이 남아있으며 복원공사가 한창이다. 연꽃을 보니 불교사원으로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 같다. 끝부분에 연꽃천정이 이빨 빠지듯 하나 빠져있는데 천국으로 오르는 곳이라나... 회랑의 일부는 벼락을 맞아 일부 무너져 내리고 금이가서 복원을 했다고 한다. 


 

 



















1층 회랑을 다 보지는 못하고 2층으로 향했다. 시간 상 북쪽 회랑은 못 보고 2층과 3층을 구경한다고 한다. 2층으로 향하는 돌계단 위에 나무계단을 만들어 기존 돌계단을 보호하고 있다. 2층에 오르니 회랑 내부는 1층과는 사뭇 다르다. 바깥으로 복도가 뚫려있지 않고 창문과 창문살로 구성되어있고 내부로는 회랑부조와 벽 대신 안으로 창문으로 되어있다. 



 

 





































2층안쪽으로 들여다보니 숨어있던 3층이 모습을 드러낸다. 3층으로 향하는 계단은 각 방향 중앙에는 각 모서리 계단보다는 덜 가파른 계단으로 되어있다. 덜 가파르다고 해도 상당히 가파른 계단으로 고소공포증이나 허약한 분들은 오르기에 상당히 부담스러운 계단이다. 3층으로 오르는 12개 계단 중 하나를 개방하여 나무계단을 만들어 3층에 오를 수 있게한다. 3층으로 오르는 나무계단에는 3층으로 오르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계단 앞에서 통제하는 사람이 복장점검을 하고 올려보낸다. 전날 어깨와 팔을 덮고, 무릎을 덮는 옷을 입어야 오를 수 있다는 걸 들었는데 대부분 사람들이 옷을 갖추고 3층으로 향하고 있다. 개중에는 이런 정보가 없어서인지 짧은 반바지나 어깨가 없는 옷을 입고 저지당해 올라가지 못하고 당황해 하는 사람들도 있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복장을 다 갖춘 미인이 입장을 거부당했다고 하는데 이유는 너무 아름다워서라나...


 

 





































3층에 오르니 사원 앞쪽이 한눈에 들어온다. 2층에 지쳐서 죽 늘어 앉아 있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천상계에서 인간의 모습들을  보는 듯하다.




3층은 기단부분을 죽 돌며 내부 해자와 중앙부분을 관람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올라와 바깥쪽 벽면과 가파른 계단을 다시 내려다 보니 사원을 지은 당시의 건축기술에 놀랄뿐이다.

 

 

 



















2층의 도서관 유적과 한구석에 모아 놓은 아직 자리를 찾지 못한 돌덩이들이 보인다. 복원이 더디고 어려운 점이 무너진 돌더미를 원래의 위치를 찾아 하나씩 복원하는 것 때문이라는데 위치를 찾는 것 자체가 신기할 따름이다.





3층 가운데 우뚝 솟은 중앙탑은 갖가지 장식과 부조들로 그 화려함와 웅장함을 뽐내고 있다. 혹자는 탑부분과 일부 기둥면이 황금으로 칠해져 있었다고 한다. EBS 다큐에서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복원한 모습을 봤던 기억이 난다. 실제 탑에 와서 보고 황금 빛으로 빛나는 모습을 상상해 보니 감히 범접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중앙부에는 힌두사원의 흔적은 많이 없어지고 불상들이 모셔져 있다. 저멀리 남쪽으로 불교사원이 보인다. 사원내 보석이 박혀있었던 곳과 작은 불상들의 머리는 모두 분실되어 흔적만 남기고 있다. 


 

 

 






























아직 계속 복원 중이라 관람로는 그때 그때 바뀐다고 한다고 한다. 운이 나쁘면 붕괴위험으로 3층 관람을 하지 못하기도 한다. 기단, 벽, 기둥, 창살 등의 아직 자리를 찾지 못한 돌덩이들이 여기 저기 모여 있다. 3층 복도의 벽과 중앙탑의 부조를 눈에 담으며 아쉽지만 2층으로 다시 내려와야했다. 


 

 

 

 


























2층에서 다시 십자회랑을 통해 1층으로 내려왔다. 앙코르와트는 외부는 무른 사암으로 되어있는데 어떻게 버틸까 했는데 사암이 유실된 속으로 다른색의 돌이 보인다. 라테라이트라는 돌인데 강도가 아주 높은 돌이라고 한다. 무겁게 쌓아 올린 돌들을 버티기 위해서 라테라이트로 기초를 쌓고 외벽에 조각과 장식을 위해 사암을 사용했다고 한다. 십자회랑에는 3층에서 봤던 목욕탕이라고 하던 그 해자 구조가 똑같이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앙코르 와트 사원 건물들을 둘러보고 다시 들어왔던 정문으로 돌아 나가야 한다. 꼬리를 잃은 사자상과 한참 보수공사 중인 사원건물로 들어가는 중앙 테라스, 연못에서 물놀이하는 캄보디아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다시 정문 해자를 건너 버스에 몸을 싣고 앙코르 와트를 빠져 나왔다. 나오는 길에 노란 기구가 눈에 띈다. 제주 서귀포에 탔던 기구가 생각난다. 그냥 수직으로 올라가서 주위 풍경을 구경하고 내려오던 그 기구가 여기에도 있나보다. 얼마나 올라가는 지는 모르겠지만 타는 사람이 없는 지 한산해 보인다. 몇 백미터는 올라가야 앙코르 와트를 내려볼 수 있을텐데 그렇게 올라가지는 않고 겨우 수십미터 올라간다고 한다. 


 

 















규모와 조각의 화려함 등으로 불가사의에 까지 등재되었다는 앙코르 와트. 건립한 지 천년 가까이 흐른 지금 짧은 시간 눈으로 손으로 느껴가며 이 곳을 모두 이해하고 음미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같다. 물론 건축학자도 역사학자도 아니지만 나와 다른 민족의 과거 제국에서 세운 밀림속의 거대한 돌사원을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대단한 일이고 나에겐 가슴 벅찬 일인 것 같다. 

다음에는 공부도 좀 더하고 시간도 좀 더 내서 앙코르 와트의 매력에 빠져보고 싶다. 



Posted by artilect
여행/먼 곳 2012. 3. 23. 01:18

작년 여름 내내 휴가를 가지 못하고 일에 묻혀 지내다 드디어 시간이 생겼다. 예상치 못하게 생긴 시간...급하게 어딜갈까 알아보다 한때 많이 들어봤는데 요즘은 좀 시들해진 말레이지아의 코타키나발루가 떠올랐다. 와이프도 가보지 않았으니 선뜻 가보자고 한다. 

역시나 급하게 알아보면 항공권은 항상 없거나 엄청나게 비싸다. 리조트는 객실을 그나마 싸게 예약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항공권은 구할 수가 없다. 발리로 장소를 바꾸려고 알아보던 중 급모객 상품이 나왔다. 일정은 4박 6일, 요금은 유류할증료 포함 50만원을 넘지 않는 나름 싼 가격이다. 상품안내 가격이 30만원대 초반이지만 유류할증료를 항상 고려해야한다. 
매일 매일 선택관광으로 진행되는데, 가능하면 코타키나발루의 주요 관광포인트를 둘러보면서도 휴양도 할 수 있는 일정 위주로 선택을 하기로 했다. 

호텔은 공항과 시내에서는 조금 떨어진 대형 쇼핑몰이 있는 곳에 있는 grand borneo hotel이다. 지도와 인터넷 정보만으로는 많이 알 수 없었는데 생긴지 얼마안된 대형 쇼핑몰 지역이고, 여러개의 호텔이 있다. 대부분 비지니스 호텔인데 거의 똑같은 것 같 다. 밤에 도착해 어디가 어딘지 잘몰랐는데 새벽에 일어나 방밖을 보니 말레이지아의 푸르른 전원모습과 바삐 시내로 들어가는 차들을 보니 말레이지아의 아침이 시작되고 있는 듯 하다. 






사실 가보고 알았지만 역시 시내 근처의 리조트나 호텔에 묵게되면 다양한 지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더 주어지는 것 같다. 숙소를 시내 리조트로 변경해 보려고 했지만 원래 지불한 요금이 저가여서 그런 지 상당한 금액을 더 추가해야 숙소변경이 가능하다고 해서 이번에는 그냥 가기로 했다. 처음오는 곳이고 자유여행도 아니다 보니 굳이 입지를 고려한 좋은 숙박을 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다음 번에 오게되면 좀 긴시간 머물면서 여기저기 가보며 휴양을 하기로 했다. 

4일간의 일정은 대충 이렇다. 

사실 첫날 툰구압둘라만 해양공원에 들어가 해변에 머물거나 해양스포츠를 하는 일정 선택은 필수였고,
둘째날 부터는 정말 선택을 하면 되는 일정이었다. 안하면...그냥 자유일정이다. 

이번 여행에 같이 가게된 사람이 우리 부부와 여자분 한명, 이렇게 3명이다. 첫날은 우리와 일정이 겹친 3분이 더 있긴 했는데 나머지 일정은 3명이 전부다였다. 가이드도 거의 자포자기다. 원하시면 선택 하시고 아니면 자유롭게 다니시란다.

사람이 적어서 그런 지 젊은 가이드가 본인 차로 우리 셋을 데리고 다녔다. 그나마 같이 간 여자분도 우리와 일정이 달라 얼굴 보기가 힘들었다. 어쨌든 조촐한 소규모의 단체여행이 되어 버렸다.

[Tunki Abdul Rahman Park - 툰구압둘라만 해양공원] 

첫째날 코타키나발루에 오면 누구나 간다는 툰구압둘라만 해양공원으로 가게 되었다.
 
시내의 수트라 하버 리조트 옆 선착장에서 해양공원으로 가는 배를 타고 들어간다. 오늘 들어가는 해양공원의 섬은 공원 내 여러개의 섬 중 바로 앞에 있는 작은 섬이다. 내가 간 섬은 마무틱이었다. 사피, 마무틱, 마누칸, 가야 슈르그 다섯 개의 섬이 있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마누칸이 편의시설등이 좀 있어서 인기가 좋다고 한다.

우리 부부는 언제나 그렇듯이 해변과 모래사장을 보면 자리를 깔고 눕는다. 근데 이섬엔 비치베드나 파라솔이 없다. 가이드가 큰 수건을 준비해온 이유였다. 바다와 해변은 정말 아름다운데 섬 내부는 조금 지저분하다. 
점심이 섬에서 바베큐를 먹는 것이라고 했는데 음식이 시원찮다. 없어서 못 먹는 우리 부부의 입에 별로라고 느낀다는 건....

바다는 산호바다라 옥빛이다. 그런데 물이 들어오는 모래사장 끝까지 물고기가 엄청나게 많이 있다. 갑자기 바다속이 궁금해 스노클링 장비를 들고 바다로 들어갔다. 물고기가 정말 많다. 그리고 물고기들이 상당히 공격적이다. 스노클링하면서 물고기에게 공격당해 본적이 없는데 여기 물고기들은 다리를 물고, 수경에 달라들어 부딪히고 심지어 도망도 안가고 내 눈앞에서 날 노려본다. 아직도 날 노려보던 조그만 물고기의 눈빛과 얼굴이 기억난다. 그 놈 이름 좀 알고 싶은데...


해양공원에 다른 섬들이 많이 있다고는 하는데 바다가 그렇게 감동이거나 해변에 누워 한가로이 휴양을 즐길만한 바다는 아닌 것 같다. 아주 오래전 사람도 많이 없고 개발도 많이되지 않은 남해 어딘가의 해수욕장같은 모습이다. 
코타키나발루에도 멋진 해변을 가진 고급 리조트들이 있긴한데 대부분 외곽지역에 있는 리조트가 그런편이고, 다운타운 지역에 있는 리조트는 인공해변이거나, 해변이 그렇게 멋있지는 않다. 

약간은 어정쩡했던 해변에서의 하루가 지나고 저녁을 먹은 뒤 방으로 돌아왔다. 내일은 오늘 바다보다 좀 더 멋있고 휴양이나 해양 스포츠도 할 수 있다는 켈리베이란 곳으로 가보기로 했다. 
대형 쇼핑몰이 있어서 그런 지 현지스런 분위기는 아니지만 밤에 할 건 많은 것 같다. 여기 저기 군것질도 하고 마사지도 받아보고...


[켈리 베이 - Kelly Bay]
 

비지니스호텔이라 그런 지 아침밥은 그냥 그렇다. 아침부터 말레이지아 향신료 냄새를 잔뜩 맡으며 이것 저것 모두 하나씩 다 먹어보니 그 중 맛있는 것도 있긴하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로비로 오니 가이드가 벌써 와있다. 
차를 타고 호텔에서 약간 북쪽에 있는 켈리베이로 향했다. 

시골마을로 들어가니 조그만 선착장이 나온다. 여기서 뗏목같은 배를 타고 들어간다고 한다. 원시림속에 있는 강을 따라 내려오니 조금 못 가서 오늘 하루를 보낼 곳이 보이는 데 지나쳐서 바다입구까지 간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이라고 한다.
왼편엔 샹그릴라 리조트와 골프장이 보인다. 









바다입구에 다다르더니 배에서 내리라고 한다. 보통 여기까지 왔다가 다시 식당이 있던 곳으로 돌아간다는데 이 가이드는 여기서 내려 해변으로 식당까지 걸어가겠다고 한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켈리베이 나름 운치가 있다. 앞쪽에 보이는 작은 산은 안동 하회마을의 부용대와 느낌이 비슷하다. 




강끝에서 해변을 따라 걸었다. 지금도 정말 넓고 멋진 해변이 펼쳐진다. 사람하나 없다. 처음엔 왜 배를 타지않고 걸어 오는 지 이해가 안되었는데 지금도 이 해변을 걷게 해준 가이드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뜨거운 햇살아래서 드넓은 해변을 20여분 걸으니 비치베드가 나온다. 아쉬운 해변길이 끝나나보다. 아침 일찍 도착해서 그런지 사람도 없고 여유롭고 좋았던 것 같다. 식사때가 되니 몇 대의 배가 도착하여 많은 사람들을 쏟아 내린다. 어딜가도 내가왔다를 알려주는 중국인들...

일찍와서 식당과 해변 베드를 자리잡아 놓아서 그나마 좀 여유롭게 식사하고 휴양같은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잠깐 잠깐 바나나보트도 정말 오랜만에 타보고 스노클링도 하고... (얼마만에 타본 바나나 보트인 줄 모르겠지만 이제는 빠지고 나니 보트에 오르는 것도 정말 힘들다) 바나나보트는 바다가 아닌 강에서 타는데 같이 타는 사람들이 더 타고 싶어해서 어쩔 수 없이 두번을 연속으로 탔더니 죽을 맛이다. 




식사하며 건너편 숲을 보니 맹글로브 나무들이 무성하게 숲을 이루고 있다. 이런 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역에 강속에 뾰족한 막대기 같은 가지를 강속에 떨어뜨려 번식을 하는 특이한 나무다. 




여유로운 바닷가에서 하루를 보내다 보니 켈리베이를 떠나야 할 시간이 됬다. 아침 일찍 와서 그런 지 하루가 긴데 가이드를 졸라서 맨 마지막 배를 타고 나오게 되었다.

떠나기전 강가에 사람들이 죽 서있다. 줄낚시를 하고 있는데 어떤 사람은 팔뚝만한 메기를 잡아서 한참 시끌벅적하다. 낚시하는 사람들 앞으로 큰 도마뱀 한마리가 여유롭게 강물살을 헤치고 식당쪽으로 나온다. 강속에 있을 땐 악어인줄 알고 경악을 했다. 악어가 있는 강에서 바나나 보트를 탄 줄 알고.... 멀리 강에서 떠올 때 정체가 궁금했는데 다행히 보이는 곳 땅으로 나오니
큰 도마뱀이었다. 




배를 타고 나오는데 저 건너편 풍경속에 악마의 뿔같은 것이 보인다. 바로 키나발루산이다. 코타키나발루엔 산도 있고 바다도 있는 곳이다라는 예전에 동료에게 들어본 기억이 난다. 키나발루산의 고고한 자태가 나의 도전정신을 자극한다.
해발 4095m의 높은 산이다. 여길 등반하려면 1박 2일로 일정을 잡고 중간에 산장에서 하루 묵은 뒤 올라가야 한다고 한다. 기사를 보니 등반을 시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정상등극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내년에 몸을 만들어서 꼭 등반해보고 싶다.




오늘 타고 이동했던 뗏목같은 밴데 우리가 내리고 나니 중국인들을 잔뜩 싫은 배가 도착한다. 같은 배에 나의 일행은 가이드 포함 4명이 배를 탔는데.... 






이렇게 아쉬운 켈리베이 일정을 마치고 키나발루 산 등정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바닷가에만 이틀 있다보니 코타키나발루의 뭔가 특색있는 걸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내일은 클리아스강에 프로보시스 원숭이와 자연속의 반딧불을 보러가기로 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몇 일전 봐둔 그림을 알아보러 갤러리로 향했다. 갤러리가 문을 닫으며 싸게 판다는데 가격협상은 아주 잘 되어 파격적인 가격까지 받았는데 문제는 캔버스를 뜯어 말아서 가지고 가겠다니 난감해 한다. 그림이 꽤 커서 캔버스째 들고 갈 수는 없고.... 고민하다 끝내는 포기했다. 근데 지금도 그 그림을 사오지 못한게 너무 아쉽다. 말레이지아 특유의 문양을 패턴처름 그린 그림인데 지금도 눈앞에 아른 거린다.


그림 알아보다보니 벌써 점심시간이다. 오늘 일정은 와이프랑 나 둘만 있어서 가이드가 동행하지 못하고 예약 및 차편을 마련해 주고 알아서 다녀오란다. 오히려 잘 된 것 같다. 


[Klias River - 클리아스 강]
 

이른 점심을 먹고 마련해준 차편으로 클리아스강으로 향했다. 다운타운을 지나 남쪽으로 한참을 내려간다. 거의 두시간 정도 이동한 뒤 도착했다. 반딧불을 보기 때문에 저녁까지 여기서 머무른다고 한다.  

클리아스강의 첫이미지는 켈리베이와 크게 차이가 없는 것 같다. 강과 양옆으로 뻗은 원시림 같은 나무들...




다과를 한 후 기다리니 순서가 되었다고 배에 타라고 한다. 서너명이 탄 배가 출발해서 열대 숲속 같은 강변을 시원하게 달린다. 주변 망고나무에 망고가 열렸다. 말레이지아에서도 특히 이 곳 보르네오 지역에 망고를 많이 재배한다고 한다. 필리핀 특유의 노란 망고와는 달리 껍질이 녹색인 싱그러운 망고...   가격도 싼편이어서 시장을 지날때 마다 망고를 가득 사서 먹도 다녔다. 칼이 없어 망고를 잘 까지 못해 이동하면서 먹기는 좀 힘들고 식당에 가면 잘라달라고 부탁하고 호텔에선 식당에서 칼을 빌려 잘라먹고.... 망고는 필리핀산 말레이지아산 할 것 없이 맛있다. 기후변화로 국내에서도 나중엔 망고를 재배할 수 있지 않을까?









어제 켈리베이서 봤던 왕도마뱀이 나무위에서 사람들이 귀찮은 듯 숨고 있다.
 



중간 중간 쉬어가며 한참 배를 달리다 보니 저 멀리 해가 지고 있다.
 




클리아스 베이에서는 배를 두번 타는데 처음 배를 탈땐 이곳 특유의 프로보시스 원숭이를 자연에서 본다고 했다.
안내지나 인터넷을 보니 클리아스에 오면 원숭이를 잘 볼 수 있다고 되어있는데 왠 걸... 저 멀리 숲속에 있는 원숭이의 형체만 보다가 끝난다. 코주부 원숭이의 그 특이한 코를 가까이서 절대 볼 수 없다. 원숭이들이 사람들 경계를 많이 해서 절대 배 근처에 오지 않는다. 저 멀리 높은 나무에 홀로 앉아있는 프로보시스 원숭이의 형체만 보다가 원숭이 관람이 끝난다. 




중간 쯤 배를 잠시 대길래 봤더니 원숭이가 있다. 자세히 보니 프로보시스 원숭이가 아니고 그냥 일반 다른 원숭이다. 
아쉬운 김에 이 원숭이 얼굴이나 보려고 했는데 엉덩이만 보여주고 고개를 돌리지 않는다.
 




코주부를 보지 못한 실망감에 젖어 있는데 어느새 배는 반환점을 돌아 다시 왔던 길로 돌아온다.
 



돌아오는 길에 해가 지고 있다. 배를 모는 친구가 이곳의 일몰은 세계 5대 일몰장관에 포함된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그런데 일몰이 장관이긴 하다. 프로보시스 원숭이를 자세히 보지 못한 아쉬움을 붉은 노을로 달래본다.








붉은 노을을 뒤로 다시 배가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오니 벌써 어두워졌다. 저녁 식사를 하느라 분주하다. 저녁 식사 후 다시 배를 타고 이번에는 반딧불을 보러 간다고 한다. 여러 식당을 다닌 것 같은데 음식이 대부분 비슷한 것 같다. 근데 음식들이 좀 짠편이라 많이 먹을 수는 없는 것 같다.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그나마 관광객들의 민원을 듣고 싱겁게 하는 거라고 한다. 예전엔 얼마나 짜게 먹었길래...

저녁 먹고 차한잔하며 기다리니 배를 타는 순서가 되었다. 30여분 정도 배를 타고 반딧불을 본다고 한다. 똑딱이 카메라의 한계로 저녁 뱃길과 반딧불을 열심히 찍었으나 잘 나오지 않는다. 카메라 하나 장만할까라고 와이프에게 말했더니 들은채도 하지 않네...

컴컴한 강을 따라 조금 내려오다 배가 멈춘다. 숲속의 큰 나무에 서치라이트 같은 밝은 빗을 나무에 쏘아댄다. 그리고 서치라이트를 끄자.... 입이 떡 다물어진다. 수백 아니 수천 마리의 반딧불이 자극을 받았는지 일제히 반짝 반짝 빛을 발한다. 장관이다.

그렇게 밝지는 않지만 한마리 한마리가 내뿜는 불빛이 모여 정말 크리스마스 트리 같은 분위기를 연출해 낸다. 와중에 배로 날라든 반딧불들이 보인다. 많지는 않지만 수십마리의 반딧불이들이 내 눈앞에서 아른 아른 날아다닌다. 

이렇게 몇 군데 반딧불이 모여 있는 곳에서 반딧불이 만드는 여러모양의 크리스마스 트리를 감상했다. 이 더운 열대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밤에만 볼 수 있는 광경이라 밤까지 일정이 잡혀있었다. 또 다시 지루한 차량이동....고속도로를 한참 달려 시내로 접어든다. 호텔 방향이 아닌 시내의 작은 마을로 들어서더니 차를 세운다. 이건 뭐지? 
기사가 그 집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더니 차에서 뭔가를 꺼내 전달해 준다. 뭘 사다달라고 부탁해서 가져다 주고 가느라 들렀단다. 기사 아저씨의 볼 일이 끝나고 다시 호텔로 향했다.


내일은 시내 이곳 저곳을 둘러보고 쇼핑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일정이다. 


[코타키나발루 시내]

코타키나발루의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이리 저리 먹으며 구경하며 다니다 보니 벌서 4일이란 시간이 휙 지나갔다.
오늘은 어쩔 수 없지만 시내 구경과 중간 중간 쇼핑을 해야한다고 한다. 

시내로 나오면서 처음 들른 곳은 사바주 청사다. 지금은 신청사로 옮겨서 사용되지 않는 건물이다. 한 때 코타키나발루의 랜드마크 역할을 했던 빌딩이다. 지금도 코타키타발루 어디에서든 보이기는 한다. 주기둥이 하나로 지어진 세계에서 희귀한 빌딩이라하는데 건축을 하시는 분들은 의미깊에 볼 수 있는 건물이다. 지진 같은 충격이 있는 곳에서는 지을수도 버티지도 못하는 건물이란다. 아쉽게도 건물 내부로 들어가 볼 수는 없다고 한다. 






사바주 청사를 돌아나오자 몇 번 지나다녔던 이슬람사원이 나온다. 여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슬람교를 믿는다고 한다. 이 이슬람 사원은 세계 3대 이슬람 사원 중 하나라고 한다. 외부는 일부 금으로, 내부는 대리석으로 장식되어 있다고 한다. 
 





이슬람 사원의 창에 문양이 독특하다. 평일임에도 사원에 기도를 오는 사람이 많다. 사원 안으로 들어가는 건 제한되어 있고 사진을 찍는 것도 안된다고 한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씻도 기도를 하러 들어가는 신도들의 모습과 내부의 큰 본당의 웅장함에 압도되어 경건함을 느끼게 한다.




다음은 여기서 가장 유명한 불교사원이다. 일부 사람들은 불교를 믿는다고 한다. 안으로 들어가자 큰 와불이 인상적이다.
예전에 TV에서 목욕탕 같은 곳에 누워 떠 있는 살아있는 와불이라는 사람을 본 기억이 난다.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불상이 근엄하게 앉아 있는데 여기서 와불을 보니 좀 더 친근하게 보인다.






사원 구경을 하다보니 점심때를 훌쩍 넘겼다. 점심을 먹고 쇼핑을 하다 영국이 처음 상륙했다던 제셀턴 포인트로 왔다. 워터프론트가 더 아기자기하게 놀거리 볼거리가 많다고는 하는데 여기 부둣가도 나름 운치있는 것 같다. 돌아나오다 어시장 구경도 하고 멀티쇼핑몰인 와리산 스퀘어 구경을 하며 번 이라는 유명한 빵도 사먹고 하다보니 밤이 깊었다.








코타키나발루에서 마지막 저녁을 만찬처럼먹고 나오니 있는 동안 오지 않던 비가 오기 시작한다. 그것도 엄청 많이...
소나기성인 것 같은데 무섭게 비가온다. 출발을 위해 공항에 도착하고 나니 비가 잦아 들었다. 

이제 정말 떠나야 할 시간...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코나키나발루의 기억들을 하나씩 짚어보다 잠이 들었다. 

키나발루 산, 이 곳에 오르기 위한 목표가 생겼으니 코타키나발루에 다시 와야하는데....



[google map - Kota Kinabalu] from airport - downtown - grand borneo ho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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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il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