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8일 뭘 할까? - 다섯째날
5일차 여정 시작 (섭지코지 - 미천굴 - 큰엉해안경승지 - 외돌개)
오늘은 날씨가 정말 애매하다. 흐린듯 맑은듯... 내일 일기예보를 보니 날씨가 좋을 것 같다.
내일 한라산 등반일로 잡고 오늘은 서귀포 쪽을 둘러보기로 했다.
[섭지코지]
아침에 일어나 성산에 숙박하면서 몇일째 간다고만하고 가보지 못한 섭지해녀의집에 드디어 갔다.
아침 이른 시간임에도 사람이 많다. 여기선 겡이죽과 성게칼국수를 먹어 보라한다.
성게칼국수는 성게알을 넣고 끓인 칼국수인데 나름 담백한데 개인적으로 싱싱한 바지락 듬뿍 넣은 서해 바지락 칼국수가 더 맛있는 것 같다. 겡이죽은 작은 게를 갈아서 죽을 끓인 건데 생긴 건 전복죽이랑 같은데 게맛이 난다. 한번은 먹어 볼만한 것 같다.
밥을 먹고 섭지코지를 한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조금 돌아 올라가니 바로 등대 오르는 길이 나온다.
등대에서 바라보니 저 멀리 큰 현대식 건물 하나가 들어섰다.
갤러리하고 카페라는데...음. 콘도에서 같이 하는 것 같은데 여긴 개방되서 아무나 들어갈 수 있다.
등대 반대편 내려오는 계단인데 걸어내려오면 흔들린다. 내가 무거운 건가...
제주도의 동네 뒷산과 공통점은 상쾌하다는 건데 다른 점은 멀리 여행온 느낌도 있지만 경치 자체가 어딜 가나 멋있다. 그래서 관광지겠지만... 많이 다녀 보진 못했지만 정말 아름다운 섬이다.
아까 멀리 보이던 갤러리 건물...생뚱맞게 왜 이런 곳에 이런 걸 지었는지...멋있어 보이는 것 같은데 자연과 어울리지 않는 듯 하다. 이런 건 안지어도 될텐데...
갤러리를 돌아나오니 벌써 섬 한바퀴를 돌았나 보다. 성산일출봉이 건너에 보이고 아래엔 아까 갔던 섭지해녀의 집이 다시 보인다.
아직 2월인데 벌써 유채꽃망울이 여기저기 맺혔다. 다음달에 활짝 필 기세다. 유채꽃하면 5월이라고 했는데 2월에 벌써...
저 멀리 한라산이 흐릿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눈 덮인 정상부근... 내일 날씨가 좋아야 할텐데..
[미천굴]
섭지코지를 가볍게 한바퀴 돈 뒤 중문으로 향하기로 했다. 가는 길에 미천굴에 한 번 들러서 보기로 했다. 많이 바뀌지 않았겠지만 예전 느낌은 동부지역의 짝퉁 한림공원으로 남아있었는데 궁금하다. 미천굴은 일출랜드라고도 부르는데 사실 미천굴 말고 나머지 조경 등은 별로 볼게 없었던 것 같다.
큰 동굴은 언제나 신비함을 주고 호기심을 자극한다. 긴 시간 어둡고 축축한 곳에서 굴이 형성되어 왔을텐데.. 인공구조물 보다는 가능하면 자연 그대로 볼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와서 여기 저기 둘러보는데 집에 아직 있는 구형 SINGLR 미싱이 전시되어 있어서 특이했다.
여기도 어김없이 까만 친구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쳐다본다.
견공도 뭔가 맛있는 냄새를 맡았는지 창살을 뚫고 나올 기세다. 뭔가 주고 싶은데 줄 수가 없네.
이렇게 기대만큼만 구경한 미천굴을 나와서 중문으로 다시 향했다.
[큰엉해안경승지]
가는 길에 해안에 전봇대만 보이면 해안길 쪽으로 들어가 해안 구경을 했다. 가끔은 길이 끊어져 다시 큰 길로 돌아 나오기도 했지만 제주도 해안도로는 해안마다 다른 모습으로 항상 새롭다. 서귀포 시로 들어오자 특이한 이름의 관광지명이 나온다. "큰엉해안경승지" 지나가가 몇 번 간판을 봤던 기억은 나는데 가본적이 없어서 들어가 보기로 했다.
해안 산책로 시작하는 지점에 금호콘도가 있다.
외돌개 올레길 산책로도 멋있는데 큰엉해안경승지 해안 산책로도 해안 절벽을 따라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이런 곳이 있었다니.. 하긴 건 10년간은 애들 위주로 제주도를 항상 왔기 때문에 산책로, 올레길, 오름 이런 곳을 많이 다닐 수 었었긴 했다.
금호콘도에 잠깐 들러 볼일을 좀 보고 나오니, 어느새 점심때가 되었다. 오늘은 서귀포 시에 있는 도민들이 애용한다는 두루치기 유명한 집으로 가보기로 했다. 제주시에서는 서문뒷고기 라는 집에 가서 먹었는데 가격대 성능비는 최고 였던 것 같다. 돼지 두루치기와 콩나물, 파 이렇게 넣고 지지면서 먹는데 나름 괜찮은 것 같다. 서귀포에서도 용이식당이 유명하다고 해서 밥먹으러 들렀는데 자리가 없다. 10분 정도 기다리니 자리가 나서 주문하고 먹었는데, 맛은 비슷한데 제주시보다 좀 비싼 것 같다.
[외돌개]
점심을 이렇게 정신없이 끝내고 가장 평이하고 멋있는 올레길인 외돌개 올레길로...
말이 필요없는 절경이다.
외돌개로 카약을 타고 오는 사람이 있다. 3대가 노를 저어 외돌개를 한바퀴 돌더니 아래 보이는 해변으로 배를 댄다. 그리고 거기서 음료수를 마신다. 어디서 부터 타고 왔을까, 카약을 타고 오다니... 너무 궁금한데 다음에 알아봐야 겠다.
외돌개 산책을 가볍게 마치고 서귀포항으로 이동했다.
서귀포항 앞에 조도(새섬)이 있는데 섬으로 들어가는 새연교 라는 다리가 요즘 야경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아직 어두워 지려면 시간이 한참 남았는데 그리고 함덕 숙소로 이동하려면 좀 일찍 가야해서 야경을 보는 대신 주변을 좀 더 돌아 보기로 했다.
우선 주변에 있는 섶섬, 문섬, 범섬을 차례대로 만나면서 새섬을 한바퀴 돌아 나왔다.
조도를 돌아 나오며 올려다 본 한라산, 정상주위에 구름이 가득하다. 내일 날씨가 어떨지 모르는데 오늘 올라갈 걸 그랬나보다.
한떨기 핀 동백이 통영을 생각나게 한다.
서귀포 항 주변을 구경하다 내일 한라산 등반을 위해 함덕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함덕으로 이동하면서 5.16 도로를 넘어가며 내일 등반할 성판악 입구에 분위기를 보러 들렀다.
초입엔 눈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왠 걸 시작하는 입구부터 눈과 얼음이다. 시작부터 아이젠을 착용하고 올라가야 한다고 한다. 왕복 거의 20Km...
오늘은 함덕의 오션그랜드를 숙소로 정했다. 성판악 올라가기도 가깝고 제주도 갈때마다 숙박하는 가격대 성능비 최고인 호텔...근데 이번에 갔더니 비용절감을 위해 팬히터는 없애고 전기장판으로 교체가 되었다.
제주에 머무르는 동안 내일은 날씨가 좋다는 일기예보다. 기다린 보람이 있나보다.
등산할 짐싸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