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 씨엠립 (Siem Reap)
실제로 씨엠립은 태국의 수도 방콕으로부터 그리 멀지 않다. 요즘은 태국에서 육로로 이동하여 캄보디아에 입국한 후 이 곳 씨엠립에 오기도 한다고 한다.
나 역시 앙코르 와트를 보기위해 씨엠립에 오긴 했지만 짧은 일정에도 씨엠립의 다른 곳을 둘러볼 수 있었다.
둘러본 곳은 바레이 인공호수, 톤레삽 호수와 와트마이 사원, 그리고 마켓거리 등이다.
짧은 시간이나마 현재의 캄보디아를 볼 수 있었고, 관광지임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뜨겁고 습한 공기가 얼굴을 확 감싼다. 씨엠립의 날씨는 대충 알아보긴 했지만 이렇게 뜨거울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몇일 다니면서 느낀 거지만 정말 덥고 뜨거운 곳이다. 씨엠립 공항은 작지만 아기자기하게 잘 정돈된 국제공항이다. 알려진대로 입국 시 이 곳 캄보디아 입국심사관들과의 실랑이가 벌어진다. 이들은 익숙해진 듯 거리낌없이 빠른 처리를 위한 웃돈을 대놓고 요구한다. 나 역시 피해갈 수 없었는데 아내가 먼저 심사하고 있는데 심사관이 줄서 있는 나를 부른다. 가족이냐고 물은 뒤 이달라 이달라를 나즈막하게 중얼댄다. 모르고 온 것 도 아니고 시끄러울 것 같아 그냥 2달러를 손에 쥐어주고 심사대를 빠져나왔는데 후회가 된다. 내가 오히려 이런 관행을 만드는데 도움을 준 건 아닌가 하고...
심한 경우는 몇 십불까지 요구하기도 했다. 돈을 주지 않으면 입국신고서 작성내용에 철자 하나까지도 꼬투리를 잡으며 심사를 해주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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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씨엠립 공항에 도착해 반가움과 아쉬움을 남기며 호텔로 향한다. 프린세스란 호텔인데 얼마전 한국분이 인수한 호텔이라고 하는데 새로 정비해서 깨끗하고 식사도 괜찮은 편이었다. 호텔 가기전 명일각이라는 한국 식당에 들러 간단히 식사를 하고 호텔로 가서 체크인을 했다. 내일 일정 안내를 받고 방으로 들어왔는데 아직 초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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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만 대충풀고 바로 호텔 밖으로 나왔다. 초저녁이고 해서 다운타운에 나가보기로 했다. 걷기엔 좀 거리가 있는 것 같고 요금도 그리 비싸지 않다고 해서 툭툭을 이용해 보기로 했다.
공항에서 6번도로를 따라 다운타운까지 주욱 호텔이 늘어서 있는데 프린세스호텔 앞도 6번도로다. 호텔 앞 도로로 나오니 툭툭 기사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다가 날보고 다가온다. 올드마켓까지 얼마냐고 물었더니 5달러를 달라고 한다. 보통 툭툭은 4명까지 탈 수 있는데 대당 3불 정도면 다운타운 등 대부분의 거리는 왕복으로 갈수 있다고 한다. 흥정하여 왕복 4달러에 타고 마켓으로 향했다. 다운타운 내 마켓으로 가면 마켓입구에 툭툭을 내려주고 돌아갈 시간약속을 하면 그시간에 그 곳으로 와서 다시 데려간다. 왕복은 돌아와서 요금을 지불하기 때문에 복잡해서 난 타고온 툭툭을 찾기힘들어도 툭툭 기사들이 정말 날 잘 찾는다.
이 곳 씨엠립의 도로에는 신호등이 없다 유일하게 있는 하나의 신호등은 6번도로와 다운타운 교차로에 있는 신호등이다.
신호등이 없는 길을 수많은 툭툭이 정신없이 다녀도 사고가 나지 않는 걸 보니 신기하기도 하다.
[Old Market]
지도상에 있는 마켓지역은 밤늦게까지 돌아다녀도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 자정이 가까운 시간까지도 사람이 있고 대부분 관광객들과 상점들이 밀집해 있어서 안전하게 돌아볼 수 있다.
마켓입구에 도착하니 그야말고 불야성이다. 호텔앞과는 다르게 사람도 많고 음식점, 카페, 상점, 마사지가게들이 즐비하다.
눈길을 끈 것 중 하나는 열대어를 파는 곳인 줄 알았는데 닥터피쉬 체험하는 수조다. 돈을 내고 발을 담그고 앉아서 잠깐 동안 닥터피쉬 체험을 해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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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서 몇 십미터 들어오니 오기 전 알아보았던 다운타운 정보 중 Red Piano란 가게가 보인다. 안젤리나 졸리가 툼레이더란 영화를 이 곳에서 찍으면서 자주 들러 유명해진 곳이란다. 목도 마르고 해서 일단 들어가 보기로 했다.
2층에 창가쪽에 자리를 잡고 메뉴판의 첫페이지를 넘기니 안젤리나 졸리가 나온다. :-)
다들 맥주를 마시는데 너무 더워서 아이스커피를 시켰다. 에스프레소 더블샷 아이스커피. 이번 여행을 하며 에스프레소 커피를 맛보지 못했는데 여기서 마신 아이스커피는 정말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한잔에 1.75달러다. 나중에 마켓 헤집고 다니며 가게마다 메뉴판 뒤져봤는데 이집이 제일 싸고 맛있다.
지금도 와이프와 Red Piano에 먹은 아이스커피와 분위기를 그리워하며 자주 이야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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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거리를 다니다 보면 길거리에 전쟁시나 후에 지뢰때문에 피해를 본 상의군인들이 도와달라고 공연을 하고있다. 캄보디아의 아픈과거다. 길거리 이곳 저곳에는 사람들을 기다리거나 호객행위를 하는 툭툭이 늘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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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지역의 골목 골목 다니다 보면 볼 것도 많고 시간가는 줄도 모르겠다. 다른 나라의 시장과 밤문화를 들여다 보는 것은 상당히 재미 있는 문화체험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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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을 다니다보면 마사지 가게가 참 많이 있는데 가격은 싼편이다. 가게마다 가격차이가 있긴한데 비싸도 1시간에 10불이상을 넘진않는다. 시장 구경하다 다리가 아파서 2달러/1시간 발 맛사지를 받아 봤는데 나쁘지 않다.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가격인데... 여러군데서 마사지를 받아 보았는데 어떤 가게는 바로 앞에서 압살라 공연도 한다. 찾아간 건 아닌데 쉴려고 앉은 곳이 시장에서 하는 공연장 앞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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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씨엠립에 있는 동안 남는 시간만 있으면 밤이고 낮이고 툭툭을 타고 올드마켓으로 나갔다.
몇 일을 다니니 왠만큼 다 구경한 것 같은데 와이프는 아직도 볼게 너무 많이 남았다고 아쉬워한다.
낮엔 사람들이 사원 구경하느라 관광객들은 별로 없고 재래시장이 있어서 그런 지 대부분 현지인들이다. 낮에 돌아다니며 너무 더워서 Red Piano 옆 가게에서 망고스무디를 하나 사먹었는데 맛이 예술이다. 돌아가면 이 망고 스무디가 난 제일 그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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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의 씨엠립에서 저녁마다 툭툭을 타고 마켓에서 이것 저것 사먹고 구경하고 마사지도 받고 하던 기억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바레이 인공호수와 현지인 가정 방문]
바레이 인공호수는 크메르 제국 시절 번창했던 도시의 저수지로 만들었다고 한다. 호수 남쪽으로 들어가니 해수욕장처럼 파라솔을 늘어놓고 현지인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씨엠립 어딜 가나 관광객이 나타나면 아이들이 따라다니며 장식품 등을 판다. 한국노래도 하면서 구경하는 내내 쫓아다니며 사달라고 졸라댄다. 그런 모습들이 이곳의 모습이겠지만 돌아서는 마음이 그냥 좀 무겁다. 그냥 똑같은 아이들인데...
호수입구 길에 바베큐 가게가 있는데 거기서 개구리, 메추리 구이를 사서 맛을 봤는데 징그럽게 생기긴 했어도 의외로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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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를 보고 나오는데 현지인집에 잠깐 들러 구경해 볼 수 있다고 한다. 나름 잘사는 집이라고 하는데 넓은 마당과 텃밭, 논도 조금 있고 2층으로 된 집에 1층은 거실같은 공간이고 2층은 주거공간이다. 나무로 대충 지은 것 같은데 생각보단 튼튼하다. 마당에 있는 물펌프는 한국의 한 대학에서 설치해 주고 간 모양이다. 동네에서는 잘사는 집에 해줘서 말이 많다고 하는데... 아마 이런 저런 이유로 도움받고 구경할 수 있도록 방문을 허락한 것 같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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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레삽 호수 - 동남아 최대의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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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엠립 납쪽으로 10km 정도 내려오면 톤레삽 호수가 나온다. 동남아 최대의 호수다. 건기때 제주도 1.5배정도의 크기라고 한다. 이곳은 10월~3월은 건기이고, 4월~9월은 우기라고 한다. 우기 때 호수의 면적은 건기 때 호수 면적의 4배가 된다고 한다. 톤레삽으로 흘러드는 메콩강의 범람으로 호수로 흘러드는 물의 흐름이 역류하여 육지로 다시 들어간다고 한다. |
톤레삽 호수에 도착하니 매표소와 선착장이 나온다. 나중에 들었는데 이 곳은 수칭투자라는 곳에서 운영하는데 국내 SK증권과 골든브리지에서 지난 2007년에 투자한 회사라고 한다. 이 후에 이 곳은 매표소도 생기고 많이 정비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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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배를 타는 사람 수에 따라 몇 가지 크기의 배가 있는 것 같다. 요금이나 코스는 자세히 알아보지 못했는데 몇 가지가 있는 것 같다. 배를 타고 30분정도 가면 톤레삽이 나온다. 콩니 수상가옥들과 저멀리 보이는 수평선...
콩니 수상가옥 중 휴게소로 운영되는 곳에 잠깐 내려 음료수 등을 사먹으며 잠깐 더위도 식히고 휴식을 취한다. 휴게소에 있는 동안 수상가옥 마을에서 여러 물건들을 가지고 와서 파는 아이들이 몰려든다. 배도 아니고 큰 양동이를 타고 와서 물건을 판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자 심지어 뱀을 한마리 목에 두르고 나타나서 사달라고 조르기도 한다.
수상학교도 방문하는 게 있다고 하는데 방문하지는 않았다.
톤레삽 호수는 반나절 정도 톤레삽 호수에 와서 잠깐 배를 타고 수상 가옥을 멀리서 보는 것 외엔 그리 특별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직접 수상가옥 내로 들어가 보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멀리서나마 이 곳 수상가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어렴풋이 본 것 같은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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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트마이 사원]
캄보디아는 크메르 제국이라는 과거의 화려하고 찬란했던 역사와는 달리 현대에 크나 큰 아픔과 상처를 남긴 전쟁의 흔적이 남아 있다. 어릴 적 킬링필드란 영화를 봤던 기억이 난다. 전쟁 속 살아남기 위해 탈출하는 기자..
와트마이 사원은 이념과 전쟁으로 학살된 수많은 영혼들을 위로하기 위해 세운 작은 사원이다. 가운데 있는 유골탑을 보니 겪지는 못했어도 학살의 참상이 전해지는 듯하다.
전쟁과 이념, 폴 포트 장군의 학살, 미군에 의해 자행된 1차 킬링필드 등 많은 역사적 사실들은 뒤로 하고 그냥 숙연하게 수많은 영혼들에 대해 진심으로 위로하고 싶다. 다시는 이런 전쟁과 학살이 없기를...
사원을 한바퀴 돌아나오는데 뒷마당에 있는 망고나무에 망고가 가득 열렸다. 좋아하는 망고가 여기 저기 널려 있는 걸 보니 왜 이리 부러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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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씨엠립에 사원들을 보러온다. 뜨겁고 더운 날씨에 하루 종일 사원들 둘러보는 건 왜만한 체력으론 어렵다. 사원을 둘러보기에도 시간이 모자라긴 하지만, 일정 상 시간이 남으면 마켓에서 휴식을 하거나 캄보디아 여러 곳을 둘러보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다.